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엽해태제과 마케팅 전무지난해 해외투자를 유치해 새롭게 태어난 해태제과가 보수적인 식품업계의 관행을 깨고 대대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30대 중반의 이창엽 마케팅 전무(35).이전무는 올해를 ‘공격 마케팅’의 해로 정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그는 미국 콜롬비아대 MBA 출신으로 허쉬, 질레트, P&G 등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선진 마케팅 기법으로 능력을 인정받아왔다.지난해 11월 보수적인 식품업계에서 이전무를 영입했을 때만 해도 안팎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 외국계 기업 출신인 데다 무엇보다 업계 최연소 마케팅 전무라는 점이 장점보다 단점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 하지만 그는 해태제과를 세계적인 식품회사로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앞으로 해태제과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브랜드들을 육성해 나갈 것입니다. 세계적인 품질과 브랜드를 가진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겠습니다.”이전무의 첫 작품은 브랜드매니저(BM)의 도입이다. 브랜드매니저란 기존 제품 관리 업무뿐만 아니라 제품 브랜드의 관리와 마케팅을 총괄해 담당하는 사람이다. 그는 현재 국내 시장에 100개가 넘는 해태제과의 브랜드를 50개 이하로 줄여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이는 최근 제과업계들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는 단순히 비싼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기능성 제품을 통해 고급제과 시장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다. 이를 위해 그는 무엇보다 R&D의 중요성을 든다.해태제과는 매출액 대비 1%를 신제품을 위한 R&D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경쟁업체들의 0.5% 수준보다 두 배나 많은 수치다.국내 소비자들을 이해하기 위한 이전무의 노력도 각별하다. 사실 그는 3세 때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 2세대. 하지만 그는 주요 고객인 국내 10대 여성들의 트렌드를 직접 느끼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수시로 초·중·고교를 찾아다닐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한국 학생들은 겉으로 보기엔 전반적으로 획일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내재된 성향은 제각각인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가 미국보다 힘듭니다. 미국의 경우 연령별, 인종별, 지역별로 그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에 타깃 마케팅이 오히려 쉬운 편이거든요.”하지만 그의 실험이 한국에서 성공할지는 아직 지켜볼 일이다. 원래 제과산업 자체가 저성장 산업이고, 아직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킬 만큼 뚜렷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한동안 침체된 제과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습니다. 먼저 국내에서 으뜸가는 제과기업으로 자리잡은 후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