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미국에서는 어떤 스타일의 상품이 유행할까.<월스트리트저널 designtimesp=21870>의 주말판인 <위크엔드저널 designtimesp=21871>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트렌드 관찰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바로 ‘1960년대로의 회귀’이다. 자동차, 전자, 집, 패션, 오락산업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미국인들은 1990년대의 화려함을 버리고 1960년대의 익숙함과 편안함을 찾아 나설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영원한 반항아 제임스 딘이 입었던 모터사이클용 재킷은 물론 오래된 만화영화인 <스쿠비-두(Scooby-Doo) designtimesp=21872>의 리메이크까지 과거로의 복귀가 2002년의 키워드인 셈이다.미국 소비자들은 올해 경제가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낮은 성장률이 그들의 씀씀이까지 줄여 놓을 것 같지는 않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가처분 소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 때문에 올해 미국의 소비시장은 결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를테면 전자산업의 경우 건실한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전자상거래는 30% 이상 늘어날 것이란 게 관련기관들의 분석이다.부문별 트렌드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자동차=예전에 비해 값싼 차들이 계속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실시했던 ‘무이자 할부’는 중단될지 모르지만 자동차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값싼 차종을 등장시킬 예정이다. 도요타, 포니액 등은 대당 2만 달러 안팎에 갤런당 35마일의 높은 연비를 가진 새로운 모델들을 선보이고 있다. 포드의 포커스 ZX5나 마쯔다의 프로티지5 등은 트렁크 문이 위로 열리는 해치백 스타일의 5도어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다.스타일도 복고적이다. 크라이슬러의 PT크루저와 BMW의 미니쿠퍼 같은 차는 1960년대의 클래식한 스타일로 돌아갔다. 차 안을 나무 패널로 처리하기도 한 미니쿠퍼는 대당 2만 2,000달러선으로 이 차를 사려면 석 달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자=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이 8%이상 증가할 것으로 마케팅연구기관인 NPD테크월드는 전망한다. 값싼 PC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나 핸드스프링스의 트레오 같은 핸드헬드(Hand-held)를 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유사제품들도 상당히 팔릴 것으로 보인다.DVD 플레이어와 디지털 카메라도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 두 제품은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지난 연말 최고의 선물용 상품으로 떠올랐을 정도다. 특히 DVD플레이어는 100달러 미만의 값싼 제품들이 잘 나가고 있다.새로 개발된 위성라디오는 아직 값이 비싸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대박’ 채비를 갖추고 있다. 웹서핑이 가능하고 MP3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는 첨단기능을 갖춘 핸드폰도 히트상품 대열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엔터테인먼트=2001년 할리우드 영화의 매출은 약 83억 5,000만 달러. 관계자들은 올해 이를 넘어서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무기 또한 ‘복고’로 무장되어 있다. 과거에 히트한 작품의 속편을 만들거나 리메이크를 해서 불황을 돌파하겠다는 작전인 것. <맨 인 블랙(Man in Black)2 designtimesp=21886>, <스파이더 맨(Spider Man) designtimesp=21887>, <스쿠비-두 designtimesp=21888> 등이 올해 영화팬 앞에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뮤지컬 시장인 브로드웨이도 마찬가지 경향을 보인다. 1940~1950년대 브로드웨이 최대의 뮤지션이었던 리차드 로저스가 만든 <오클라호마 designtimesp=21890> 등 세 작품이 올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다시 설 예정이다.● 패션=연간 1,880억 달러에 이르는 패션산업은 올해 2% 정도의 미미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도 ‘복고’의 흐름은 예외가 아니다. 인도의 네루 수상이 입었던 옷으로 1960~1970년대를 풍미했던 네루재킷이 다시 등장할 전망이다.젊은이들의 인기 브랜드인 바나나 리퍼블릭의 신상품 주제가 네루재킷일 정도이니 벌써부터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구찌와 로베르토 카발리도 남성과 여성의 구분없이 네루재킷을 선보인다. 갭이나 브루밍데일은 제임스 딘을 상징 하는 그의 재킷을 올봄 주력상품으로 준비하고 있다.지난해 가을부터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던 미니스커트의 바람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바니스뉴욕 H&M 등은 미니스커트가 계속 유행할 것으로 보고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재료에서는 면이나 울 등 자연섬유로의 복귀가 이뤄질 것이다.● 주택=올해 주택 수요는 2%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자들은 그러나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았던 집을 원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스플리트레벨에서 랜치 스타일까지 이른바 하얀 울타리 펜스를 친 ‘클래식’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실내장식도 마찬가지다. 주택 소유자들은 자신의 집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꾸미려고 한다. 전통적인 모양의 네모난 냉장고와 전기냄비로 만든 저녁식사 즐기기를 좋아한다. 경기침체로 더 이상 호텔을 찾지 못하는 친척이나 친구들을 위해 거실 하나를 손님용 방으로 꾸미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 여행=여행객이 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장소에 따라 편차가 심할 것이다. 특히 비행기를 타지 않고 차로 다녀올 수 있는 국립공원 등을 많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서부의 요세미티와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은 올해 방문객이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풍이 아름다운 메인 주의 경우 올 가을 민박 사전예약이 벌써부터 평소보다 10% 늘었다.하지만 여행 여건은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이 악화된 호텔 등 숙박업소들이 숙박료를 낮추는 대신 룸서비스나 주차료 등에서 웃돈을 요구하려고 할 것이다. 물론 항공사들이 가격구조를 단순화하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