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절상 수혜기업 선별매수 바람직...미 증시 불확실성으로 상승은 '한계'

미 기업들의 분식회계 문제가 대표적인 제약회사이며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머크(Merk)사로 확대돼 투자자들의 불신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IT부문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주식시장이 출렁거리더라도 제약, 소비재 등 경기방어업종의 대표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잘 버티면 투자심리의 급랭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경기방어적 성격을 가진 종목까지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주식시장의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주식시장의 하락은 다시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이것은 다시 주식을 비롯한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포지션을 줄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번주(7월8일) 들어 다우 지수는 심리적으로 중요하게 인식되던 9,000선이 붕괴됐고 나스닥지수도 연속 하락해 각각 6~7%가 떨어졌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2000년의 사상 최고치 대비 19.9%, 그리고 나스닥지수는 73.3%가 폭락했다.특히 거품이 많이 형성됐던 나스닥지수의 하락률은 일본 니케이지수의 마이너스 75.9% (1989년 12월~2001년 9월), 그리고 대공황 직전 다우지수의 마이너스 89% (1929년 9월~1932년 7월)에 비견되는 심각한 수준이다.미국 주식시장이 이처럼 저점을 경신하는 사이에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서 이달 중에 종합주가지수는 746~800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미 주식시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매도공세를 강화하지 않고 오히려 순매수를 보인 점이 지수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된다.외국인들은 연간으로는 3조2,16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7월 중에는 5,991억원(10일 현재)의 순매수를 나타냈다.최근 주식시장 여건의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메모리 반도체 현물가격의 상승과 달러 대비 원화환율의 급락인데 외국인들의 순매수도 이러한 변화와 연관돼 있고, 향후 차별적인 모습이 지속될지를 결정할 핵심 변수이다.우선 D램 가격은 3월의 고점 대비 50%가 급락하고 최근에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데 128MD램의 경우 5월 초의 저점 대비 33%의 가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업체들의 재고조정과 개학 시즌에 대비한 가수요가 작용했기 때문인데 본격적인 상승으로 이어지기에는 아직도 수요산업의 변화가 분명하지 않다.한편 원화는 20개월 만에 1,170원대에 진입해 국제외환시장에서 투자자들의 달러화 매도와 맥락을 같이했다. 원화가치의 상승은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요인이기도 하지만 환차익을 노린 단기투자자금의 유입을 가속화시켜 일시적으로는 증시에 유동성을 보강해줄 수도 있다.물론 궁극적인 요인은 경기상황이 관건이다. 증시개방을 통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속히 유입됐던 98년 이후의 환율 하락기(98년 2~7월)에서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음식료업종과 철강업종이 주가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보였으나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당시의 경기상황이 중요함을 보여주었다.최근의 원화절상 기간 중에도 음식료업종과 국제시세가 상승한 철강업종이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보였고, 외화표시 부채 규모가 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포함된 운수창고업종의 초과 수익도 돋보였다.원화절상의 수혜를 볼 기업, 하반기 실적 개선이 나타날 기업 등에 대한 선별적인 매수로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차별화되는 모습이나 미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당분간은 지수가 박스권 내에서의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므로 그에 따른 기술적 매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