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때 놀고 연습할때 연습' 사기 북돋아...기업들 생산성향상 차원 참고할만
오늘날 ‘전략’이란 용어는 경영학의 핵심 키워드 가운데 하나다. 경영전략이란 경영활동의 기본이 되는 방침이다. 히딩크 감독에게서 배울 만한 효율적인 경영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첫째, 구체적인 비전(Vision)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취임 초부터 ‘16강 진출’을 목표로 설정했다. 기업의 장래목표인 비전은 너무 쉬워서도, 그렇다고 어려워서도 안 된다.조직 구성원 모두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난이도를 유지해야 한다. 국내 축구계에 히딩크 영입 전에는 비전이란 개념이 없었다. 이 때문에 눈앞의 작은 승리에 연연해 ‘대어’를 놓치기 일쑤였다.반면 히딩크는 ‘16강’을 비전으로 삼은 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장기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훈련을 시켰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마 전 고객회사를 컨설팅할 때의 일이다. 이들의 생산성은 경쟁사의 70% 수준에 육박했다.하지만 조직 구성원들은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경쟁사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회사에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비전이 구체적이라면 누구와 경쟁하든 자신 있게 행동할 수 있다. 이는 비단 이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국내 기업들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경영을 하는 경향이 많다. 다시 말해 먼 장래를 내다보지 않고 수익성이 당장 눈에 보이는 곳에만 투자를 한다는 뜻이다. 비전을 세우고 이를 일관되게 밀어붙이는 것.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핵심이다.둘째, 핵심역량을 정확히 파악했다는 것이다. 핵심역량이란 경제상황 변동이나 외부적 요인에 상관없이 기업이 성공을 위해 항상 유지해야 하는 능력을 말한다.강한 체력과 빠른 스피드. 히딩크는 세계 유수의 팀들과 경쟁하기 위해 이 두 가지를 우리나라 대표팀의 핵심역량으로 정했고, 이를 집중적으로 육성했다.기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기업인 소니의 성공사례를 보면 핵심역량이 갖는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소니는 상품개발력을 핵심역량으로 삼아 가전산업의 리더자리를 굳건히 고수하고 있다.반면 국내 기업은 대부분 외부적 요인에 의한 일시적인 우위를 핵심역량으로 착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IMF 외환위기로 인한 환율인상으로 국내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살아나자 이를 핵심역량으로 삼는 식이다.이런 우위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마련이다. 다른 기업이 단시일 내에 모방하기 어려운, 그 기업만이 지닌 독특한 능력을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마지막으로 효율적인 시간관리다. 히딩크 감독은 ‘놀 때 놀고 일할 때 일하는’ 풍토를 대표팀에 조성했다. 최근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기업의 평균생산성은 서구 선진기업의 50~6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우리 기업은 토요일에 일하는 것은 물론 평일에도 10시간 이상씩 일하면서 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일까?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최근 운영컨설팅이 각광받고 있다. 운영컨설팅은 리스트럭처링과 리엔지니어링, 다운사이징, 아웃소싱 등을 다룬다.기존의 한국기업의 운영컨설팅은 공장의 생산성증대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생산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선 업무분야에까지 이런 컨설팅을 확대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글로벌스탠더드를 받아들여 생산성을 높여야 할 때다.TIPS 히딩크와 지식경영오늘날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경영관련 주제 중 하나는 지식경영이다. 지식경영의 핵심은 창출된 지식을 보유하는 과정에 있다. 히딩크의 장점은 바로 이런 지식경영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그는 외국에서 축구를 배웠기 때문에 국내 축구계의 관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한 평소 “우리보다 한 수 위의 팀들과 경기를 해야 우리 실력도 늘 수 있다”는 지론을 내세웠다.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예전 국내 기업은 리버스엔지니어링(외국에서 만든 것을 분해 후 다시 만듦)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반면 기술력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회사의 근무경험이 풍부한 간부들을 영입해야 한다. 이들로부터 회의, 결제, 협상력, 공급자 관계 등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히딩크는 우리에게 던져주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