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투기거래의 세 원칙- 저평가된 것을 사고 고평가된 것을 판다, 손실이 나면 인정하고 매매를 정리한다, 용기를 잃지 않고 다시 도전한다 - 중 마지막 원칙에 대해 얘기해 보자.거래자를 ‘타고난’ 부류와 ‘만들어진’ 쪽으로 나눌 수 있다면, 당신은 어디에 속할까. 주가지수선물시장에 참여하는 다수의 투자자들은 자신이 ‘타고난 거래자’라고 과신하다가 한두 번 실패를 경험하면 쉽게 자신감을 잃는다.반면 ‘만들어진 거래자’는 같은 실패를 통해 자신감을 잃는 것이 아니라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자신의 매매에서 잘못된 부분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똑같은 실패를 피하기 위해 좀더 노력하는 자세로 접근하게 된다.‘용기를 갖고 다시 시작한다.’ 7전8기, 말이야 좋지만 어디 실천이 말처럼 쉬울까?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투기거래자다.실제로 미국의 파생상품시장에서의 트레이더들 중 뛰어난 트레이더들의 승률은 5할 정도에 그친다. 즉, 두 번 중 한 번은 손실을 인정하고 다시 도전해야 한다(실제로 필자가 과거에 개인투자자였을 때 하루에 10번 매매해 10번 손실을 낸 일이 있다. 장이 끝난 후 창밖을 보고 하늘이 저토록 맑은지 새삼 느꼈고 화장실로 뛰어가 먹은 것을 확인했다. 그때서야 왜 기권이라는 제도가 생겼는지도 이해하게 됐다).무엇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을까? 지난번에 ‘저지를 수 있는 힘’은 ‘STOP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만 비롯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재도전할 수 있는 힘’ 또한 STOP을 잘(?) 하는 데서 비롯된다.왜? 첫째 이유. STOP을 안 하면 다시 도전할 것도 없다. 그냥 있으면 되니까. 둘째, 자의에 따르지 않고 STOP을 당한 경우엔 돈이 없으니 당연히 다시 도전할 수가 없다. 마지막 이유. STOP을 잘하지 않으면 자신감이 없어진다. 시장이 무서워져 도전할 용기가 없다. 그럼 STOP을 잘 하는 건 대체 어떻게 하는 것인가? 처음에 생각한 대로, 즉 손실이 나기 전, 온 몸이 이성으로 충만했을 때 한 생각 그대로 실천하는 게 잘하는 일이다.고집이 세서 하고 싶은 대로 안 하고는 못산다고? 불행히도 투기거래에서 STOP의 원칙은 선택의 문제가 못 된다. 승률이 99%인 딜러가 있다. 이 딜러가 계속해 매매를 하고 STOP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100번째에는 망할 것이다(물론 운이 없으면 그 전에 망할 것이고). 어떤 운동선수가 이런 말을 한 일이 있다.“시합을 하기 위해 연습을 하는 것이 아니고 연습을 했기 때문에 시합에 나갈 수 있었다.”유가증권 매매에서는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매매를 하기 위해 STOP을 하는 것이 아니고 STOP을 했기 때문에 매매를 할 수 있는 것이다.”손실한도를 설정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멘털 스톱(Mental Stop)이다. 어떤 기준과 원칙에 따른 손실한도를 정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무의미한 것이다.만약 할 수 없다고 판단이 되면 지금이라도 투기거래는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 이것이 투기거래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필자가 절실하게, 그리고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충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