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세, 연동화 깨졌지만 다시 강화될 수밖에 없어

그동안 미국 증시와 독립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던 국내 증시가 미 증시 반등에 더욱 힘을 얻는 모습이다. 물론, 여러 확인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일견 국내 증시와 미 증시가 그동안 보여줬던 끈끈했던(?) 연동성이 다시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과거 국내증시의 등락이 미 증시와 연동돼왔음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연동성은 지난해 말까지 이어져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올 연초부터 이와 같은 동조화가 깨지고 두 시장간에 독립적인 흐름이 전개됐다.미 나스닥 지수가 올 연초 2,059.38(이하 종가기준)에서 2월 21일 1,716.24로 16.66%의 하락세를 기록한 동안 국내 증시는 같은 기간 중 8.8% 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와 같이 독립적인 흐름이 나타난 이유는 큰 줄거리로 보아 다음과 같다.우선, 미 증시 급락세는 엔론사태로 이슈화된 부실회계 문제가 금융시장의 신뢰성 상실로 이어지면서 나타나긴 했지만 그 영향력이 자국에 한정됐다. 이에 비해 우리의 경우 동일한 기간 중 그동안의 저평가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재평가(Re-rating)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차별화된 흐름이 가능했다.더욱이 지난해 하반기 경기 저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본격적인 회복국면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무디스와 S&P 등 신용평가 기관들이 국가신용 등급 상향조정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투자환경이 조성되고 있다.최근 양대 시장에서 이와 같은 독립적인 흐름이 다시 동조화될 조짐이 엿보이고 있는 이유는 이렇다. 즉 주가 재평가 작업에 따른 차별적 상승세가 지속되기에는 국내 증시 또한 어느 정도 부담스러운 주가수준까지 오른 데다 미 증시가 그동안의 부진을 깨고 반등양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어우러진 결과이다.사실 금융시장에서 신뢰성 상실이 가져오는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 그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동안 ISM제조업지수 등 완연한 경기회복을 알리는 제반 경제지표를 감안할 때 미 증시의 낙폭이 지나친 게 아닌가 하는 일부의 주장도 있었다.트리플위칭데이 고비그러나 아직까지는 미 증시와 연동성 강화를 통한 기조적 상승세를 단정짓기에는 확인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현 시점에서 연동성 강화를 막는 요인들은 크게 보면 다음과 같다.우선 이미 충분한 주가 조정과 경제지표의 호전으로 미 증시의 추가 낙폭이 예전과 같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과거 대우사태, 현대건설 등 금융시장의 신뢰성 상실이 가져온 파장이 단시일 내에 마무리되지 않았던 전례를 감안할 때 미 증시가 아직 엔론사태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단정 짓기는 쉽지 않다.둘째, 3월 14일 3대 파생상품의 만기가 겹치는 트리플 위칭데이를 맞이해 프로그램 차익잔고의 시장 교란 요인이 남아 있다. 미 증시 상승과 이로 인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다 하더라도 이를 차익실현의 기회로 활용한다면 국내 증시의 상승탄력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나타났던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이머징 마켓내 선발시장이 한국, 대만에서 태국, 필리핀 등 후발시장으로 비중 확대)이 조금 더 이어질 경우 연동성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결국 이와 같은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당분간 미 증시와 국내 증시의 연동된 흐름은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세계 경제와 증시의 글로벌화를 감안할 때 궁극적으로 미 증시와 국내 증시의 연동성은 다시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