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의 공통된 걱정 중 하나는 ‘안전’이다. 공부를 잘 하건 못하건 학교에 간 어린이가 무사히 다녀올지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부모는 없다. 교내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는 물론이거니와 통학 과정에서 길을 잃거나 헤매는 것도 모두 잠재적 근심의 대상이다.일본의 대형 완구업체 ‘토미’와 보안전문업체 ‘세콤’은 최근 이같은 부모들의 마음을 읽어낸 어린이용 방범기구를 개발, 히트 여부가 언론의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백화점과 완구전문점에서 오는 6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갈 이 상품은 세콤의 위치정보 제공서비스와 토미의 완구전문 기술을 적절하게 조화시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토미가 완구제작에서 축적한 기술을 토대로 만든 단말기에 세콤의 위치파악, 정보관리 능력을 결합시켜 만들어낸 신종 하이테크 상품인 셈이다.이 상품의 구조와 원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어린이 고코(고코는 일본어로 ‘여기’라는 뜻) 세콤’으로 불리는 단말기를 책가방에 붙여주면 된다. 나일론 주머니에 들어있는 단말기는 가방 겉 표면에 탈·장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으며 경찰관 모양의 강아지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어린이가 단말기를 달고 외출하면 부모는 집에서 휴대전화나 전용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이가 있는 장소를 리얼 타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먼거리로 통학하거나 밤 늦게 학원을 다니는 어린이들에게 달아주면 귀가가 늦어지거나 길을 잃어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완구점에서의 단말기 가격은 2,000엔 선에 결정될 예정이다. 구입고객은 단말기와 별도로 가입비 5,000엔과 월 서비스요금(500엔)의 6개월분을 한꺼번에 지불하면 된다. 토미는 시판 첫 해 동안 총 3만 6,000대의 판매 목표를 잡고 있다.집에서 전화로 어린이 위치 리얼타임 파악두 회사는 이번 신상품 개발을 계기로 어린이 안전 확보에 도움이 되는 각종 기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합의, 이색 아이디어 상품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세콤은 방범용 부저 등을 자체 개발 중에 있으며 관련 기술을 토미에 제공할 방침이다.토미는 세콤으로부터 받을 기술을 바탕으로 외출시 어린이가 (일정 거리를 벗어나) 미아가 될 경우 저절로 울리는 소형 부저를 상품화할 계획이다. 또 방안에 설치해 놓고 어린이의 모습을 부모가 집 밖에서 휴대전화로 감시, 확인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는 등 연간 5~7종의 신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일본 전문가들은 고령자와 여성들을 위한 방범기기는 지금까지 시장에 많이 나와 있었지만 어린이들만을 대상으로 한 특화 상품은 거의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고 있다.세콤 영업추진부의 사토 고이치 부장은 “어린이들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어 이 분야가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확신했다”고 밝히고 있다.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미취학아동과 관련된 범죄는 2000년의 경우 515건에 달해 전년대비 1.6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흉악범죄의 전체 발생건수가 급격한 상승커브를 그리고 있어 어린이들을 노린 범죄는 증가 일로를 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한편 세콤의 간판 상품으로 자리를 굳힌 고코세콤은 소형의 통신 단말기를 이용, 전지구측위시스템(GPS)과 휴대전화의 기지국통신망으로 사람과 차량의 소재를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서비스 시작이 2001년 4월로 이제 만 1년 밖에 안 됐지만 누계 계약건수가 12만 5,000건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