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정릉동,강남구 일원동 등 '1급 조망권' ...가격은 저평가, 환경 프리미엄은 '최고'

‘도심에서 가까운 청정 주거지 어디 없나?’교통체증과 자동차 소음, 따가운 햇볕에 매연과 복사열까지 더해진 서울의 여름.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도 거대도시 서울에선 휴식다운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외곽으로 옮기자니 생활터전이 멀어져 출퇴근 시간이 배로 늘어나기 일쑤다.자녀교육과 생활편의시설까지 감안하면 결심을 굳히기 더 힘들어진다. 실제로 공해를 피해 교외로 이사한 직장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환경 따라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늘었다”는 불만을 호소하곤 한다.그러나 조금만 눈을 돌리고 생각을 바꾸면 대안이 보인다. 서울시 곳곳의 산들을 끼고 있는 이른바 ‘청정 아파트’들이다. 여름에는 에어컨이 필요 없고, 약수터에서 물을 길어다 먹을 수도 있다. 상쾌한 공기를 몸속 가득 담는 아침산책은 선택이다.도심까지 출퇴근이 그다지 어렵지 않고 퇴근 후엔 유원지 뺨치는 경관을 즐기며 그야말로 재충전과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곳. 도심의 편리함과 자연의 풍요로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서울 속의 숨은 청정지대를 찾아가 보자.산 프리미엄 아직까진 ‘저평가’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주거환경에 대한 중요성 또한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90년대 중반 이후 ‘환경 프리미엄’은 집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았다.첫손에 꼽히는 환경변수는 한강 조망권.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는 그렇지 않은 아파트에 비해 월등히 높은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대표적인 한강 조망권 아파트인 광진구 구의동 현대프라임아파트의 경우 같은 47평형이라도 한강이 보이는 세대는 최고 7억2,000만원, 그렇지 않은 비로열층은 5억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가장 큰 평형인 67평형은 로열층이 11억원, 비로열층은 6억원 선이어서 가격차가 무려 5억원에 이른다. 한강 조망권 하나가 소형아파트 서너 채 값어치를 하는 셈이다.이에 비해 산 조망권은 아직까지 프리미엄이 낮게 형성된 편이다. 오히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보다 낮은 경우도 많다. 아파트값이 투자성 중심으로 매겨지다 보니 자연환경보다 교통 및 입지여건에 더 많은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산이 가깝다’는 것은 곧 ‘교통이 불편하다’는 선입관이 남아 있는 점도 이들 아파트가 저평가된 원인이다.그러나 직장 등 생활터전이 강북이냐, 강남이냐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청정 주거지가 적지 않다. 강북지역의 경우 인왕산 주변인 종로구 청운동·평창동과 서대문구 홍은동·홍제동, 북한산 주변인 성북구 정릉동, 강북구 우이동 등이 공해를 피할 수 있는 산 조망권으로 분류된다.강남권에서는 대모산을 바라볼 수 있는 강남구 일원동·수서동과 우장산 주변의 강서구 화곡동·등촌동, 관악산 줄기의 관악구 신림동 일부가 손꼽힌다.이들 지역은 지하철 역세권이 아닌 경우가 많지만 버스노선이 잘 발달돼 있어 대중교통 여건은 그리 불편하지 않다. 또 승용차를 이용하면 강북 강남 도심까지 1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정릉·우이동·평창동 등 도심 1시간 출퇴근권서울의 대표적인 드라이브코스인 북악산길 주변은 그린벨트와 군사시설 때문에 건물이 새로 들어서기 힘든 지역이다. 그러나 성북구 정릉동 쪽으로 들어서면 잘 보존된 녹지를 정원으로 삼을 수 있는 아파트가 꽤 많다.지난 99년 입주한 정릉 대우아파트와 96년 입주한 중앙하이츠는 북한산 국립공원 기슭에 위치해 있다. 맑은 공기와 조망권이 최대장점인 이곳은 동간 거리가 넉넉하고 단지 내 조경도 잘 꾸며졌다는 평가를 받는다.아파트 시세도 도심보다 30% 이상 낮다. 단지 앞을 오가는 마을버스를 이용,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까지 쉽게 갈 수 있으며 내부순환도로, 북악산길 이용도 수월하다.대우아파트 32평형은 1억8,500만원 선이며 전세가는 1억1,000만원 선이다. 중앙하이츠 33평형은 매매가가 1억6,500만원, 전세가는 9,5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종로구 청운동 평창동 일대는 인왕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예전부터 고급주택들이 많이 들어선 상류층 주거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소형 평형 비중이 큰 빌라나 아파트도 적지 않아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청운동 벽산빌리지는 자하문터널 오른편에 위치해 있다. 89년에 지어졌으며 30평형대 매매가는 평당 750만원 안팎이다. 34평형 전세가는 1억5,500만원 선으로 강남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지난해 입주한 평창동 롯데낙천대도 ‘좋은 아파트’로 꼽힌다. 지상 주차장을 없애고 단지 조경에 공을 들였으며 고급 마감재를 사용해 품격을 높였다는 평이다. 34평형 매매가는 2억9,500만원 선, 전세가는 2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한편 산 조망권 아파트 가운데 강 못지않은 프리미엄을 과시하고 있는 곳도 있다. 강남구 일원동 한솔아파트는 대모산을 바라보는 30평형 3개동의 로열층 가격이 최고 5억6,000만원 선에 이른다. 같은 30평형이라도 산이 보이지 않는 뒷동은 4억8,000만원 선. 산 프리미엄만 8,000만원인 셈이다.또 내년 12월 입주하는 강서구 등촌동 현대IPARK와 내년 7월 입주 예정인 강서구 화곡동 롯데아파트도 각각 매봉산과 우장산 조망권을 확보한 아파트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