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웹페이지 기하급수적 증가...프로젝터 영상.홀로그램 문서까지 나와

“미래의 정보에서 우리가 확인하게 될 근본적인 차이점은 거의 모든 정보가 디지털화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적잖은 인쇄물이 이미 전자 데이터로 디스크나 CD롬에 저장되고 있다.사진, 필름, 비디오가 모두 디지털 정보로 변환되고 있다. 디지털 정보를 싸고 빠르게 처리하고 전달해주는 컴퓨터의 능력은 가정과 사무실에서 기존의 통신장비를 바꾸어 놓을 것이다.”(빌게이츠)그가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책에서 밝혔던 이 내용은 이제 현실이 됐다. 그의 말대로 이미 개인용 PC는 무섭게 업그레이드됐고, 이에 발맞춰 유무선 통신장비들도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따라서 이제 정보가 온라인을 타고 지구촌 구석구석으로 전달되는 ‘정보 고속도로 시대’가 열린 것이다.그가 말한 디지털 정보는 결국 21세기형 문서라고 볼 수 있다. 문서나 이미지 소프트웨어들은 사이버상의 종이로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TEXT, HTML, PDF, JPG, MS-WORD, 한글 등의 다양한 이름을 가진 이 ‘사이버 도큐먼트’에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기록, 저장, 출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이버 도큐먼트는 현재 어디까지 왔을까.가장 일반적인 사이버 문서는 MS워드와 한글을 들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출시되는 MS-OFFICE는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았다. 워드(WORD)는 물론 엑셀(EXCEL), 파워포인트(POWERPOINT)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이미 신입사원들의 채용 기준이 됐고, 직장인들과 대학생 할 것 없이 볼펜보다는 키보드로 정보를 입력하는 게 익숙하다.인터넷 문서도 마찬가지다. 공식적으로 HTML, XTML 등으로 불리는 인터넷 문서는 이미 사람들에게 종이만큼 낯익은 문서가 됐다. 야후코리아의 경우 하루에만 1억 5,000만 인터넷 페이지뷰가 열리고 있다.실제 인쇄물과 가장 가까운 형태를 보여주는 PDF문서도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다가 왔다. 인터넷 신문이 아직까지 낯선 사람들을 대상으로 모니터로 아날로그 신문을 읽는 것 같은 실감을 주고 있다.하지만 이렇게 사이버 문서가 급증하면서 자연적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은 종이시장이다. 사람들이 아직까지 온라인상의 문서들을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고 실제로 손에 쥐고 싶어하는 욕구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종이에서 시작된 사이버 문서들이 결국은 다시 종이로 돌아가는 것일까.문서도 이제 ‘디지털컨버전스’서울 강남의 한 대기업 회의실.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가 떠 있는 60인치의 대형 LCD 화면 앞에는 직원들이 신제품 매출 전망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는 사람의 손에는 기존에 볼 수 있던 막대기나 레이저포인터 대신 분필처럼 생긴 펜이 들려 있다.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사람은 이 ‘21세기형 분필’을 가지고 LCD 화면에 있는 홈페이지 위에 부가 설명이나 낙서를 적을 수도 있다. 이렇게 작성된 문서는 이미지파일이나 문서파일로 저장되고 컴퓨터 없이도 프린터만 연결해 출력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컴퓨터로 직접 문서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이런 회의 풍경은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얼마 전 한국 3M이 출시한 월 디스플레이가 가진 실제 기능이다. 이 제품은 프로젝트와 LCD 화면이 일체된 형태로 디지털 화이트 보드 기능과 프로젝터 등 회의에 필요한 모든 디지털 기기의 기능이 담겨 있다.이젠 문서에서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컨버전스(융합)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인쇄나 출력매체들의 장점은 최대로 살려주고 단점은 보완하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전자종이, e북, 홀로그램 등 신개념 문서 등장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designtimesp=22418>의 지난해 11월호엔 기존 종이와 디지털문서의 장점만을 갖춘 ‘전자종이’의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미국에선 이미 종이처럼 아무데나 들고 다니며 볼 수 있고 여러 장을 펼쳐 놓고 비교할 수 있지만 디지털문서처럼 내용을 마음대로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는 전자종이의 개발에 한창이다.사실 전자종이는 종이라기보다 노트북 컴퓨터의 액정화면 같은 화면 표시장치를 종이처럼 얇고 부드러우며 전기도 거의 들지 않게 만든 것. 전자종이는 보통 프린트용의 4배 두께에 호출기용 작은 건전지 세 개면 2년 동안 수시로 썼다 지웠다를 반복할 수 있는 제품까지 개발됐다.전문가들은 2005년이면 실제 종이 두께의 전자 종이가 나오고, 2010년이면 잡지나 책을 전자종이가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3차원 문서라 불릴 수 있는 홀로그램도 이미 우리도 모르게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 5,000원짜리 지폐에서부터 신용카드까지 홀로그램의 사용 예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3차원 이미지로 위조나 복사가 쉽지 않아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홀로그램은 레이저를 이용해 사물을 어느 방향에서나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3차원 영상으로 촬영하는 기술이다. 레이저광선을 두 갈래로 나눠 서로 간섭 현상을 일으키게 함으로써 물체의 입체감을 나타내도록 한 것.따라서 홀로그램 마크는 제작공정이 까다롭고 아무리 좋은 복사기라도 똑같이 복사할 수 없어 최근에는 위조 방지의 첨병노릇을 하고 있다. 또 보는 각도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무한한 색의 세계를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들거나 박물관이나 과학관의 허공에 오래된 화석이나 유물을 재현해낼 수도 있다.이젠 아날로그 종이책도 온라인형 디지털책인 e북(전자책)으로의 진화와 공생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PC 및 휴대전화나 개인휴대단말기(PDA), 휴대용 e북 전용단말기를 통해 e북을 볼 수 있다.현재 국내의 e북 이용인구는 30만여 명, 판매 중인 콘텐츠 수만도 2만종을 넘어서고 있다. 아직 아날로그 책만큼 인기를 끌진 못하고 있지만 서서히 아날로그의 장점을 흡수해 나아가려는 조짐은 뚜렷하다.지난 4월 삼성SDI는 세계 최초로 반으로 접을 수 있는 ‘e북 단말기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이 회사가 개발한 디스플레이 이름은 ‘콜레스테릭 LCD’(Cholesteric Liquid Crystal Display).화면사이즈가 8.4인치인 이 제품은 종이책처럼 반으로 접을 수 있고 휴대가 간편하다. 올 하반기엔 부산공장에 8.4인치 흑백 콜레스테릭 LCD를 양산하고 컬러 제품도 개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