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상위 50개 펀드중 39개 랭크...'팀어프로치 시스템' 도입 영광재현 성공

현대투신운용의 ‘바이코리아(Buy Korea) 펀드’가 다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바이코리아 펀드는 지난 99년 간접투자열풍을 몰고 왔던 주인공. 그러나 주가하락과 함께 바이코리아 펀드의 거품도 붕괴,급기야 ‘문제아’ 펀드로 전락했다.그러기를 2년 여. 올해 바이코리아는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펀드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바이코리아 펀드가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99년 3월2일. 판매 첫날에만 7,027억원어치가 팔리는 이변을 일으키더니,그해 8월 말에는 11조6,800억원이라는 경이적인 판매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내실이 뒷받침되지 않은 고속성장은 후유증도 큰 법.대우그룹 사태로 야기된 투신사에 대한 불신과 스타 펀드매니저의 이동 등으로 바이코리아 펀드는 기억의 뒤안길로 사라져 갔다.그렇게 사라지는 줄 알았던 바이코리아 펀드가 다시 빛을 발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9·11테러를 전후로 주가가 급등락을 타는 와중에도 바이코리아 펀드는 견고한 수익률을 유지했다. 이런 추세는 올 들어 더욱 심화돼 주식형 펀드 중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성과 일관성·위험조정수익도 좋아한국펀드평가가 설정액 50억원이고 주식편입비율 70% 이상인 782개 펀드를 대상으로 최근 6개월 수익률(6월1일기준)을 평가한 결과 상위 50개 펀드 중 바이코리아 펀드를 포함한 현대투신의 펀드가 39개나 포함됐다. 조사대상에 해당하는 현대투신 펀드 76개 중 절반 이상이 30% 이상의 6개월 수익률을 내고 있다.다른 평가회사의 평가결과도 마찬가지다. 제로인이 주식편입비율 70% 이상이고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643개 펀드를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수익률(6월1일 기준)을 평가한 결과 수익률 상위 50개 펀드 중 현대투신의 펀드가 절반(25개)을 차지했다.대한투신 8개,LG투신이 3개의 펀드만을 상위 50위 안에 올려 놓은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다.단순히 수익률만 높은 게 아니다. 성과의 일관성이나 위험조정수익을 감안하는 외국펀드사의 평과결과도 비슷하다. 성과의 일관성을 중시하는 리퍼코리아가 지난 5월31일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상위 20위 펀드 중 바이코리아 펀드가 11개 랭크됐다.위험조정수익을 기준으로 한 모닝스타코리아의 평가에서도 바이코리아 펀드는 최근 8개월 동안 90%이상 상위그룹에 끼었다.이처럼 바이코리아 펀드가 ‘영광재현’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운용시스템을 말 그대로 확 뜯어 고친 덕분이다. 지난 99년 바이코리아 펀드가 돌풍을 일으켰던 것은 탁월한 마케팅능력과 스타 펀드매니저 덕분이었다.그러나 체계적인 운용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은 펀드의 수명은 한계가 명확했다. 현대투신은 지난 2000년 이를 고치기 위한 대수술에 착수,지난해 초부터 국내에서는 전혀 새로운 운용시스템을 선보였다.가장 큰 특징은 ‘팀어프로치 시스템’(Team Approach System)의 도입. 펀드매니저 한 명이 여러 개의 펀드를 운용하던 체제(Ster Approach)를 최소 5명이 펀드운용에 참여하도록 기능별로 분리해 체계화했다.이에 따라 현대투신의 모든 펀드에는 최소 5명의 분야별 전문가가 운용에 참여한다. 구체적으로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가 △자산배분 전문가 △포트폴리오 매니저 △펀드관리자 △컴플라이언스 등이다. 또 자체 리서치 기능을 중시,직접 기업을 분석하는 섹터매니저도 운용하고 있다.이들은 철저한 역할분담을 통해 각 펀드의 안정적인 수익률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예컨대 섹터매니저가 종목분석을 하면 자산배분전문가가 시장상황을 고려,주식편입비중 등을 결정한다.포트폴리오매니저는 이 틀 안에서 투자종목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짠다. 각 과정에 참여하는 매니저들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했는지 여부는 펀드관리자와 컴플라이어스에 의해 이중삼중으로 체크된다.각종 연기금 운용기관으로 잇따라 선정돼평가회사의 수익률 상위 50위 펀드 중 절반 이상을 휩쓸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운용시스템이 효력을 발휘한 덕분이다. 이러다 보니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펀드 간 수익률 격차와 시장상황 변화에 따른 수익률 등락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도 자취를 감췄다.국민연금으로부터 상·하반기 운용기관으로 선정된 것을 비롯, 기획예산처로부터 연기금풀 운용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각종 연기금의 운용기관으로도 빠지지 않고 선정되고 있다.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현대투신은 ‘바이코리아의 영광재현’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자체분석이다. 새로운 운용시스템이 고객에게 진정으로 인정받으려면 3~5년은 걸려야 한다며 장기승부를 벼르고 있다 .김병포 현대투신 대표는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률과 펀드 간 수익률 편차가 적은 장기 대형화펀드의 육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글로벌 관점의 리서치능력과 팀어프로치시스템에 의한 운용체계,철저한 리스크관리란 삼박자가 맞아떨어지고 있어 이런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간접투자의 불꽃을 찬란하게 피워올렸던 바이코리아 펀드. 새로운 운용시스템으로 무장한 바이코리아펀드가 과연 피델리티의 마젤란 펀드처럼 장기대형펀드로서 명성을 발휘할지 주목되는 순간이다.Interview 성금성 운용본부장“팀중심 운용시스템이 위력 발휘했다”“그동안의 시행착오가 이제야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성금성 현대투신운용 운용본부장은 최근 바이코리아 펀드의 약진은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과거의 오류를 고치기 위해 도입한 팀어프로치방식의 운용시스템이 효력을 나타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운용본부장으로서 바이코리아 펀드의 영광재현을 이끌고 있는 성본부장을 만났다.새로운 운용시스템은 언제 도입했는지.바이코리아 펀드의 거품이 꺼진 지난 2000년 중반부터였다. 스타펀드매니저 한 명에게 의존하거나 아무런 전략 없이 시장상황을 따라가는 운용체계로는 고객들로부터 장기적인 신뢰를 얻기가 힘들다고 판단했다.그래서 상당한 돈과 시간, 기술을 투입해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 지난해 초부터 적용하고 있다.과거의 운용시스템과 다른 점은.스타펀드매니저에게 펀드를 맡겨놓으니 투자기술은 좋으나 관리역량이 떨어졌다. 성과의 지속성에도 문제가 있었다. 매매행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대응능력도 떨어졌다.이를 보완하고 고객의 요구에 걸맞은 시스템이 팀어프로치방식이다.수익률 상위 50위 펀드에 바이코리아펀드가 절반이상을 차지하는데.당연한 결과다. 모든 펀드에 비슷한 정도의 리스크가 허용돼 있으며 이는 엄격하게 준수된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펀드가 비슷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그래도 시장의 변동성엔 취약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그동안 우리 펀드매니저들은 ‘시장’을 팔았다. 자연스럽게 시장에 따라 수익률이 출렁거렸다. 이제 우리는 시장이 아닌 ‘실력과 철학’을 판다. 시장의 변동성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얘기다.외국운용사와 비교한다면.템플턴투신은 개별종목별 가치투자를 중심으로 한다. 이에 비해 현대투신은 한국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는 포트폴리오 구성과 개별종목의 가치투자를 병행하고 있다.새로운 운용시스템은 완전 정착됐는가.진정한 정착은 고객들로부터 평가받아야 한다. 그러자면 3~5년은 걸릴 것이다. 충분히 고객의 신뢰를 얻을 자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