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기적인 소액대출 상품 개발중 … 일본대금업체엔 절 대 돈 빌려주지 않을 방침”

요즘 금융감독원의 매서운 칼날로 부실 금고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가운데 속칭 ‘잘 나가는’ 금고가 있어 눈길을 끈다. 푸른상호저축은행(옛 푸른상호신용금고, 이하 푸른은행)이 대표적인 사례다. 푸른은행은 지난 상반기(2001년 7~12월)에 80억 2,2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2000년 7월~2001년 6월)의 순이익 20여억원보다 4배나 많은 수치이다.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푸른은행은 올 회계연도(2001년 7월~2002년 6월) 기간 중 자본금(137억 5,000만원)의 150%에 달하는 2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가능한 얘기일까. 이를 알아보고자 2월 20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푸른은행의 하인국 사장을 찾았다. 마침 이날 금감원이 대양(경기) 문경(경북) 삼화(전북) 한남(경기) 국민(제주) 대한(충남) 등 6개 지방금고에 대해 영업정지 조치를 내려 금고업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3월 1일부로 금고의 정식 명칭을 상호저축은행으로 전환하기에 앞서 부실금고를 솎아내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푸른은행은 많은 부실금고들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지난 상반기(2001년 7~12월)에 엄청난 순익을 올렸습니다. 비결이 궁금하군요.그동안 우리는 일본 대금업의 사례를 연구하던 중 2001년의 시점에서 ‘소액대출’ 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금고업계 처음으로 적기에 100만~200만원이 당장 필요해도 빌릴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소액대출’ 상품을 내놓았지요. 바로 그 상품이 많은 수익을 가져다줬습니다.사실 우리는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으로 판단해 15% 정도는 손실을 볼 것까지 감안했지요. 예컨대 손실분 15%는 보험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최근엔 외국계 은행인 씨티뱅크와 GE캐피탈에서도 소액대출시장에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신한은행도 소액대출용 다른 법인을 설립하려 한다는 얘기도 있고요. 이제는 소액대출을 누가 선점하는가에 따라 금융권의 구도가 바뀔 것이라고 봅니다.최근 일본 대금업체들의 국내진출로 금고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나는 개인적으로 일본 대금업체들이 국내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금리는 90~130%로 국내 금고보다 높아요. 우리 서민들이 이들의 자금을 고금리에 대출받는 것은 국부유출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들은 일본에서 돈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금고의 돈을 빌려 다시 대출해 주고 있습니다.일본 대금업체인 ‘프로그레스’나 ‘A&O인터내셔널’은 대금업으로 650억원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본 대금업체들에 절대 돈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사실 소액대출을 시작한 것도 이들의 진출을 방어하고자 하는 것이었요.한때 몇몇 금고들이 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격변기에 안정적인 금융기관으로 서민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했던 것으로 압니다. 푸른은행도 이를 추진하고 있습니까.예전에 몇 금고들이 불안해하는 예금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은행과 특별한 약정을 맺었던 거지요. 그러니까 만일 금고가 당장 예금주에게 돈을 내줄 수 없는 상황에 몰리면 은행이 금고 예금주의 예금액을 담보로 먼저 대출해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상황에 놓인 일이 없어 그럴 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IMF 예금인출사태시에도 오히려 우리의 예금은 늘어났거든요. 다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위해 현재 외환은행 및 LG카드와 연계돼 있습니다.푸른은행이 안정적이면서 높은 수익을 올린 배경에는 영업 노하우 못지않게 LG그룹이 암암리에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조그룹과의 관계는 어떤지요.구혜원 회장께서 LG가의 사람이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아요. 이런 연유로 예금주들이 외환위기 때 동요하지 않는 등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지지 않아 어려운 고비를 잘 넘기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밖엔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구회장은 LG그룹 구평회 창업고문의 딸이다).고 주진규 사장(한나라당 주진우 의원 동생이자 구혜원 회장의 남편, 99년 별세)이 사조그룹 집안사람이지만 사조와 경영을 분리해 운영해온 지는 10년이 됐습니다. 그나마 사조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도 지난 1월 아예 청산했습니다.국내 금융기관들 가운데 가장 먼저인 지난 89년 연봉제를 실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장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직원들이 있습니까.부장의 경우 연봉은 능력에 따라 5,000만원에서 억대까지 다양합니다. 올해에는 연봉 10억원을 받는 부장이 나올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도 사장보다 봉급을 많이 받는 직원이 2~3명에 이릅니다. 어떤 직원은 나보다 5배나 많은 연봉을 받아갑니다. 소액대출상품 개발로 우리에게 엄청난 이익을 안겨다준 직원입니다. 그 직원은 요즘 기존 상품보다 획기적인 소액대출상품을 개발 중 입니다. 1~2개월 지나면 상품이 소개될 텐데 기대해도 좋습니다. 그 상품이 금고업계를 휩쓸 것이라고 장담합니다.남다른 기업문화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시지요.먼저 과장급 이하의 전직원이 참여하는 푸른코러스 합창단이 9년째 운영돼오고 있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20~50대의 고객 50명으로 구성된 어머니 합창단도 있습니다. 푸른코러스는 1주일에 한 번씩 연습을 해서 직원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모임 때문에 한때 사내결혼도 많았습니다. 회사는 오히려 나서서 사내결혼을 지원까지도 해줬습니다. 그리고 매달 마지막 주에는 전직원이 등산을 갑니다. 수위부터 임원까지 전직원이 참석하는데 시작한 지 10년이 됐어요. 이와 함께 직원들은 고급스포츠를 즐길 기회도 갖습니다. 색다른 스포츠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인데 여름에는 윈드서핑, 수상스키, 래프팅을 지원하고 겨울에는 스키캠프를 엽니다.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올해(2001년 7월~2002년 6월) 목표는 자본금의 150%인 210억원의 순익을 올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차기연도(2002년)에는 500억원의 이익을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그때는 주가도 주당 20만원이 넘을 것입니다. 국민은행은 자본금(2조 8,000억원)의 50%인 1조 4,800억원의 이익을 냈는데 주가는 6만원이고 푸른은행의 주가는 1만 5000~1만 6,000원밖에 안 됩니다. 자본금과 대비해 내는 순이익의 비율을 따져 단순 비교해볼 때 우리의 주가는 너무 저평가돼 있습니다. 18만원은 돼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대담=이창희 편집부장·정리=이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