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날 조 행장은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우리금융 이사회 측에 밝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조 행장은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에 은행장 후보 롱리스트에서 자신을 제외하고 후임 은행장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에 따라 자추위는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2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조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사들은 조 행장의 리더십을 인정하면서도 부당대출 사건이 번지면서 임기 만료 후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행장은 자진 사퇴한 이원덕 전 행장의 잔여 임기를 이어받아 지난해 7월부터 우리은행을 이끌어왔다. 임기는 다음 달 31일까지다.
우리금융은 이르면 이달 28일께 최종 신임 은행장 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지주 이사들로 구성된 자추위는 지난 9월 27일 첫 회의 이후 외부 전문가 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 역량 평가,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통해 후보군을 추려왔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김범석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박장근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겸임), 이정수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정진완 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조병열 은행 연금사업그룹 부행장, 조세형 은행 기관그룹 부행장(이상 가다나순) 등 6명이 후보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50대로 1965년생인 조 행장(59)보다는 젊다는 점에서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60대 초반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일부 우리금융 자회사 대표 등은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옛 상업은행 출신과 옛 한일은행 출신이 각 3명인 점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이 두 은행 합병으로 출범한 조직인 만큼 출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자추위는 예년과 달리 롱리스트(1차 후보군)나 숏리스트(적격 예비 후보)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최종 후보를 한 번에 발표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 행장은 이날 오전 매주 화요일마다 열리는 정기 임원회의에서 “마무리를 잘하는 것도 리더의 역할”이라며 연말까지 흔들림 없는 업무 수행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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