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의 부지런함은 시대의 변화와 관계없이 좋은 덕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느 시대나 성공적인 삶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부지런함이 요구되고 있다. 성경에서는 게으른 사람을 ‘악한 종’으로 묘사하며 모든 일에 부지런한 사람이 되라고 권면하고 있다. 부지런히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많은 것을 거두고 누릴 수 있으며 또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들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그러나 급변의 정보화시대가 펼쳐지면서 부지런히 땀 흘려 일하는 것 만으로는 생산성을 높이고 보다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무조건 부지런히 일하는 것 보다는 새로운 방법, 보다 효율적이고 좋은 방법을 찾아 일하는 지혜가 어느 때보다 더 요구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사람들은 대체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몰려오고 이로 인해 일의 능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 종전보다 더 열심히, 더 많은 땀을 흘려 일의 능률을 올리고 변화를 극복하려는 자세를 보인다. 기술혁신에 따른 환경변화로 일의 능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데도 변화의 실체는 보지 않고 더 부지런히, 더 열심히 일함으써 일의 능률을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쓰는 안타까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기술혁신에 힘입어 새롭고 능률적인 업무방법이 속속 선보이는 상황에서 일하는 방법 자체를 바꾸지 않는다면 아무리 땀 흘려 노력해도 상대적인 경쟁력 열세를 만회할 수 없다.18세기 증기기관의 발명과 여러 가지 새로운 산업기계들이 개발돼 각 분야에서 사람의 힘 대신 기계를 활용하기 시작했을 때 영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기계활용에 거부감을 표시하며 사람이 기계보다 더 많은 일을 더 빨리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기계와 맞서 혼신의 힘을 기울여 일했다는 기록이 있다.이들은 기계에 맞서 처음 얼마간은 호기있게 열심히 일했으나 얼마가지 않아 기계의 엄청난 힘에 두 손을 들고 허탈한 패배감과 인간의 보잘 것 없는 무력감만 맛보았다는 이야기들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급변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들도 자칫하면 이같은 바보짓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기술혁신이 몰고 오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옛날 방법만을 고집하려 든다면 아무리 부지런히 일해도 그것 만으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밖이 환하게 보이는 유리창을 뚫고 날아가려고 애쓰는 파리같이 공연히 자기 자신만 탈진시키고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는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다.현실적으로 뚫고 나갈 수 없는 유리창을 향해 죽을 힘을 다해 날개짓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창에서 눈을 돌려 다른 길을 찾는 일이다. 우리가 지금 맞이하고 있는 정보화 사회의 특징은 많은 부문에서 육체적인 힘보다 머리의 힘을 더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기술혁신의 속도가 너무 빨라 모든 분야에서 오늘의 방법으로 내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는 현실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변화의 속도가 빠른 경제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순간순간 쉬지 않고 새로운 방법 즉,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에 눈을 돌리지 않으면 안된다. 기존의 방법에 눈을 고정시키면 아무리 부지런히 일을 해도 새로운 환경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매우 한정된 나 자신의 힘보다 새로운 기술의 힘, 새로운 시스템의 힘을 활용하는 지혜 즉, 지금까지와는 다른 길을 찾는 일에 부지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