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로’, ‘버지니아 슬림’ 등 수입담배로 잘 알려진 필립모리스코리아(PMK)는 최근 폐암 투병으로 화제가 된 ‘이주일 효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김병철 PMK 본부장은 “해마다 연초만 되면 흡연가들이 잇따라 금연을 결심해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며 “설령 전체 담배 소비량이 계속 줄어든다 해도 어찌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지난 89년 설립된 PMK(대표 이진무)는 현재 국내 전체 담배 시장에서 6%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수입담배회사들 중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69명의 인력들이 지난해 1,2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50억원대다. 이와 함께 동서식품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필립모리스 그룹은 전세계 17만 8,000여명의 직원을 보유, 연매출 803억달러(2000년)를 올리고 있다. 특히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외에 식품회사 크래프트푸드와 밀러맥주, 리스업체 필립모리스캐피털을 자회사로 둬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PMK는 지난해에만 말보로 라이트 미디엄 킹사이즈(85mm)와 멘솔 킹사이즈, 필립모리스 슈퍼라이트 킹사이즈 등 3종을 차례로 선보이는 등 신제품 개발도 활발했다.PMK 경영의 특징은 철저한 아웃소싱. 가능한 모든 것은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정책이다. 70명이 안 되는 인력으로 1,000억원대의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셈이다.철저한 아웃소싱으로 이익 극대화그러나 담배회사 입장에선 언제나 제품 마케팅 자체가 큰 딜레마. 담배광고 제한에 따른 어려움은 제쳐놓고라도 ‘백해무익’한 담배를 대놓고 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매출 또한 등한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PMK는 지난 몇 년간 이런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해 왔다.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없을 바에야 차라리 기업의 ‘선한’ 이미지를 돋보이게 해 매출 확대를 끌어내겠다는 취지였다. 무엇보다 국내 정서에 부합할 수 있는 공익사업에 주목해 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청소년 흡연 방지 캠페인’이다. 지난 98년부터 청소년 캠프 등 다양한 흡연 예방 프로그램들을 운영해 왔다. 5만 6,000개가 넘는 전국 소매점마다 ‘19세 미만 담배 판매 금지’를 알리는 스티커도 부착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몇 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흡연 예방 차원을 넘어선 청소년 인성교육 프로그램인 ‘뉴스리알(New 3R)’도 자리를 잡은 상태다.환경운동 또한 간접 홍보 차원의 우회전술이다. 해마다 여름 휴가철에 전국 유명 해수욕장에서 봉사원 1,000여명을 모집해 추진해온 ‘PMK 바다사랑 캠페인’을 벌써 4차례나 치러 성과를 거두고 있다.PMK의 2002년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가 될 전망이다. 국내 담배 소비량이 IMF 이후 감소 추세인데다 금연 분위기까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유력 경쟁업체인 BAT코리아가 지난해말 현지 공장을 착공하면서 국내 수입담배시장에서의 1위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김본부장은 “PMK 브랜드는 타사 제품보다 원료 숙성도가 높은 고가 제품이란 점에서 타격을 받을 이유가 없다”며 “한국내 공장 설립 문제는 본사 차원의 검토가 진행 중이겠지만 아직까진 어떤 구체적인 방안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