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은 전작의 인기를 따르기 힘들다는 것이 정설. 그만큼 ‘리바이벌’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런 오해를 작품성과 빈틈없는 진행으로 ‘닦고 조인’ 뮤지컬이 있어 반가움이 앞선다. 독일 고전을 국내 창작 뮤지컬로 만들어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designtimesp=22014>이 그것. 많은 사람들의 필독서였던 만큼 뛰어난 작품 구성력과 탄탄한 무대 연출력, 배우들의 재능과 기량으로 관객의 선입견을 씻어내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이를 위해 만 5년이라는 제작 준비기간을 가졌고 2000년 초연되면서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더군다나 ‘창작 뮤지컬 버전’이라는 반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2001년 앵콜 공연에선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의 작품상 이하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기염을 토했고, ‘공연예술제 심사위원 초청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저력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designtimesp=22015>이 4번째 공연을 갖는다.이 뮤지컬은 높은 작품성과, 새롭다는 느낌 위에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서정성과 낭만을 충전시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선보였다. 고전적인 향기가 묻어나는 사랑의 뮤지컬로 포장을 달리했다.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7인조의 실내악 미니 오케스트라의 은은한 선율, 실내악 연주회를 방불케 하는 연주 향연에 푹 빠질 수 있다.노래와 음악에 심혈, ‘작은 오페레타’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designtimesp=22024>은 소설의 언어들을 무대의 대사로 바꾸는 데 많은 고생을 아끼지 않았다. 이 과정을 거쳐 30여곡에 이르는 노래를 작사, 작곡, 편곡해 음악적 대사의 전달에 심혈을 기울였다. 세밀한 복선과 탁월한 배우들의 기량이 만나고 고전적인 극적 요소가 더해지면서 새로운 느낌이 절로 나게 했다. ‘작은 오페레타’라고 내세울 만큼 노래와 음악에 비중을 두었다는 얘기.바이올린2, 비올라, 첼로, 오보에, 콘트라베이스, 피아노로 구성된 실내악단의 은은한 선율에 실려 연세대 음대 정민선 교수가 작곡한 30여곡의 클래식풍 레퍼토리는 음반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제7회 한국뮤지컬대상 음악상을 수상한 경력이니 두말하면 잔소리다.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다. 게다가 뮤지컬에 걸맞는 탄탄한 노래실력이 극의 리얼리티를 더하여 뮤지컬의 감동을 높였다.영화 <춘향뎐 designtimesp=22029>의 이몽룡 역으로 출연했고 영화 <와니와 준하 designtimesp=22030>로 사람들의 심금을 자극한 조승우가 주인공 베르테르 역을 맡았다. 그는 뮤지컬 무대가 낯설지 않은 배우다. <명성황후 designtimesp=22031>와 록 뮤지컬 <의형제 designtimesp=22032> <지하철 1호선 designtimesp=22033> 등으로 탄탄한 연기력과 노래실력을 쌓아왔다. 라이브 무대에서 더욱 돋보이는 근성과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다.베르테르가 열정과 목숨을 받쳐 사랑했던 여인 로테 역에는 지난 96년 백상 예술대상 연극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고 스크린과 연극무대를 누비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추상미가 나온다. 지난해 여름 미국으로 뮤지컬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뮤지컬에 관심을 많이 가진 그녀의 첫 작품에 기대가 모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연출은 <락희맨쇼 designtimesp=22038> 등을 써 대학로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넣었던 고선웅씨가 직접 연출에 참여했다. 신예 연출가인만큼 열정의 무대를 꾸미고자 노심초사한 작품.이번 공연의 또 다른 묘미는 무대와 객석(관객)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한다는 것이다. 마치 중세의 유럽거리와 저택에 와 있는 느낌으로 관객과 배우가 하나가 되는 자리를 마련한다.공연일시 : 2002년 2월 8일(금) ~ 2002년 3월 24일(일)공연장소 :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문의 : 티켓링크 1588-7890영화 속 캐릭터 열전<파고 designtimesp=22048>의 청부 살인업자, 월리엄 메이시‘청부 살인’이라는 것이 영화 속에만 있다고 생각하는가? 얼마 전 인터넷 청부살인 사이트를 통해 어머니를 살해한 딸이 ‘킬러들’과 함께 체포됐다. 설 연휴 기간에 있었던 일이니 더욱 씁쓸하다. 그렇다면 살인의 목적은? 두말할 것 없이 돈. 유산을 노린 진부한(?) 친부모 청부살인이었다. 킬러들의 연령대는 20대 후반과 10대 후반으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 끼여 있다는 게 자못 의미심장하다.상황이 이쯤 되면 <공공의 적 designtimesp=22052>에서 돈 때문에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패륜아가 반드시 ‘영화적’이라고만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인간의 욕심이라는 것이 가끔은 인륜과 도덕을 넘어서기도 하는 법이니까. 살인을 하진 않더라도, 엄청난 유산을 남길 부모가 치매에 걸렸다면 빨리 죽기를 바라는 게 약간은 되바라진 인간 심성의 한 측면이다.이 사건은 의뢰인과 킬러, 두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다. 후자에 역점을 둔다면 <킬러들의 수다 designtimesp=22055>를 선택해 음성적으로 사회에 만연한 ‘청부살인 문화’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겠지만(이미 많은 신문들이 그런 식으로 접근했다), 근본적인 관심사는 의뢰인의 상황이다.살인 의뢰인이 등장하는 수많은 영화가 머릿속에 스쳐지나가지만, 그중 이상하게도 흰 눈 가득한 <파고 designtimesp=22058>가 떠오른다. 겨울이어서 그런가? 사실 이 영화는 평범한 청부 범죄 영화일 수도 있고, 살인이 아닌 납치를 의뢰하며 그 대상도 부모가 아니라 아내다. 하지만 <파고 designtimesp=22059>만큼 청부 범죄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탁월하게 드러낸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다.감독인 코엔 형제는 ‘의뢰인-범죄자-수사관’의 팽팽한 삼각고리를 만드는데, 주인공 제리(윌리엄 H. 메이시)는 그 안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좌충우돌한다. 87년 미네소타의 미네아폴리스. 손 대는 사업마다 실패를 반복하는 제리는 장인의 돈을 노리고 가짜 납치극을 벌인다.그가 하수인이라고 고용한 녀석들은 파고라는 시골 출신의 양아치들. 제리는 그들에게 아내를 납치하도록 시키고 조용히 몸값을 받아내려 했지만, 녀석들은 납치 후 경찰에게 쫓기는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일은 점점 커진다. 그들을 쫓는 만삭의 여자 경찰 마지(프랜시스 맥도먼드, 감독인 조엘 코엔의 아내)는 처음엔 단순한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이었지만 점점 인간 본질의 추함과 대면하게 된다. <파고 designtimesp=22064>는 청부 범죄를 열쇠로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과 아이러니로 가득 찬 내면의 풍경을 비춘다. 영화니까 가능한 얘기 아니냐고? 놀랍게도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지난 설에 있었던 인터넷 청부살인 같은 실화이다.김형석·<무비위크 designtimesp=22068> 기자금주의 문화행사서울필하모닉정기연주회 ‘희망’3월 11일 오후 7시 30분/예술의 전당 콘서트홀2만~8만원빅토르 티츠 지휘, 바이올린 권현수 협연의 허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제60회 정기연주회. 창단 1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다. 독일 출신의 지휘자 빅토르 티츠는 러시아 연방 극동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또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디이에프를 초청해 그가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을 초연한다. 주요 레퍼토리인 러시아 낭만파 작곡가 칼리니코프의 교향곡1번 역시 국내서 처음 연주되는 작품이다.바보천재 운보그림전 = 4월 7일까지 덕수궁미술관. 운보 김기창의 1주기를 맞아 50년~80년대 후반 작품 100여점 전시. (02)779-5310중심의 상실전 = 3월 11일까지 평창동 갤러리 세줄. 김춘수와 최인선의 회화작품 전시. (02) 391-9171회화의 지층 = 3월 17일까지 국제갤러리. 이인현 화가 개인전. 단색면과 번진 면을 조화시키는 유화작품 등을 전시. (02)735-8449영상도시 = 3월 10일까지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 꿈을 잃어가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의 이야기를 다룬다. 극단 청맥 창단기념 공연. 윤우영 대진대 교수 연출. (02)3672-0022쉬-쉬-쉬-잇 = 3월 1일~ 4월 7일까지 산울림 소극장. 이현화 작. 채윤일 연출. 극단 산울림이 기획 중인 ‘현대연극 페스티벌’의 첫 작품. 폭력의 무차별성을 고발하겠다는 부조리극 (02)334-5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