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산업 가운데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는 통신일 것이다.글로벌크로싱을 비롯한 신생 장거리 통신 서비스 업체는 이미 대부분 파산신청을 한 상태이며, AT&T나 MCI월드컴 등 기존 장거리 통신 서비스 회사들도 대부분 경영난을 겪고 있다.버라이존이나 SBC 등 지역전화회사나 버라이존와이어리스, 싱귤러 등 이동통신회사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그다지 재미를 못 보고 있는 형편이다.통신 서비스 업체의 어려운 사정은 장비업계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루슨트, 모토롤라 시스코 등 대표적인 통신장비 업체들은 격심한 매출감소로 어려움을 겪은 지 오래다.이런 상황에서 통신업계는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차세대 비즈니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것은 바로 무선랜(Wi-Fi), 보안, 10기가비트 이더넷,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이다.이는 ‘넷월드+인터롭2002’(5월5~10일·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잘 드러났다. 통신업계의 불황으로 전체적인 행사는 위축됐지만 이 분야에서는 참가 기업도 늘고 신기술, 신제품도 대거 선보였다.이 행사를 주관한 키2미디어는 올해 참가업체가 600여 개, 참관객은 4만여 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00개 업체, 4만명에 비해 20~30% 줄어든 것이다. 전반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이 이번 행사에도 반영된 것이다.무선랜의 경우 특별전시관이 마련될 정도로 집중적인 관심을 끈 분야다. 또 무선랜 서비스 업체들이 시스템을 설치, 행사장 어느 곳에서나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보잉고(Boingo)는 이번 행사 기간 중 이 회사 서비스에 가입하는 사람에게 어기어시스템의 오리노코 무선랜 카드를 무료로 제공하는 캠페인도 벌였다.무선랜 카드로는 애시로스 커뮤니케이션스(Atheros Communications) 등이 802.11a와 b를 동시에 지원하는 제품을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무선랜의 취약한 보안성을 해결해줄 수 있는 솔루션을 한데 모은 i랩이라는 특별전시관도 마련됐다.보안기술도 올해 행사를 달군 주제였다. 방화벽, 가상사설망(VPN), 바이러스 스캐닝 등이 하나로 통합된 시스템이나 서비스거부공격(DoS)을 자동으로 차단해주는 시스템 등이 관심을 끌었다.올해 행사에서 주목받은 또 하나의 기술은 10기가비트 이더넷이다. 인터넷 등의 발달과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증가로 고속통신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10기가비트이더넷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지난해 1월 결성된 10기가비트이더넷연합(10GEA)을 중심으로 각 사 제품의 상호운영성 등에 대한 시험을 마치고 시스코 3콤 등이 이 제품을 선보였으며 옵틸리온 등은 관련 부품을 내놓았다.스토리지 제품도 눈에 많이 띄었다. 맥스터 같은 전문업체는 물론 HP,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NAS, SAN과 같은 네트워크 스토리지 제품을 선보였다. 또 광섬유 대신 iSCSI를 채용한 SAN 시스템도 등장했다.한편 인사이트테크놀로지스, 퓨처시스템, 유니와이드 등 7개의 한국 업체는 독립 부스를 마련해 참가했으며 이노크래프트, 디스크뱅크 등 17개 기업은 한국무역협회가 설치한 한국관을 통해 참가했다.한국제품 가운데 인사이트테크놀로지스의 iSCSI 채용 SAN과 이노크래프트의 초고속인터넷망을 활용한 가상사설망(VPN) 등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