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기메타브랜딩 대표박항기 메타브랜딩 대표(33)는 자신을 소개할 때 ‘텔레토비’ 얘기를 먼저 꺼낸다. 자신을 알리는 데 더 좋은 소재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박대표는 영국 BBC방송의 유아용 TV 프로그램 ‘텔레토비’에 나오는 캐릭터의 이름을 보라돌이, 뚜비 등으로 한글화한 인물이다.그가 이끄는 메타브랜딩은 한국담배인삼공사의 ‘타임’, 삼성증권의 ‘Fn Honors Club’, SK주식회사의 ‘OK캐쉬백’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450여종의 브랜드 이름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매출은 15억원.피터팬의 순수함과 돈키호테의 저돌성을 겸비해 별명도 ‘피터호테’라는 박대표의 목표는 회사를 브랜딩업계의 ‘매킨지’로 키우는 것. 그래선지 요즘 해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우선 목표는 중국으로 잡았다.최근 세계경제포럼 주최로 4월 18일부터 3일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비즈니스 정상회담(China Business Summit 2002)’에 우리나라 브랜딩업계를 대표해 참석했다.‘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선도하는 중국’이란 테마로 열린 이 회담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등 30여명의 국내 인사를 비롯해 중국 경제관료, 기업인 등 세계 각국에서 50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앞으로는 중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한 경제블록이 중요해질 것입니다. 포럼에 참석한 이유도 중국에 네트워크를 마련하려는 사전 포석이죠”.박대표가 중국에 다녀온 이유는 또 있다. 앞으로 중국과 관련된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메타브랜딩 중국 네이밍팀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모두 북경대 재학생으로 구성된 네이밍팀은 총 6명.외국 진출을 모색할 정도로 회사가 자리를 잡았지만 사실 그의 꿈은 무역상이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브랜드 이름을 짓는 것을 평생 직업으로 삼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은 지난 90년. ‘한글물결’이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한글이름짓기행사’를 기획한 것이 계기였다.“우리나라 사람의 이름이 모두 한문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태어날 자녀들의 이름을 한글로 지어보자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이때부터 ‘이름 짓기’에 관심을 가져 여러 기업체 사람을 만났고 앞으로 잘될 거란 자신감 속에 95년 네이밍 전문회사인 ‘이름고을’을 설립했다.“지금은 이름 하나 짓는데 2,000만원 정도를 받지만 당시에는 얼마 못 받았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전망 있는 사업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99년 브랜드 가치 평가를 하는 기업인 ‘브랜드밸류’와 합병, 현재의 메타브랜딩이 됐다. 회사를 경영하는 데 있어 박대표는 직원의 창의성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엔 영화를 보고 출근을 하도록 합니다. 주 5일 근무며 출근도 10시입니다. 소풍가는 기분으로 다닐 수 있는 회사가 되어야 직원들의 아이디어도 샘솟는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