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channel)을 잘 활용했기 때문입니다.”지난해 직원 여덟 명으로 110억 원이라는 경이적인 매출을 올린 레가토시스템즈코리아(이하 레가토 코리아)의 전완택 사장(38)이 들려주는 성공비결이다.이 회사는 기업용 백업소프트웨어 전문업체인 미국 레가토의 한국 지사다. 이 회사의 1인당 매출액은 전세계 20여 개 지사 중 수위권에 속해 미국 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한국에서 영업하는 대부분의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같이 우리도 직접 영업은 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채널을 통한 영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채널(일종의 대리점)을 확보하고 지원하느냐가 영업 실적을 좌우합니다.”채널은 제품을 판매하는 일곱 곳의 총판과 그 밑에 있는 30~40개의 리셀러들을 말한다. 이중에서도 레가토코리아는 맨텍, 윈스로드, 이포텍, 시스원, 지오이네트, 태원정보시스템, 쏘넷정보기술 등 일곱 곳의 총판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전 사장은 “같은 기업을 두고 채널간 경쟁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최대한 채널들이 윈윈 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널들에게 ‘충분한’ 마진(15% 이상)을 주고 있다는 것.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채널들은 전 사장에게 엄청난 부메랑 효과를 안겨 줬다. 지난 2001년 12억 원 규모의 국세청 프로젝트 수주를 비롯해 한국통신, 한미르, 삼성반도체, 대한항공 등 굵직한 고객을 확보해 높은 매출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전 사장은 올해 매출을 늘리기 위해 리셀러들 가운데 일부 업체를 공공·금융·통신 등 분야별로 영업을 특화, 육성시킬 계획이다.전 사장의 성공적인 채널 정책은 해외에서 다년간 쌓아온 유통 사업 경험에서 비롯됐다. 사실 레가토코리아 지사장으로 오게 된 배경도 지난 1990년 미국에서 창업한 정보통신 유통회사 TDI 덕분이다. TDI 사장 시절 그는 국내 업체인 지오인터렉티브의 미국 진출을 컨설팅하면서 지오인터렉티브 제품 라이선스 작업도 진행할 정도로 미국 내 네트워크를 탄탄히 구축했다. 레가토와의 인연은 그때 취급했던 제품 가운데 하나가 레가토였기 때문. 레가토 대리점으로도 활동하면서 경영진의 눈에 띈 전사장은 1999년 레가토 본사에서 한국지사장을 맡아 보라는 제안을 받고 이듬해 국내 입성했다.“처음엔 한국 내 기업과의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생각했습니다. 직접 진출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본사에서 100% 지원을 약속하면서 적극 권유해서 도전하게 됐습니다.”전사장은 1987년에 현대전자 미국 법인 재무담당 매니저로 1990년까지 재직한 후 1990년에 TDI라는 회사를 창업해 1999년까지 운영했다. 그리고 2000년 3월 레가토시스템즈코리아 지사장으로 영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