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여곳 홍보, 신속한 배달로 고객몰이…서민층 주 공략대상

“통닭 체인점도 해보고 셀프 호프집도 운영했었죠. 수익은 꽤 좋았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그리 반기지 않는 성격이라 적응이 안 되더군요. 그래서 제 성격에 맞는 배달전문점을 차렸죠.”서울 성북구 장위동에서 피자·치킨 배달전문점인 ‘피자나라 치킨공주’를 운영하고 있는 김선임 사장(45)은 그녀의 말대로 사람을 살갑게 대하는 데 재주가 없는 편이다. 동네 통닭집은 주로 이웃들이 많이 찾는데, 이들을 부드럽게 대하는 데 서툴렀다. 게다가 술을 많이 마신 손님이 행패라도 부리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당혹감을 느꼈다. 장사를 잘하려면 외향적인 성격이 필요한데 그런 점에서 부족함이 많았다.그래서 하루 30만~40만원 매출을 올릴 정도로 장사가 잘되던 통닭 체인점을 4년여 만에 그만뒀다. 대신 손님이 직접 술을 따라 마시는 셀프호프를 개업했다. 이 호프집을 개업하는 데 든 비용은 모두 1억원. 하지만 장사는 생각대로 잘되지 않았다. 겨우 투자금의 절반 정도밖에 못 건진 그녀는 앞으로 집에서 ‘살림’만 하기로 결심했다.그러나 불운은 김사장에게만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남편이 운영하던 오퍼상도 그리 수익이 좋지 못했다.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은행빚을 갚기 위해 살던 집을 팔고 지하 전세방을 얻었다. ‘이대로 안 되겠다’고 생각한 김사장은 다시 창업을 결심했다.저렴한 가격, 꾸준한 홍보로 매출 신장창업 아이템을 찾던 중 피자와 치킨을 함께 취급하는 ‘피자나라 치킨공주’에서 체인점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접했다. 이미 통닭집을 운영해 본 경험이 있어 자신이 있었다. 게다가 아르바이트 학생을 고용하면 사람을 직접 대할 필요가 없는 배달전문점이란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는 2000년 12월 주택이 밀집해 있는 서울 장위동에서 개업했다. 창업에 필요한 자금은 주위 분들의 도움을 받아 마련했다.“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와 통닭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입지는 서민들이 많이 사는 주택가가 좋은 것 같아요. 고급주택가 사람들은 유명 피자집만 고집하잖아요.”통닭과 피자를 같이 판다는 것이 그리 색다를 것은 없었지만 ‘피자나라 치킨공주’의 차별화된 소스와 치즈 덕분인지 손님은 꾸준히 늘었다. 현재 고정고객은 1,000명 정도. 손님이 증가한 데는 전단을 이용한 홍보도 한몫 했다. 창업 당시에는 신문에 전단을 넣어 돌렸지만 별 호응이 없었다. 사람들이 전단을 보지 않고 그냥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현관에 전단을 붙였다. 많을 때는 하루 500여 장의 전단을 돌렸다. 신문을 이용할 때보다 결과가 좋았다. 새로 전단을 붙인 지역에서 많게는 하루 5통 정도의 주문전화가 걸려 왔다.이런 소득은 김사장 부부의 남다른 노력 덕분이었다. 경쟁점포가 동네에만 열 곳이 넘기 때문에 홍보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 김사장은 창업 초기부터 남편과 함께 전단 붙이는 일을 꾸준히 해 왔다. 처음에는 부부가 직접 나서 전단을 붙였지만 요즘은 일손이 달려 전담 아르바이트를 고용하고 있다.사실 매출이 현재 수준에 이르기까지 대학생 아들과 고등학생 딸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매는 자신들의 컴퓨터를 이용해 고객의 취향을 분류해주었다. 가령 손님이 양념치킨을 맵게 해달라고 주문하면 기록해 두었다가 다음에 그 손님이 또 전화하면 먼저 “맵게 해 드릴까요?”라고 물어보았다. 이런 관심을 보이자 손님들도 대환영이었다. 이 덕분인지 요즘은 멀리 이사 간 손님도 배달해 달라는 전화를 하곤 한다.“며칠 전에는 여기에서 오토바이로 15분이 넘게 걸리는 석계역 인근 지역에서 전화가 왔어요. 좀 멀어도 배달해 달라고요. 거리가 멀면 피자가 식어서 안 된다고 정중하게 거절하긴 했지만 그만큼 저희의 맛이 인정을 받는 거라 생각하니 뿌듯하더군요.”김사장이 8평 규모의 배달전문점을 차리는 데 든 비용은 1,000만원 선이다. 기계설비비가 600만원으로 가장 많이 들었고, 오토바이 두 대를 마련하는 데 180만원을 지출했다. 이 외 전기공사비와 집기비로 220만원이 들었다. 임대보증금 400만원까지 합치면 투자비용은 모두 1,400만원이다. 배달만 하는 점포여서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할 필요가 없어 창업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반면 하루 평균매출은 30만~40만원 선이며, 한달 평균매출은 약 1,500만원 정도이다. 여기에서 재료비로 900여만원과 임대료, 관리비 등을 제하면 한 달 순이익은 약 350만원이다. 기대 이상으로 장사가 잘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밀린 대출금을 갚느라 저축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일주일에 하루도 쉬는 날이 없어요. 하지만 덕분에 지하 전세방 신세도 면했고, 매출이 증가하니 마음의 여유도 생겼어요. 저희가 어려울 때 도와주신 주위 분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피자배달 전문점은 간편한 것을 즐기는 요즘 어린이들의 취향과 궤를 같이 한다. 신속한 배달을 위해 ‘피자나라 치킨공주’의 경우 세트메뉴 가짓수를 6가지로 줄였다. 장위점에서는 미디움 피자와 치킨 한 마리, 캔콜라로 이루어진 1만원짜리 세트메뉴가 가장 잘 팔린다.이 사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배달, 음식맛, 홍보 등이 중요하다. 주 고객층이 신세대와 어린이들인 만큼 아파트나 주택가 주변에 자리잡는 것이 유리하다. 하지만 배달이 생명이기 때문에 입지보다 얼마나 빨리 배달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02- 449-0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