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네트웍스가 지난 3월 16일 발표한 1·4분기(1월 1일~3월 31일) 실적에는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들어 있다. 유료 회원으로부터 받은 가입자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35%나 늘어난 1,360만달러나 된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광고매출(160만달러)은 46%나 격감했다.리얼네트웍스의 이번 실적은 요즘 인터넷 비즈니스의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줄어드는 광고 수입을 콘텐츠의 유료화로 메우려는 노력이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리얼네트웍스는 인터넷에서 음성이나 영상을 보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 인터넷 확산과 함께 급성장했다. 그러나 SW업계의 공룡,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독점적인 지위가 무너져 시장점유율이 10~20%대에 불과한 ‘마이너’급으로 전락했다.이 회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리얼원 슈퍼패스’란 유료 콘텐츠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회원으로 가입해 한 달에 9.95달러를 내고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현재 이 서비스로 제공되는 콘텐츠는 ABC뉴스, CNN, FOX스포츠, NBA, 월스트리트저널온라인 등이다. 이 서비스의 유료 회원이 60만명으로 지난 1·4분기 동안 10만명이나 늘었다. 이제 이 서비스는 리얼네트웍스가 재기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인터넷 업계에 유료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인터넷 기업들이 광고 수입을 대신할 새로운 수익모델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야후는 e메일 저장 용량을 추가하거나 온라인빌링이나 웹호스팅 등의 서비스를 유료화했다. 또 월 19.95달러(연회비는 89.95달러)짜리 온라인데이트서비스, 월7.95달러(연회비 59.95달러)짜리 게임서비스 등 유료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다.‘인터넷=무료’ 인식 바꾸는게 과제마이크로소프트의 핫메일도 연간 19.95달러를 내면 e메일 저장공간을 늘려주는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 이용자는 30만명에 이르고 있다.온라인 뉴스 서비스 업체들도 유료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ABC뉴스닷컴과 폭스스포츠닷컴은 비디오 영상(클립) 등을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CNN도 4월부터 뉴스 비디오 클립 유료화에 동참했다.주피터 미디어 메트릭스는 미국 온라인 업체들의 유료 콘텐츠 매출이 올해 14억달러에서 2006년 58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콘텐츠 유료화에는 걸림돌도 많다. 그중 가장 큰 벽이 ‘인터넷은 무료’란 네티즌들의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70% 가까운 네티즌은 아직도 인터넷 서비스나 콘텐츠에 돈을 낼 생각이 없다(주피터 조사).그러나 최근 들어 이같은 인식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콘텐츠에 대한 가치와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다.특히 음악파일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냅스터가 저작권침해 문제로 페쇄명령을 받게 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공짜’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인터넷 기업들이 유료 서비스 이용자를 늘려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다질 기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