민관합동으로 2007년까지 개발 … 대전시 10만여명 고용창출 효과 기대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꾼다’.한화그룹이 테크노밸리 단지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장소는 대덕과학산업단지(조감도, 지도참조).국내 기업의 연구소와 정부출연단체의 연구기관이 집중해 있는 이곳에 (주)한화가 대규모 자금을 출자해 지난 11월13일 단지 조성을 위한 첫 삽질을 시작했다. 사실 이 단지조성사업은 10년에 걸친 작업 끝에 성사된 우여곡절이 많은 사업이다.91년 지방산업단지로 지정된 대전과학산업단지는 97년 단지내 3만여 평 부지에 하이닉스(구 현대전자)의 AIT(인공지능 연구소) 용지로 개발이 추진되다가 무산된 바 있다.사연이 깊은 만큼 한화가 대덕테크노밸리에 거는 기대는 크다. ‘실리콘밸리, 그 이상!’이란 슬로건을 내세울 만큼 야심에 차 있다.91년 지방산업단지로 지정된 이후 10년이 지난 10월13일 대전시로부터 1단계 실시계획과 ‘대덕테크노밸리(Daedeok Techno Valley)’로의 명칭 변경(전에는 대전과학산업단지)을 승인받았다. 이를 추진하는 법인명도 프로젝트 이름과 동일하게 대덕테크노밸리로 정했다.정보통신 생명공학 기업 유치대전시 유성구 탑리, 용산, 송강, 관평동 일대 총 4백23만여㎡(1백28만평) 규모로 개발될 대덕테크노밸리는 산업 및 주거 용지 개발 사업이다. 1단계 사업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2007년까지 5단계로 생산 주거 교육 유통 레저 문화의 첨단복합단지로 개발된다.이에 따른 사업비는 6천3백45억원(보상비 4천6억원, 개발비 2천3백39억원)으로 유치업종은 IT(정보통신),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신소재, 정밀화학 분야 등 첨단업종이다.대덕테크노밸리 개발사업은 민관합동 법인의 형태인 제3섹터 방식으로 추진되는 것이 특징이다. 사업의 주체는 주식회사 대덕테크노밸리로 지난해부터 한화를 주축으로 사업성 검토에 착수해 올 3월30일 자본금 5백억원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한화, 대전광역시, 한국산업은행이 65대20대15의 비율로 각각 출자했다.최욱락 대덕테크노밸리 사장은 “대덕테크노밸리는 국내 최고의 우수 두뇌들과 연구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 ‘대덕’과 응용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로지’, 첨단산업을 연상시키는 ‘밸리(Valley)’의 합성어로 첨단복합단지를 건설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성장단계별 벤처파크 조성대덕테크노밸리 개발계획의 주요부분을 시설별로 구분하면 벤처파크, 종합여가시설, 레저 중심지, 종합 유통시설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벤처파크는 성장단계별 사업영역별로 구역을 구성해 벤처기업간 커뮤니티 형성을 도모하고자 6천평 규모의 블록을 표준으로 계획했다. 각 블록의 중앙부에는 벤처 인큐베이팅 시설을 포함한 벤처집적시설의 건립을 위한 지원용지가 배치된다. 대전시 출자부지에는 정보교류센터, 테크노마트, 인력센터, IT/BT 융합기술지원센터, 무선기술(RF)지원센터, 생물산업실용화센터, 나노타운을 비롯해 외국기업 연구센터를 유치해 벤처를 중심으로 한 첨단 산업단지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종합여가시설로는 18홀 규모의 골프장이 있다. 골프장 주변에는 전원주택을 배치하고 골프장내에 승마장 및 야외 체육시설을 배치해 종합레저 공간으로 가꿀 예정이라고 한화는 밝혔다. 또 관평천을 활용해 워터피아 공원을 건설, 중부권 최대 명소로 개발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국제교류시설로서 컨벤션 및 특급호텔을 유치해 단지내에서 모든 비즈니스를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대덕테크노밸리 마케팅 담당자는 “환경친화형 자족형 복합단지라는 차별화된 컨셉과 이에 걸맞는 최신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초기 분양률 극대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토지 분양을 위한 CF 광고 등 다양한 혼합미디어 전략을 구사할 예정”이라고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밝혔다.산업은행의 적극적 지원한편 보상과 공사비와 관련해서는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 단지 보상금과 공사비를 충당하기 위해 한국산업은행에 제출한 차입신청서 심사과정에서 대덕테크노밸리의 공식 신용등급이 A등급으로 평가됐다고 대덕테크노밸리는 밝혔다. 산업은행이 신규 법인에 한해 BB등급으로 적용하는 관례를 깬 파격적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덕테크노밸리의 신용도는 BB등급으로 시작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단지 개발사업의 공공성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참여 주주사(한화, 대전시, 산업은행)의 신용도를 감안해 최종적으로 A등급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이번 결정으로 대덕테크노밸리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시설자금 7백억원을 연리 7.1%(1년 6개월거치 2년6개월 상환)라는 호조건으로 차입할 수 있게 됐다.유리한 분양 조건한화는 우수 벤처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산업용지(벤처용지)의 분양가를 45만원(2001년 11월 현재가 기준) 수준으로 책정해 가격 경쟁력을 통한 기업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이는 인근 지역 거래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다. 1, 2공단의 경우 평균 8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3, 4공단의 경우 대형 평수는 50만원 선에서, 5백평 내외의 소형평수는 평당 60만~7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연구단지 내 부지의 건폐율(20%)과 용적률(1백%)이 지나치게 낮아 토지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건폐율과 용적률을 각 50%, 2백50% 이하로 규정해 단지내 환경과 입주 기업의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한편 대전시는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단지 조성단계에 약 5조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며 연인원 10만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완공 후에는 1천여개의 벤처기업에 상시 고용인구 3만명, 연간 3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 침체일로를 걷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꿈꾸고 있다.인터뷰최욱락 대덕테크노밸리 사장“우수벤처 그룹 연계, 시너지 창출”삼보컴퓨터와 인천시가 인천 송도에 추진해온 미디어밸리가 지지부진하고 있다. 미디어밸리와 다른 점은.미디어밸리가 해외경쟁단지와의 비교우위를 확보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대덕테크노밸리는 국내 벤처 전용단지로서의 역할을 중요시한다. 송도 미디어밸리는 중앙정부의 역할을 중시했고 우리는 단일 행정자치구인 대전광역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추진력있게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이 다르다.한화의 수익모델은 무엇인가.단순한 토목공사를 통한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우량 벤처기업의 양성을 통해 한화그룹의 각 사업부문과의 연계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비즈니스 모델이다.테크놀로지를 말하자면 삼성 LG 한국통신 SK KAIST ETRI 등이 거론된다. 대기업 및 연구소도 유치하나.대기업들은 자체 연구소를 확보,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국책기관 중심에서 벗어나는 것이 단지의 취지다. 젊은 벤처를 중심으로 상품화를 위한 전초 기지 역할을 한 우수 연구소를 유치할 계획이다.인텔 IBM 등 해외 기업 및 벤처 유치 전략은.추진 중이나 아직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IT업종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전세계의 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해 차세대 유망업종 및 업체를 발굴해 입주시킬 계획이다.산업은행이 참여하게 된 배경은.주주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차입금 심사, 기업평가 등 많은 난관이 있었다. 그러나 지방경제 활성화라는 원칙적인 사업목적에 3자가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