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 ‘피버노바’로 이미지 업그레이드 성공 … 나이키, 국가대표팀에 유니폼 공급 ‘특수’ 누려

2002한·일월드컵에서 아디다스와 나이키가 자존심을 걸고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인 분야는 참가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이다. 스폰서 계약을 맺을 경우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 입는 유니폼에 자사 로고를 넣을 수 있어 최대의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이번 월드컵에서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각각 10개국과 8개국의 대표팀에 유니폼을 공급했다. 먼저 아디다스는 우승후보 1순위였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독일, 스페인, 스웨덴, 터키, 중국,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잡았다.이에 비해 나이키는 개최국인 한국과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비롯해 포르투갈, 미국, 나이지리아, 크로아티아, 벨기에, 러시아 등과 계약을 맺고 공식 지원했다.일단 대회 시작 전에는 아디다스 쪽에 무게중심이 쏠린 것으로 분석됐다. 수적인 면에서 앞선 데다 우승후보가 많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별예선에서 아디다스가 지원하는 프랑스와 아르헨티나가 잇따라 탈락하고 나이키와 계약을 맺은 한국과 브라질이 선전하면서 상황은 균형을 이뤘다.첨단소재의 유니폼과 축구화 경쟁도 장외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두 회사는 서로 최첨단 제품을 내놓기 위해 기술력을 총동원하는 등 물밑에서 치열한 자존심경쟁을 벌였다. 이런 열기 속에서 선수들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입고 마음껏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아디다스가 일본대표팀에 공급한 DLC유니폼은 초경량에 습도조절 능력과 근육압박조절 기능을 갖춰 최첨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아디다스 축구화 프레데터 마니아는 발의 근육 및 혈관 위치까지 따져 피부처럼 느껴지도록 설계됐다. 아디다스의 기술력이 총동원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유니폼 첨단 기술 바탕 초경량 경쟁나이키는 초경량 유니폼으로 승부를 걸었다. 무게가 위아래를 합쳐 골프공 8개에 해당하는 319g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특수 마이크로 섬유와 방수소재를 활용해 통기성과 방수성을 크게 강화했다.축구화 역시 매우 가볍고 발의 굴곡을 따라 다자인하는 등 보다 정확하게 공을 찰 수 있도록 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축구화의 경우 한 짝의 무게가 200g 이 되지 많을 만큼 가볍다는 후문이다.유니폼이나 축구화 외에 두 회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유명 축구스타들을 잡기 위해서도 한바탕 대회전을 치렀다. 축구팬들의 관심이 몇몇 스타들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는데다 발군의 활약을 펼칠 경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때문에 엄청난 홍보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에 엄청난 계약금을 감수하면서까지 스타들을 끌어들였다.구체적으로 아디다스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 꼽히는 지네딘 지단과 인기절정의 데이비드 베컴, 그리고 스페인의 희망 라울 곤살레스를 후원했다.또 나이키는 오래 전부터 후원해 온 세계 최고의 공격수 호나우두 외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와 후원계약을 맺었다.돈과 직결되는 마케팅에서도 두 회사는 월드컵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먼저 아디다스는 2002한·일월드컵의 공식 후원사임을 대회 기간 내내 강조했다.‘축구하면 아디다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다각도로 힘을 쏟았다. 전체적인 마케팅활동도 여기에 맞춰 전개했다. 대회 막바지에는 독일 본사의 회장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가지회견을 갖는 등 국내 마케팅을 측면 지원하기도 했다.나이키는 대회 시작 직전인 지난 5월 여의도에 ‘나이키파크’를 개장하면서 선수를 쳤다. 약 4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나이키파크는 대회 기간 내내 이번 월드컵을 상징하는 공원으로 많은 인기를 모았다.나이키는 또 지하철을 월드컵마케팅의 무대로 활용했다. 서울지하철 여의나루역의 역사 전체를 세계적인 축구스타 24명의 대형 이미지로 도배, 눈길을 끌었다. 이들 축구스타는 모두 나이키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거나 공을 사용, 나이키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홍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두 회사의 치열한 마케팅이 빚어낸 결과도 흥미롭다. 아디다스는 피버노바로 대박을 터뜨렸고, 나이키는 한국축구대표팀 유니폼으로 엄청난 특수를 누렸다.피버노바의 경우 대회 기간에 월드컵 공인구로서의 위력을 발휘하며 10만개(개당 15만원) 이상이 팔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회사측은 “너무 많이 팔리는 바람에 미처 매진사태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 못했다”며 “7월이나 돼야 공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나이키의 한국대표팀 유니폼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한국대표팀이 4강에 오르는 등 엄청난 괴력을 발휘하고, 길거리 응원에 700만명 이상이 몰리면서 붉은색 유니폼이 폭발적으로 팔렸다. 회사측은 대회 기간에 약 20만벌(벌당 4만8,000원) 가까이 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아디다스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약 460억원을 마케팅비로 지출했다. 하지만 직간접적인 효과를 합칠 경우 수익은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디다스코리아의 경우 이미 매출액 면에서 올해 목표치를 월드컵이 열린 6월 중에 달성했을 정도다.나이키 역시 공식 후원사는 아니지만 이번 대회를 맞아 여느 월드컵보다 치밀하게 마케팅을 전개했다. 특히 본사의 전체 조직이 풀가동돼 ‘축구도 이제는 나이키’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각오로 전력을 기울였다.두 회사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는가는 정확하게 수치로 나타내기 힘들다. 월드컵의 경우 어느 때보다 이미지 효과가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 회사 모두 나름의 성과는 거두었다고 자평한다.아디다스측은 ‘이번 대회를 통해 축구의 상징은 역시 아디다스’라는 이미지를 더욱 확실하게 심었다고 설명한다. 반면 나이키측은 ‘올림픽에 이어 월드컵에서도 나이키의 힘은 빛났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