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공사 중이었던 전국의 고속도로들이 올해 말까지는 모두 완전 개통된다. 이를 두고 여행 마니아들은 전국이 당일여행권으로 묶일 수 있는 ‘여행혁명’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여러 구간 가운데 대관령~강릉 구간의 확장 개통은 겨울철 동해안 여행을 더욱 즐겁고 안전하게 만든다. 그 새로운 길을 달려 먼저 가볼 곳이 강릉 경포도립공원이다.워낙 유명한 곳이기에 새로운 맛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그 바다에는 지난 날 남겨둔 추억과 낭만이 알알이 남아 있다. 지금 찾아가면 다시금 추억만들기에 바빠서 하루 해가 마냥 짧기만 한 연인들을 쉽사리 만날 수 있다. 경포해변을 만나기 전 경포호반의 경포대 정자에 올라 호수를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제대로 된 여행 순서다. 경포대는 고려 충숙왕 13년에 박숙정이 영랑을 비롯한 신라 사신선이 놀던 인월사 옛터에 세웠고, 조선조 중종 때 강릉부사 한급이 지금 위치로 옮겨지은 뒤 여러 차례 중수를 한 끝에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됐다.경포호는 운정동, 저동, 초당동에 걸쳐 있는 자연석호로 강문교를 사이에 두고 담수와 해수가 교차된다. 이때 휩쓸려오는 모래가 계속 쌓여 한때 둘레가 12km나 되던 호수가 4km로 줄어들고 주변 유흥시설이나 상가에서 나오는 폐수 때문에 그렇게 맑지도 않다. 그러나 아직도 철새와 호수와 바닷가를 찾은 연인들이 호수 주변을 돌며 사랑을 키우는 모습에서 호수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저녁 무렵 대관령과 백두대간 너머로 지는 저녁 해가 호수를 붉게 물들이는 모습은 동해안 지방에서 좀처럼 찾기 힘든 진풍경이다.이번에는 경포호 바닷가 여행시 즐거움을 더하기 위한 비법을 알아보자. 자전거 빌려타기, 꽃마차 타보기, 모터보트 타기, 호수랜드라는 놀이공원 탐방 등이 바로 그 비법들이다. 경포호 주변에서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은 모두 네 군데. 호숫가를 따라 자전거 통행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경포해변 방문 길에 맛집 순례도 빼놓을 수 없다. 도립공원 내의 음식점은 대략 2백여개. 그 중에서도 정말 괜찮은 곳을 고르라면 경포비치호텔 맞은편 바닷가에 자리한 원주횟집(033-644-2475)과 강문해수욕장의 강문바다횟집(652-1064). 원주횟집은 경포대 현대호텔 직원들이 추천하는 맛집이다. 오전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문을 열며 모든 카드가 통용된다. 강문동의 바다횟집은 회도 좋고 특히 우럭미역국을 잘 한다. 홍서범 김종서 서태지 문희옥 등 연예인 단골이 많은 집이다.경포대까지 와서 카페에 안 들를 수는 없는 노릇. 워낙 그 숫자가 많지만 강릉 지방 젊은이들이 부담없이 찾아가서 술 마시고 노래하고 차 마시는 곳은 유리집(644-1453)이란 곳이다. 83년 문을 열었으며 창업주가 지금까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새벽 6시까지 영업. 모든 카드 통용. 안주 술 식사 모두 저렴하다는 것이 자랑이다.●여행메모: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강릉행 버스가 10∼15분 간격으로 출발한다. 경포대 현대호텔(651-2233)은 역대 대통령들도 한번씩은 투숙했던 최상급 숙박시설. 해안쪽 방에서는 발코니에서 또는 침실에서 편안히 동해 일출을 감상할 수 있어 늘 예약이 밀린다. 이보다 방값이 다소 저렴한 경포호수쪽 방은 차분하게 소나무숲과 대나무숲, 그리고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부대시설로는 해금강식당과 카페 시걸을 보유. 카페에서는 매일 저녁 필리핀밴드의 라이브 뮤직쇼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