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레버링경영 컨설턴트“경영진과 근로자의 상호 신뢰가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듭니다.”최근 한국경제신문 초청으로 내한한 미국 경영컨설턴트 로버트 레버링(Rebert Levering·58)은 신뢰경영을 이렇게 설명했다.레버링은 미국 <포천 designtimesp=22141>지가 매년 발표하는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뽑는 실무 작업을 몇 년째 담당하고 있다. 또 영국 <선데이타임스 designtimesp=22142>와 함께 ‘일하기 좋은 50대 기업’을 발표하고 있기도 하다.지난 84년에 출간한 <일하기 좋은 미국의 100대 기업 designtimesp=22145>이라는 그의 저서가 <뉴욕타임스 designtimesp=22146> 선정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시작된 작업이다.“언론사 기자로 일하던 81년에 기업관련 소송, 파업 현장을 직접 목격하면서 ‘일하기 좋은 직장’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재무요인과 ‘좋은 일터’는 별개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매출액, 순이익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일부 기업의 종업원도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레버링은 발견했다. 그는 “당시 괜찮은 직장으로 알려진 기업 150여개를 일일이 방문해 근로자들과 대화를 나눴다”며 “근로자의 자사 신뢰도가 기업의 경쟁력에 직결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기업의 소유구조나 이익분배 방식이 뛰어나도 해당기업이 문을 닫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육회사 ‘래스 미트패킹(Rath Meatpacking)’과 자동차 부품회사인 ‘하얏트 클라크(Hyatt Clark)’의 경우 주식 100%를 종업원들이 소유하고 있었지만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결국 회사 간판을 내려야 했어요.”‘신뢰경영의 전도자’가 된 그는 다년간 조사, 연구 활동을 펼친 후 ‘레버링신뢰지수(Levering Trust Index)’를 개발, 기업에 적용하고 있다. ‘레버링신뢰지수’를 측정하는 설문지는 자사신뢰도, 재미, 자부심, 만족도 등을 측정하는 질문으로 이뤄져 있다.그는 “경영진은 피고용인을 믿고, 존중하고, 공정하게 대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더불어 종업원을 소중하게 여기며, 쌍방향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실제로 113년 역사 동안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아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자주 오른 ‘시노버스 파이낸셜(Synovus Financial)’은 경영실적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지역은행 중 하나인 이 회사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은 20%를 웃돈다.“성장과 번영의 원동력은 ‘인간존중의 경영철학’에 있습니다. 좋은 직장으로 선정된 기업 중 다수는 ‘서번트(Servant : 머슴) 리더십’을 중간 간부의 교육프로그램으로 채택하고 있죠. 경영진이 근로자를 섬길 정도로 존중하겠다는 이념이 담겨 있습니다.”아직도 권위적으로 기업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경영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