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산물·자연 가공식품 판매 … ‘제대로 먹자’ 건강 전령사 역할

지난 1월 한 방송사가 ‘제대로 먹는 법’에 대한 기획 프로그램을 내보낸 후 주부들을 중심으로 대단한 신드롬이 일었다. 바로 자연식 열풍. 흰 쌀밥에 고기반찬을 먹고 사는 것이 삶의 지상목표였던 때를 지나 이제는 생명, 건강, 환경을 생각하는 먹거리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엄청난 파급효과를 몰고 온 것이다.“사실 방송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영업하기도 훨씬 수월해졌고요. 무엇보다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돌보려는 욕구가 높아져 앞으로도 시장이 확대될 것 같아요.”유기농 자연식 판매업을 하는 김미경 사장(39)은 요즘 단골이 부쩍 늘어 하루하루가 즐겁다. 창업 한 달여 만에 자연식 권장 프로그램이 히트를 치는 바람에 저절로 홍보가 됐고 덩달아 판매량이 쑥쑥 늘고 있다.환경호르몬·유전자 변형 ‘No’김사장이 판매하는 상품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퇴비 등 자연 재료만으로 재배한 농산물, 방부제나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자연 가공식품들이다. 다이옥신 등 환경호르몬이나 유전자 변형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천연식품들인 것. 충남 서산에 있는 대단위 농장과 영농법인 품생협(친환경품질인증생산자협의회)에서 제품을 납품받아 일반인을 상대로 판매하고 있다.취급 품목은 무농약 쌀, 과일, 배추, 고추 등 70여 가지 농산물과 먹기 좋게 만든 생식류, 간장, 된장, 식초 등 다종다양하다. 1,000원짜리 채소류부터 6만원대 과일까지 가격도 천차만별. 상가나 사무실을 돌며 고객을 만들어 주문을 받으면 생산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 상품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사장은 중간 유통단계를 맡고 있는 셈.김사장은 평소 가졌던 자연식에 대한 관심을 창업으로 연결시킨 사례다. 신문, 잡지 등을 통해 낟알 위주 식사법을 전파하는 명지대 이양희 교수를 알게 됐고 그가 운영하는 ‘GF초록마을’ 자연식 제품들을 접했다. 현재 판매하는 제품들도 이양희 교수가 재배·가공법을 연구, 감수한 것들이다.“어느 판매업이나 그렇지만, 특히 식품의 경우엔 판매자가 품질을 확신해야 성공합니다. 아침은 8가지 곡식을 섞은 혼합곡으로 지어먹고 저녁은 생식을 먹고 있는데, 몸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걸 느껴요.”효과를 체험한 만큼 소비자에게 자신있게 권한다는 김사장은 더 깊은 신뢰를 얻기 위해 폭넓은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본사에서 운영 중인 ‘건강백세클럽’은 대표적인 고객 관리 수단. 고객을 회원으로 가입시켜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친환경 농산물 할인 혜택도 준다. 건강정보를 담은 사보와 홍보지 배포도 중요시한다.고객층은 30∼60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사무실이 있는 서울 마포대로변은 고층 빌딩이 밀집한 지역이라 직장인과 주변 상인들을 주고객층으로 삼고 있다.김사장이 고객에게 특히 더 권하는 제품은 도정을 최소화해 내피를 그대로 섭취하게 만든 혼합곡. 매끄러운 맛은 덜하지만 내피가 있는 형태 그대로 섭취함으로써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 섭취를 크게 높였다고 여성고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창업비용 1,500만원, 무점포도 가능김사장은 영업사원 2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4평 남짓한 사무실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자투리 공간. 초도물품비 300만원과 가맹비 100만원, 인테리어비 100만원 등 총 1,500만원이 창업비용으로 들어갔다.하루 평균 매출액은 30만원 선이다. 월 평균 매출 900만원 가운데 제품 원가와 월 임대료, 홍보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250만원 선이 순수익으로 남는다. 영업사원 2명에겐 인센티브 제도를 적용하고 있어 고정비용 지출이 크지 않은 상태. ‘초소자본’에 속하는 창업비용을 감안하면 제법 쏠쏠한 수입이다.“현재 50여명의 단골 고객이 확보돼 있어요. 100명 정도가 되면 수익이 갑절로 늘고 훨씬 안정적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소비자 반응이 무척 좋아 고객 두 배로 늘이기는 시간 문제죠.”이 사업은 건강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특성을 겨냥한 대표적인 ‘성장 업종’으로 꼽힌다. 무점포 창업이 가능해 적은 자본으로 사업을 준비하는 여성층에 특별히 어울리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일반 농산물보다 가격이 30% 정도 비싸므로 건강을 중시하는 중산층 밀집지, 사무실 밀집지를 집중 타깃으로 삼을 만하다.영양과잉과 자연파괴, 인공 먹거리 범람, 편리함과 미각을 중시하는 음식산업이 종래엔 인간 삶 전반을 위협할 것이란 경고가 설득력을 얻고 있어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02)717-8433일본 창업 통신 고객 발길 끄는 ‘개성파’ 서점들고정관념 거부 “놀면서 책 읽으세요"일본에서 출판되고 있는 신간 서적 수는 연간 6만 5,000권선. 지난 80년 통계가 2만 7,000권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출판시장은 큰 성장을 거듭한 셈이다.하지만 신간 서적의 증가와는 별개로 일본 출판업계는 매년 불황을 거듭하고 있다. 해마다 문을 닫는 서점 수는 1,000여 곳에 이르고 있으며, 98년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새롭게 불어닥친 인터넷 서점의 인기 또한 기존 서점들의 입지를 어렵게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중소규모의 서점들은 물론, 대형서점의 체인점들까지도 살아남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이다.고전을 피하기 위해 발빠른 서점들이 선택한 길은 ‘개성파 서점’으로의 이행. 즉 서점의 고유 기능에 플러스 알파를 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 개성파 서점들은 특화된 서적 판매, 독특한 판매형태 및 진열, 서점 설계 등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특화된 서적을 취급해 화제가 되고 있는 곳으로는, ‘여행의 향기가 있는 서점’을 표방하고 있는 ‘효효사(飄漂舍)’를 꼽을 수 있다. 오사카의 주택가에 위치한 이곳은 해외여행을 좋아하거나 해외여행을 앞두고 정보수집에 나선 고객들을 대상으로 해외여행에 관한 책만을 취급하고 있다.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를 중심으로 한 해외여행 관련 책이 주류를 이룬다.나고야에 본점을 둔 ‘빌리지 방가드(www.vvvnet.com)’는 서점인지 잡화점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별난’ 서점이다. 직영점과 프랜차이즈점을 합쳐 전국에 70개점이 운영되고 있다. 빌리지 방가드 1호점이 86년 등장했으니, 개성파 서점의 원조라 할 수 있다.‘놀 수 있는 서점’이란 컨셉을 내세우고 있는 이 서점에는 독특한 잡화와 책들이 뒤섞여 있다. 도쿄 세타가야구에 위치한 빌리지 방가드 체인점 입구에는 ‘여기는 책방입니다. 도서권으로 잡화를 살 수 있는 곳입니다’라고 씌어 있다.서점 입구에서 내부를 들여다보면 좀처럼 책방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일단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독특한 디자인의 티셔츠, 재킷에서부터 CD, DVD, 인테리어 잡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책 또한 다른 서점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마니아 대상 서적이 대부분이다. 주 고객층은 10∼20대.이밖에 대형 서점의 체인점으로 특징 있는 내부 설계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곳들도 있다. 주로 넓은 공간이란 장점을 이용, 서점 한쪽에 의자를 놓아둠으로써 손님들이 여유있게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책을 고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대형서점인 ‘중쿠도서점(www.junkudo.co.jp)’의 오사카 본점에서는 2, 3층 창가에 100여석의 의자를 마련해 놓았으며, 도쿄 이케부쿠로점에도 9개층에 이르는 공간 대부분에 의자를 들여놓았다. 산세이도(三省堂) 나고야 다카시마야점 또한 창가에서 전망을 즐기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한국에서도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개성과 니즈에 비례해 특별한 개성파 서점들의 등장이 기대된다.김태은·트렌드재팬대표 www.trendjap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