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2001년을 미리 한번 돌아보자면, 여느 해 보다도 희비가 엇갈린 한 해 였다고 할 수 있다. 여름 시즌에는 예년에 비해 <미이라 2 designtimesp=21758>같은 스펙터클 속편에서 칸 영화제까지 인정한 애니메이션 <슈렉 designtimesp=21759>까지 다양한 블록버스터가 극장가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다소 침체된 듯 보였던 미국 영화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그러나 화려한 여름날이 지나간 9월 이후의 할리우드는 뉴욕 테러 사건의 여파로 인해 그 여느 가을보다도 어려운 시간을 맞이했다. 개봉을 기다리던 액션 영화들은 모두 개봉일을 미루기 바빴고 관객들은 영화를 외면했다.하지만 이런 침체기도 잠시, 테러 참사의 충격이 조금은 가라 앉기 시작한 지난 11월부터 할리우드는 다시 관객들을 열광시킬 ‘대형’ 영화들을 속속 배출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토이 스토리 2 designtimesp=21762> 이후 디즈니와 픽사(PIXAR)가 다시 손을 잡은 영화 <몬스터 주식회사 Monsters, Inc. designtimesp=21763>는 바로 이 할리우드의 기사회생을 가장 먼저 알린 영화다. <토이 스토리 designtimesp=21764>로 인해 일약 3D 애니메이션 계의 미다스가 된 감독 조 래세터가 제작 총지휘를 맡은 이 영화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컴퓨터와 상상력의 발칙한 조우로 관객들을 매혹시키는 영화다.몬스터 주식회사는 아이들의 벽장 속에 감춰진 미지의 세계. 이 곳에서는 괴물들을 이용해 아이들을 놀라게 한 후 아이들이 질러대는 고함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21세기가 된 지금, 이제 아이들은 웬만한 괴물을 봐도 눈 한번 깜짝 하지 않을 정도로 강심장이 됐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이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두려워 하는 단 한 가지가 바로 아이들이라는 점. 최악의 경영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몬스터 주식회사는 설리(존 굿맨)라는 무적의 괴물을 파견한다. 하지만 용감무쌍한 두살박이 소녀 부가 벽장 안으로 들어와 몬스터 주식회사에 침입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진다.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발한 상상력과 탄탄한 이야기는 디즈니·픽사 공동전선을 더욱 탄탄하게 다져주는 요소. <몬스터 주식회사 designtimesp=21769> 역시 전작인 <토이 스토리 designtimesp=21770>에 못지 않은 속도감 있는 전개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무후무한 괴물 캐릭터들을 사랑스럽게 배치하고 있다. 특히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간이 아닌 존재에 인간의 숨결을 불어 넣음으로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이야기는 디즈니·픽사의 영화가 가진 고유한 매력이다.그러나 역시 이 영화의 관건은 뭐니뭐니해도 살아 움직이듯 생생하게 다가오는 놀라운 컴퓨터 그래픽. 무려 3백만개나 되는 설리의 푸른 빛 털을 포함, 실사보다 더욱 정교한 움직임을 창조해 낸 픽사의 CG 과정은 <토이 스토리 designtimesp=21773>에 소요된 작업량의 두 배가 넘는다고. 특히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 한올 한올의 섬세한 표현 외에도 <몬스터 주식회사 designtimesp=21774>는 조명이나 색감, 캐릭터들의 움직임 측면에서도 전작에서보다 훨씬 진보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드림웍스의 <슈렉 designtimesp=21775>과 함께 올해 미국 애니메이션의 최고 화제작임이 분명한 <몬스터 주식회사 designtimesp=21776>는 얄궂게도 내년 처음으로 신설되는 아카데미 최우수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상의 수상을 놓고 격돌할 예정이다.연말 공연 가이드호두까기 인형 등가족용 공연 ‘풍성’한 해가 벌써 저물어간다. 이맘 때가 되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보낼 근사한 ‘건수’가 없나 고민하기 마련. 자, 그럼 눈을 조금만 돌려 보자. 가족 또는 연인과 한해를 장식할 만한 굵직굵직한 문화상품이 많다.●발레 =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은 해마다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어김없이 올라가는 가족용 발레다. 올해도 유니버설발레단(02-2204-1035)이 12월21~26일 세종문회회관 대극장에서, 국립발레단(02-587-6182)이 12월18~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유니버설은 화려하고 눈부신 무대와 의상이, 국립은 고난도의 역동적인 춤(안무 유리 그리가로비치)이 인상적이다. 특히 2막에서는 ‘중국춤’ ‘꽃의 왈츠’ 등 귀에 익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클래식 공연 =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는 올해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갖는다. 12월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KBS교향악단과 함께 사라사태의 찌고이네르바이젠 등을 연주한다.깨끗하고 서정적인 음색, 우아한 무대 매너로 사랑 받는 소프라노 신영옥(아래사진 왼쪽)도 ‘신영옥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으로 12월2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캐롤 등을 선사한다.조수미씨가 제야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김덕기씨가 이끄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의 ‘그대의 찬손’ 등 친숙한 성악 레퍼토리에 비엔나왈츠, 폴카 등이 곁들여져 흥겨움을 더한다. 예술의 전당. www.sac.co.kr, (02)580-1300●영화 =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designtimesp=21797>는 전세계 1억부, 국내 4백만부 이상 팔린 판타지 소설<해리 포터 designtimesp=21799>(조앤 K 롤링 지음) 시리즈의 첫번째 얘기를 스크린에 옮긴 것.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 첫날 역대 최고 기록인 3천1백3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움직이는 계단과 입구, 빗자루를 타고 벌이는 퀴디치 경기, 변신술 등 환상과 모험의 세계가 2시간30분 동안 펼쳐진다.이밖에 이미자 조영남 현미 설운도 인순이 등 중견가수들의 ‘디너쇼’와 김장훈 이은미 김광진 등 콘서트도 풍성하다. www.ticketli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