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벚꽃이 만개하고 연녹색 새순이 돋아나는 계절. 햇볕 좋은 주말이면 가까운 근교에 나들이 가고픈 생각이 절로 드는 때다.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김연욱 부장(가명·40)도 3월 마지막 휴일을 이용해 양평 용문산으로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다. 팔당댐, 양수리로 이어지는 강변을 달리며 오랜만에 자연의 향기에 흠뻑 취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서울 집으로 돌아온 후 정작 머리 속에 남은 것은 봄 풍경 사이사이 자리잡은 그림 같은 전원주택들.광주시 퇴촌면에 위치한 ‘별숲마을’ 전원주택단지. 97년 봄에 완성됐으며 총 6가구로 이뤄져 있다. 3가구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30∼40대 직장인이, 나머지 3가구는 은퇴한 50대 부부가 거주하고 있다. 캐나다인 목조건축 기술자들이 전 공정을 수행했으며 자재도 캐나다에서 패키지로 공급받았다.이맘때 교외에 나가 본 사람이면 십중팔구 전원주택 마련의 꿈을 안고 도시로 돌아온다. 그러나 비용, 출퇴근 여건, 자녀교육 등을 생각하다 포기해 버리기 일쑤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원주택 마련이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전원주택 전문업체 드림사이트코리아의 이광훈 대표는 “IMF 경제위기가 지나면서 전원주택 시장은 거품이 빠지고 혼돈이 정리되는 양상”이라며 “2002년부터는 거주 목적뿐 아니라 수익형 상품으로도 전원주택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게다가 주5일 근무제 도입, 고속도 및 국도 신설 확장에 따른 교통여건 개선,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 폭등 등이 호재로 작용해 전원주택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양평 한강조망권 주택지 ‘인기 상한가’남양주시 한적한 외곽에 위치한 스틸하우스. 북미식 목조주택 공법으로 지어졌으며 철제 뼈대(Steel Stud)를 벽체, 바닥, 지붕 등 건축물의 주요 골조로 사용했다. 철강을 주요 건축 자재로 사용해 목자재의 비표준화, 뒤틀림 등 단점을 보완했다.최근 전원주택은 신도시 생활권과 한강수계권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5일 근무제 도입이 확산되면서 교통조건보다는 자연환경 쪽으로 선택기준이 바뀌는 추세. 50∼60대 중심이었던 수요자 연령층이 30∼40대까지 다양해진 것도 최근의 흐름이다.서울까지 한 시간 안팎이 소요되는 수도권 전원주택지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한강수계권역(양평·남양주·가평·여주), 분당 생활권역(용인·광주·성남), 일산 생활권역(파주·김포), 강원권(횡성·평창) 등으로 나뉜다. 이들 지역의 단지형 전원주택지 가격은 자연환경, 교통망에 따라 천차만별이다.한강 조망권 프리미엄을 누리는 양평군 서종면 양서면 강상면 등지의 경우 평균 분양가가 평당 80만원 안팎에 달하지만 강이 보이지 않는 곳은 평당 40만∼50만원 선이다. 현재 40여개 단지에서 900여 필지가 분양 중이다.편리한 교통여건과 수려한 자연환경으로 각광받는 용인권에선 43개 단지, 1,600여 필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용인지역 평균 분양가는 지난해보다 다소 내린 평당 83만원 선. 광주 지역은 용인보다 가격이 낮아 평당 35만~50만원 선의 택지도 찾아볼 수 있다.외진 곳 피하고 두 차례 이상 방문 ‘필수’전원주택지는 아파트 등 주거용 상품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선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곳을 위주로 고르는 게 좋다. 기존 마을과 지나치게 떨어져 있는 곳은 전기 및 전화 가설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현장답사는 필수다. 개발업체의 홍보내용과 현장 여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두 차례 이상 현장을 방문해 이웃의 의견, 주변 환경 등을 꼼꼼히 살피도록 한다. 토지등기부등본, 지적도, 건축허가증, 토지대장 등 관련 서류도 실제와 일치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계약할 때는 분양계약서보다 토지매매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사업주가 부도를 낼 경우 토지 소유권을 확보해야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 이밖에 면적, 기반시설 등이 실제와 다를 경우를 대비해 권리 보장 사항을 명문화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