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하반기 이후 실시된 세금감면책으로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 민간소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어느덧 2001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세계경제와 세계증시가 돌아가는 상황을 뜯어보면 연초 전망보다는 상당히 부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앞으로 세계경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경제는 이미 회복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향후 미국경제를 판단하는 다양한 지표 중에서 가장 신뢰하고, 또 예측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차가 현재 정상을 되찾고 있다. 물론 과거만큼 그 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미국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든다 하더라도 회복속도는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올들어 열번에 걸쳐 추진한 금리인하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하반기 이후 실시된 세금감면책으로 미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이 늘어나 민간소비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주요 언론들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테러와 군사보복 조치에 따른 미 국민들의 소비둔화 우려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게 나타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일본 경제회복 불투명반면 일본경제는 향후 수년간 장기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무엇보다 경기회복의 관건인 민간소비가 살아나기 어려울 것 같다. 현재 일본 국민들은 정부가 금리인하, 상품권 발행 등과 같은 어떤 신호(Signal)를 준다 하더라도 반응(Response)하지 않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져 있다. 한때 기대감이 높았던 고이즈미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신뢰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정책수단에 있어서도 이미 통화정책은 콜금리가 0%에 도달함에 따라 한계에 이르렀다. 더욱이 국민소득(GDP)의 11%에 달하는 재정적자와 1백32%에 이른 국가채무를 감안하면 신규로 재원을 조성해서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상태다. 외환정책도 엔저가 될 경우에는 역자산효과(Negative Wealth Effect)에 따른 경기침체로, 엔고가 될 경우에는 디플레 효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국면에 빠져 있다.유럽경제도 심상치 않다. 유럽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율이 여전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세운 목표치를 웃돌고 있어 금리인하와 같은 경기부양 수단을 추진할 수 있는 여지가 극히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세계적인 금리인하 추세에 맞춰 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인플레 부담 때문에 유로화는 강세를 유도하고 있다.다행히도 영국을 비롯한 스웨덴 덴마크가 빠르면 내년 1분기에 유로랜드에 가입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내년 3월부터 공식화폐로 유로화만 인정될 경우 역내교역증가와 같은 자체성장요인으로 유럽경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중국경제의 부상은 갈수록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미 중국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간의 중화경제권이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더욱이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담에서 중국의 WTO가입문제가 마무리됐다.중국의 WTO가입이 확정됨에 따라 경상 혹은 자본거래 측면에서 개방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여 개방에 따른 추가적인 성장요인이 중국경제의 성장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중국의 WTO가입에 따른 개방효과(Open Effect)로 연간 성장률을 1∼2% 포인트 제고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속도로 중국경제가 성장할 경우 오는 2025년 무렵에는 미국을 제치고 제1의 경제대국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대외가격변수 측면에서는 엔/달러 환율은 일본경제의 침체를 감안할 때 1백25엔대로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내년 들어 안정(하락)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1백15~1백20엔 이하로 떨어지기는 힘들어 보인다.최근 들어 엔/달러 환율이 1백24엔 중반에 이를 만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나 미국은 무역적자에 대한 부담으로, 일본은 엔저에 따른 일본내 자금이탈 때문에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달러/유로 환율은 내년 들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1분기에 영국 등이 가입할 경우 유로존이 확대된다. 게다가 내년 1월부터 일상생활에서 유로화가 통용되고 3월부터 공식화폐로 유로화만 인정될 경우 유로화에 대한 보유심리가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현재 일본 국민들은 정부가 금리인하 등 어떤 신호를 준다 하더라도 반응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으며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신뢰도 갈수로 떨어지고 있다.중국의 WTO 가입이 확정됨에 따라 위안화 가치는 어떻게 될 것인가가 앞으로 세계증시의 최대관심사다. 일부에서는 절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으나 중국이 고정환율제를 포기할 경우 위안화 가치는 기본적으로 외환(달러)사정에 의해 결정된다.따라서 현재 2천억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에다 매년 2백억달러 이상의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위안화가 절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중국 정부의 위안화에 대한 포지션도 99년 하반기부터 추진해온 경제대국형 성장전략에 필요한 외자를 들어오기 위해서는 절하보다는 절상을 바라는 눈치다.국제금리는 단기금리 기준으로 인플레를 감안한 실질금리가 제로인 상태가 올해 말까지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내년 들어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경우 의외로 빨리 국제금리가 상승국면으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현재 인플레 요인이 가시지 않고 있는 데다 올들어 단행한 금리인하가 내년 들어서는 인플레 압력으로 연결될 소지가 높기 때문이다. 채권 수급면에서는 세계 각국들이 경기부양 수단으로 추진하고 있는 재정정책에 소요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국채발행이 불가피한 상태다.금리 상승 가능성도 높아더욱이 내년부터 미 연준리가 대표성이 크게 떨어진 국채시장을 보완하기 위해 금리조절 수단으로 회사채를 직접 사용할 경우 국채에서 회사채로 교환거래(Switching)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결국 세계경기가 회복국면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경제주체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세를 보이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환율, 금리와 같은 채산성 변수가 크게 개선되기 힘든 상황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세계증시도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가설을 토대로 진단한다면 경기와 기업실적 여부에 관계없이 침체기가 오랫동안 지속됨에 따라 ‘이제는 주가가 오를 때도 됐지 않았느냐’는 낙관적인 심리로 주가가 오르는 1차 소상승기 마지막 국면에 놓여 있다. 따라서 추가적으로 주가가 상승되기 위해서는 경기회복과 같은 새로운 모멘텀이 있어야 가능한 상태다.따라서 투자자들은 최근 들어 대내외 증시가 급등함에 따라 마구잡이식 부화뇌동 투자방식이 재현되고 있으나 언제든지 증시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는 현금흐름(Cash Flow)이 좋은 기업을 투자대상으로 삼아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한 투자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