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카바레 designtimesp=21916>는 우선 눈요기가 확실하다. 배경이 1930년대 베를린의 싸구려 카바레이다 보니 무대를 가로지르는 여배우들의 의상이 란제리쇼를 방불케 한다. 뇌쇄적이기까지 하다. 게다가 그들이 추는 춤은 ‘30세 이상 출입’이 허용되는 극장식 나이트클럽의 그것과 흡사하다.그러나 제목과 의상과 댄스를 종합해 이 뮤지컬을 폄하할 수는 없는 일. 그 이유 중 첫째는 뮤지컬의 보증수표 최정원(32)의 출연을 들 수 있다. 그녀의 출연은 그간의 이미지를 떨치는 모험인 동시에, 이 뮤지컬에 대한 ‘불손한 상상’을 여지없이 깨뜨린다.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듯, 예전의 뮤지컬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의 최정원은 쇼킹하기까지 하다.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 designtimesp=21920>와 <틱,틱…붐! designtimesp=21921>에서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역할상 순수함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이 뮤지컬에서는 반라로 등장해 농도 짙은 연기를 펼친다.그러나 그녀의 노래와 춤은 뮤지컬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으로 작용할 뿐, ‘천인공로’할 호기심을 남기지 않는다.또 원작의 탄탄함을 들 수 있다. 이 뮤지컬은 1934년 미국 소설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가 발표한 <베를린 이야기 designtimesp=21925>가 기본이다. 1966년에 뮤지컬, 1972년 영화로 제작될 정도였으니, 작품성 하나로 무대와 스크린을 넘나든 크로스오버 작품인 셈.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뒤 현재 8,000여회 이상 공연되고 있으니 저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작품이다. 1998년에는 영화 <아메리칸 뷰티 designtimesp=21926>의 감독인 샘 멘데스가 뮤지컬을 만들었고, 그해 뮤지컬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4개 부문과 드라마데스크상 3개 부문을 수상했다. 한마디로 흠 잡을 데 없는 작품이다.동성애 등 사회문제 잘 용해시켜배경은 베를린의 카바레인 ‘킷 캇 클럽’이 중심이다. 미국 소설가 클리프, 화류계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가수 샐리, 카바레의 사회자이며 극 전체의 사회자이기도 한 MC 등이 극을 이끌어간다. 다소 선정적인 소재와 의상, 분위기로 퇴폐적이며 원초적인 욕망을 소재로 삼고 있다. 하지만 나치의 지배 속에 구 동독의 암울했던 시대 분위기와 동성애, 유대인 박해 등 사회성 짙은 민감한 주제들을 작품 속에 잘 용해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연출가 김철리 번역으로 이번에 올려질 버전은 샘 멘데스가 리바이벌해 현재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 중인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1985년 초연된 이래 몇 차례 무대에 올려졌으나 정식 저작권 계약에 따른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1985년 극단 민중이 1966년 버전으로 작품을 만든 일이 있으나 이번에는 1998년 샘 멘데스 버전으로 제작했다．또 1985년 공연 당시 번역을 했던 연출가 김철리씨가 이번에도 1998년판 번역과 연출을 맡았다.공연 전 배우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밤 10시 까지 연습하는 열의를 보였다. 주인공 최정원은 감기몸살에다 눈동자의 실핏줄까지 터지는 등 이를 악물고 연습을 거듭했다. 곧 몸 받쳐서 준비한 연극인 셈이다.예술의 전당도 흥행을 노린 작품이지만 이례적으로 토월극장에서의 공연을 허락했다. 배우, 원작, 극장의 삼박자가 그야말로 삼위일체다. 나머지는 관객 몫이다.주관 : 신시뮤지컬컴퍼니장소 : 예술의 전당일시 : 1월 19일~2월 24일예약문의 : 02-580-1135(예술의전당),02-577-1987(신시뮤지컬컴퍼니)영화 속 캐릭터 열전<의 꼬마 로봇, 할리 조엘 오스먼트지금 일본에서는 로봇이 회사에 취직했다고 해서 화제다. 혼다 자동차에서 개발한 로봇 ‘아시모’는 도쿄의 한 과학관 안내원으로 ‘채용’되었고, 관장은 사람들 앞에서 “귀하를 본사의 상근직원으로 임명하며 특별근무수당으로 전기를 수여한다”는 임명장까지 읽었다니 홍보성 이벤트 수준의 해프닝은 아닌 듯하다. 연봉은 2,000만 엔. 우리 돈으로 2억원을 웃도니 대기업 간부 수준을 훨씬 넘는다.“실업난 때문에 힘들어 죽겠는데 로봇 억대 연봉자가 웬말이냐”며 사회문제화될 수도 있겠지만, 그 업무 능력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 어차피 그 로봇은 혼다 자동차에서 파견한 것이고, 설마 로봇이 자신의 월급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진 않을 테니, 결국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상황일 뿐이다.신장 120cm에 43kg의 아시모는 직립보행이 가능하고 인공지능을 갖춘 ‘인간에 가장 가까운’ 로봇. 여기서 의 어린 로봇 할리 조엘 오스먼트의 고뇌를 잊을 수 없다. 자신이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로봇 데이빗. 그 아이의 이야기는 미래 사회에서 ‘어쩌면 있을 수도 있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이다.극 지방의 얼음이 모두 녹아버려 물에 잠긴 미래의 지구. 과학의 발달로 인간과 똑같은 로봇이 만들어진다. 기존 로봇이 ‘감정’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사이버트로닉스’의 신제품 ‘데이빗’은 그 한계마저 극복한 완벽한 로봇이다. 하지만 로봇은 로봇일 뿐.데이빗은 어느 부부에게 입양되어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사랑스러운 아이가 된다. 그 부부에겐 불치병에 걸린 아들이 있었고, 데이빗은 그 대용품인 셈. 하지만 불치병의 치료제가 발명되어 ‘인간’ 아이가 돌아오자, 데이빗은 슈퍼 장난감 ‘테디 베어’와 함께 숲속에 버려진다.데이빗은 인형을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피노키오 designtimesp=21972>의 ‘푸른 요정’을 찾아헤매다가 자신의 창조주인 하비 박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곤 묻는다.“로봇이 인간에게 진정으로 사랑을 느낀다면 그건 누구 책임인가요?”데이빗은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시간 속에서 단 하루 엄마와의 행복한 만남을 갖고, 죽음일지도 모르는 긴 잠 속으로 빠져든다.인간 정체성의 근거, 인간과 인간 아닌 것 사이의 경계, 테크놀로지의 의미 같은 고차원적인 화두를 던지는 . 그 종착역은 소박하게도 ‘사랑’이며 그 안에 인간성이 존재한다고 말한다.그렇다면 사랑이 없는 인간이라면 인간성을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역도 성립하는 것일까? 테크놀로지 시대에 가 던지는 작은 물음표다.김형석 영화주간지 <무비위크 designtimesp=21983> 기자금주의 문화행사틱, 틱…붐!(tick, tick…BOOM!)오리지널 브로드웨이 공연팀: 2월 1일 ~ 13일한국 드림팀 : 2월 14일 ~ 3월 3일.평일 7시30분, 토·일 4시·7시30분/대학로 동숭홀미국 오리지널 브로드웨이팀이 내한, 뮤지컬 <틱, 틱...붐!(tick, tick...BOOM!) designtimesp=21998>을 선보인다. 이는 지난해 신시뮤지컬컴퍼니가 선보여 인기를 모았던 뮤지컬. 미 브로드웨이팀에는 조이 매킨타이어, 나타샤 디아즈, 제리 딕슨이 출연한다.이들중 주인공 존 역의 조이 매킨타이어는 90년대 초반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스타그룹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멤버로 활동했다. 미 브로드웨이팀에 이어 남경주, 양소민, 문성혁, 이동근 등 국내 최고 뮤지컬 배우들이 총출연하는 국내 드림팀의 공연도 있을 예정이어서 두팀간 맞대결도 화제를 끌 것으로 보인다. (02) 577-1987수묵의 향기 수묵의 조형-한·중·일 현대 수묵화전 = 2월 8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한·중·일 세 나라의 현대 수묵화가 73명의 작품 150여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02)2188-6000김상유 작품전 = 2월 15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제2회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한 원로 서양화가 김상유 화백이 희수(77세)를 맞아 1960년대 이후 작품 100여점을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회. (02)732-6111~3어린이 난타 = 2월 3일까지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 세계적 문화상품이 된 ‘난타’의 어린이판인 <어린이 난타 designtimesp=22004>(채훈병 연출)의 재공연. (02)1588-7890넌센스 = 2월 9일까지 리틀엔젤스 예술회관. 10여년째 공연되며 150여만명이 관람한 흥행기록을 보유한 번역 뮤지컬. 수녀들의 해프닝을 박정자, 윤석화, 양희경, 강애심, 김미혜 등이 연기한다. (02)766-8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