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심장(엔진)과 함께 기술도 드립니다.”레지 랜드럼(Reggie Landrum) 전무는 이번 달 검은 브리프케이스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그의 가방에는 국방부와 국내 기업에 전달해 줄 전투기 엔진 F100과 공군에게 전해줄 다양한 옵션이 담겨 있다.“P&W는 전투기 엔진을 팔려는 단순 장사꾼이 아니다. 한국의 국방과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 목적”이라고 사업 목적을 밝혔다.그의 첫인상은 전형적인 할아버지 모습이다. 할리우드 영화 <개구쟁이 데니스 designtimesp=21823>의 등장하는 할아버지의 인상. 가족 사진을 노트북PC에 항상 담고 다니는 자상한 사업가. 다감하게만 보이는 랜드럼 할아버지는 놀랍게도 세계를 상대로 전투기 엔진을 판매하는 세일즈엔지니어다. 전세계가 그의 오피스다. 동유럽의 체코 등 전세계 무기상, 군 장성, 정치인 등과 커넥션을 갖고 있다.한국을 향한 그의 미션은 분명하다. “한국 국방부가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전투기(FX)에 P&W의 엔진을 장착하는 것이다. 차세대 공군 전투기 선정에 앞서 엔진을 국방부에 제의해 놓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시했다.프랫앤휘트니(P&W)는 1925년 창립된 세계 최대의 엔진회사로 그 동안 50만대의 프로펠러 엔진과 제트엔진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항공기 회사에 공급했다.보잉사는 F-15기가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될 경우 P&W엔진과 GE엔진 가운데 양자택일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 배경으로 랜드럼은 ‘모’ 아니면 ‘도’라는 도박과 같은 사업을 벌이고 있다.내년 전망에 대해 “국방부에 달려 있다. P&W기종이 선정되면 회사와 나는 한국에 사무실과 집을 장만하고 손발이 닿도록 바빠질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도 모른다”라는 것이 그의 답변이다.삼성테크윈과 협력관계 구축프로보울러 실력을 갖춘 랜드럼 전무는 엔진 공급을 위해 상당히 달콤한 당근을 제시했다.“FX프로젝트를 위해 민간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 삼성테크윈과 이미 헬리콥터 엔진조립을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FX프로젝트가 성사될 경우 생산기술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시스템 설계 노하우도 이양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랜드럼 전무의 최대 경쟁사는 GE. “경쟁사의 엔진을 장착할 경우 예상치 못한 위험이 있다. 그러나 P&W엔진은 F15과 F16기에 대한 실전 검증을 마쳤다. 특히 F15는 100.5대 승리 0격추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1970년 미 오번(Auburn)대에서 항공우주학을 전공한 랜드럼 전무는 바로 P&W입사했다. “초기에는 F100 및 F401 엔진 개발 엔지니어로 일했다. 미 공군7 군수 사무소를 거쳐 지난해부터 국제 프로그램 및 사업 개발 대표로 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의 특기는 국제 마케팅. “국제 마케팅 캠페인과 모든 군사 관련 신규사업 총괄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정부를 위한 F-16 전투기 엔진사업 마케팅이 나의 작품”이라며 자부심을 나타냈다.2002년은 랜드럼 전무에게 있어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달 말 그는 한국 정부의 결정에 운명을 걸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