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컴 소프트웨어는 서버에 장애가 생겼을때 이를 즉시 찾아내 해결하는 서버 관리 SW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요즘 기업들은 e메일 또는 기업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홍보도 하고 필요한 정보도 제공한다. 그런데 기업들이 홈페이지나 쇼핑몰 등을 운영하자면 서버를 여러 대 갖춰 놓아야 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사람도 필요하는 등 비용이 만만찮게 들어간다.특히 서버 관리에 전문 지식이 없거나 전담할 직원이 마땅치 않으면 불시에 터지는 서버 장애에 속수무책일 때가 많은 게 사실이다. 고객 정보가 순간에 소실되거나 서비스가 지연돼 회원이 대거 떨어져 나갈 위험또한 높다.인터컴소프트웨어(www.icsoft.co.kr)는 이처럼 서버에 장애가 생겼을 때 이를 즉시 찾아내 해결하는 서버 관리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서버 관리 SW는 고객 서버에 설치해 놓기만 해도 통제 센터에서 서버에 발생한 장애를 자동으로 감시해 이를 해결하도록 관리해 주는 기능이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 12월 ‘서버가드(ServerGuard)’란 토종 서버 관리 SW를 출시해 외국산 업체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알짜’ 기능으로 틈새 공략국내 서버 관리 SW 시장 규모는 2천억원 정도. 주로 외국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몇 개 국내 업체들이 조금씩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현재 나와 있는 제품을 보면 한국CA의 유니센터TNG를 비롯해 IBM의 티볼리, 한국HP의 오픈뷰, BMC의 패트롤이 시장의 90% 정도를 차지한 상태다. 국산 제품으로는 누리텔레콤이 내놓은 나스센터와 서버가드가 약진하는 상황이다.이 회사가 서버가드를 출시해 1년만에 6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린 데는 기존 제품엔 없는 몇 가지 장점 때문이다. 우선 가격 경쟁력이다. 10대의 서버를 관리할 수 있는 서버 관리 SW 패키지를 7천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외국산 제품의 3분의 1 정도의 가격이다.외국산제품은 지나치게 많은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게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서버관리자들이 외국산 SW를 구축한 후 실제로 사용하는 기능은 전체 기능의 10% 정도. 쓰지도 않는 기능들 때문에 값이 비싼 셈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많은 기능들은 결국 SW의 용량을 1백50MB까지 높여 실행 속도를 떨어뜨린다. 이와는 달리 서버가드는 전체 용량이 1MB 정도로 적어 그만큼 서버에 이상이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정일권 이사는 “국내 서버관리자에게 꼭 필요한 핵심기능들만 담았다”며 “사용법이 복잡하지 않아 비전문가도 쉽게 쓸 수 있다”고 설명한다.웹에서 운영하기에 적합한 SW란 점도 특징이다. 외국산 제품들의 경우 웹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한 반면 서버가드는 인터넷에 연결만 되면 서버관리자가 언제 어디서나 이상 유무를 점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서버가드 전용 홈페이지(www.ServerGuard.co.kr)를 통해 서버 진단 결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담당자가 퇴근한 후 서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집이나 PC방 등에서 이를 확인하고 복구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게 정이사의 설명.온라인 서버 관리에서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해킹 위험을 차단한 것도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외국산 제품들은 대부분 고객서버로부터 자료를 꺼내와 점검하고 복구하는 방식으로 관리가 이뤄진다. 이럴 경우 자료를 꺼내오는 과정에서 자료가 공개되는 탓에 해킹당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정이사는 “서버가드는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기만 하는 ‘일방향’ 서비스를 제공해 이런 보안상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고 설명한다.이와 함께 서버에 이상이 생겼을 때 담당자에게 즉시 통보해주는 기능도 돋보인다. 장애 상태를 알리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전환해 전화나 휴대폰으로 알려준다. 이는 기존 제품들이 e메일을 보내거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것보다 발전된 형태다. 그만큼 신속한 사고 처리가 가능해진 셈이다. 본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사의 서버를 통제할 수 있는 원격 관리 기능도 외국산 제품에선 찾기 힘든 부분이다. 현재 삼성SDS를 비롯해 삼성정보서비스, 한국전력 등 국내 30개가 넘는 기업이 이 제품을 들여 놓았다. 최근엔 해외 마케팅도 시작했다. 지난 11월 일본 NEC 및 인포사이언스와 서버가드의 일본내 판권 제공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일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일본에도 벤처기업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저렴한 서버관리 SW를 찾는 업체가 많아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는 게 정이사의 전망이다.자금부족 기술로 돌파이 회사는 지난해 설립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중소기업청과 한국산업기술평가원으로부터 ‘기술평가 우수벤처기업’으로 지정됐을 만큼 주목받았다. 이어 컴팩, LG-IBM, SK글로벌 등과 기술 제휴하는 등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올 들어서는 뉴질랜드 매트릭스사와 해외 마케팅 협약을 맺기도 했다.그 동안 SW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서버가 다양한 만큼 관리 SW 역시 여러 운영체제에 맞춰야 하는 탓에 인력이며 장비가 턱없이 부족했고 자금도 달렸던 것이다. 공모를 통해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전환사채도 발행한 끝에 가까스로 제품을 출시하긴 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규모가 작아 관공서 등을 대상으로 한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인터뷰박동혁 사장“토종업체 매운 맛 보여줄 겁니다”33명의 직원을 두고 6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인터컴소프트웨어의 리더인 박동혁 사장의 나이는 고작 스물다섯. 동년배라면 대학에서 한창 취업준비를 하고 있을 ‘풋내기’다. 하지만 그를 직접 보면 ‘77년생’이라기보단 차라리 ‘77학번’이라고 해도 믿길 만큼 외모와 말씨가 모두 영글었다.어릴 때부터 컴퓨터에 ‘미쳐’ 살다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아예 ‘산업현장’에 뛰어들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단 경험을 쌓고 싶었던 이유가 더 컸다. 프로그램 전문 업체로부터 SW 개발 프로젝트를 따내 제작해 주기도 하고 외국산 SW를 한글판으로 변환하는 일도 척척 해냈다. 고등학생 아르바이트치고는 전문직인 데다 벌이도 괜찮아 학비와 용돈말고도 몫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이렇게 모은 5백만원을 들고 졸업 후 대학진학 대신 창업을 택했다.“제게 대학 4년은 엄청난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죠. 차라리 그 시간에 제 이름을 단 SW를 하나라도 더 만들고 싶었습니다.”처음엔 조그만 오피스텔을 얻어 아르바이트생 1명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곰’이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우직하게 개발에 몰두한 덕분에 아이템들을 하나 둘 선보일 수 있었다. 96년 유닉스용 관리 프로그램 ‘이지 유닉스’를 개발한 데 이어 유닉스 서버용 관리프로그램 ‘서버쉘’을 선보이면서 기틀을 잡았다. 그 후 e메일 서버 관리 프로그램, 인터넷방송과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 프로그램 등 시장성이 있다 싶으면 닥치는 대로 달라붙어 승부를 냈다. 지난해 토종 서버 관리 SW를 개발해 외국산 제품이 판치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놓은 것도 그런 승부욕 때문에 가능했다.아직 젊은 나이에 여기저기서 감투도 받았다. 수원지방검찰청 기술 자문도 맡아 봤고 정보통신진흥연구원에선 기술평가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경영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에 96년 나이지리아 라고스국립대학에서 운영하는 사이버대학에 들어가 4년간 공부, 경영학 학위도 받았다. 인터넷으로 공부한 덕에 국내에서 사업을 하면서도 ‘해외파’ 벤처기업가가 된 셈이다.그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서버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를 관리할 SW 역시 수요가 늘 것으로 내다본다.“기업의 효과적인 위기관리와 인력절감을 꾀할 수 있는 싸고 성능 좋은 ‘토종’ 서버 관리 SW를 계속 개발해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겠습니다.”서버 관리 분야의 ‘기대주’로 떠오른 박사장의 당찬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