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이벤트, 민속공연 등 장외 문화행사 다양...월드컵 체감 200%

4년 전 프랑스월드컵 때 한국 - 네덜란드 전이 열린 프랑스의 남부항 마르세유는 온통 오렌지색(네덜란드 왕가 색상) 물결로 뒤덮였다. 대서양에 면해 있는 먼 나라 네덜란드의 젊은이들이 버스·승용차·자전거 등을 타고 지중해의 항구까지 내려와 월드컵을 즐겼다.이들은 경기장 티켓을 갖고 온 게 아니다. 경기장말고도 월드컵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해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캠프장에 마련된 멀티스크린을 보며 또 다른 현장의 열기를 느꼈다.이들은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지만 도시의 광장, 호텔, 레스토랑, 백화점 등에서 월드컵을 즐겼다.개막전이 열리는 서울 광화문 네거리도 마르세유 못지않은 월드컵 열기로 가득 찰 전망이다.각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볼거리, 놀거리, 경품행사 등을 마련하고 브랜드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기업의 마케팅 정보만 잘 이용하면 장외 월드컵의 재미를 배가할 수 있다.이미 15일부터 광화문에서는 ‘빛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월드컵 기간을 전후로 열리는 이 쇼는 광화문과 세종로, 그 자체가 무대가 된다. 6월25일(오후 8~12시)까지 광화문~이순신장군 동상 구간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불꽃놀이처럼 일회성이 아닌 것이 특징이다.광화문에는 거대한 꽃장식 영상의 ‘꽃의 문’, 고대 건축양식의 ‘베네치아 문’, 프랑스대혁명을 상징하는 ‘에펠탑 혁명의 문’ 등 인류 문화를 대표하는 영상과 조명이 자연스럽게 교차한다. 이 거리를 오가는 관광객들을 자연스럽게 서울의 매력에 빠져들도록 한 것이다. 오렌지색 가로등과 자동차 헤드라이트가 밤 풍경의 정취를 더한다.이와 함께 빠질 수 없는 것이 대형 전광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과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밀레니엄광장에 대형 전광판이 설치됐다. 대로변의 전광판은 안방의 TV와 또 다른 흥분을 제공한다. 붉은악마의 응원과 인파의 함성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이벤트다.세종문화회관은 중앙계단에 1,000여 개의 좌석을 마련해 21일부터 두드락, 이은미, 노브레인의 공연 등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돈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월드컵을 즐기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대형 스크린이 강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남구와 KT는 무역센터 동측 밀레니엄광장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월드컵 경기를 중계한다.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이곳에 모여 한바탕 축제를 벌일 수 있다.축제에 경품이 빠질 수 없다. LG, KT, SK 등 대기업은 물론이고 외식업계, 백화점까지 월드컵의 열기에 편승하기 위해 다양한 경품과 행사를 마련했다. 축구팬들은 기업들의 이같은 행사를 잘 이용하면 ‘꿩 먹고 알 먹는’ 행운을 얻을 수도 있어 노려볼 만하다.베니건스와 버드와이저는 추첨을 통해 월드컵 기념주화와 한국대표팀 유니폼을 고객에게 선물한다.JVC코리아는 국내 JVC 전자제품 구매자 중 50명을 선정, 월드컵 한국전 입장권을 2장씩 나눠주었다. 올림푸스는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한 고객에게 8배까지 당겨볼 수 있는 쌍안경을 증정한다. 경품이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질레트는 질레트면도기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질레트 로고를 붙여 보내면 추첨을 통해 DVD, 월드컵 한국전 1등석 티켓 등 다양한 경품을 증정해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