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PC·PDA·휴대전화로 이동중 인터넷 검색… KT·SKT·하나로통신 공격 마케팅

월드컵의 역사적 순간은 무선랜(LAN)을 타고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사진기자들은 전화선이나 초고속망 대신 무선으로 촬영 영상을 본사로 보냈다. 무선데이터통신이 있기에 가능했다.올해 인터넷의 화두는 모바일. 사람과 사람, 정보와 정보를 끊임없이 연결하려는 욕구는 이동 중에도 멈추지 않는다. 유선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난 무선인터넷이 문자와 그림전송은 물론 움직이는 영상까지 전송한다.그런데 이동 중 데이터(문자와 그림) 송수신 서비스가 크게 두 갈래로 갈리고 있는 것이 특징. 사용자들은 무선랜 방식과 CDMA 방식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사업자도 KT, 하나로, SK텔레콤 등 다양하다.통신 거인 KT가 무선랜(LAN)을 근간으로 한 ‘네스팟’(nespot)을, 하나로통신이 ‘하나포스 애니웨이’(anyway)를, SK텔레콤이 CDMA 무선망을 기본으로 한 ‘네이트’(nate)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최종 사용자는 노트북, 휴대전화와 디지털 휴대단말기(PDA) 등을 이용해 무선인터넷에 접속하면 된다.KT와 하나로통신이 최근 상용화한 ‘공중망 무선랜’은 접속이 쉽다. 집, 지하철, 학교, 호텔 등 일정 서비스지역에서 랜카드를 장착한 노트북, PDA 등을 켜기만 하면 자유자재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공중무선인터넷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업계는 무선랜 서비스 공간을 ‘핫스팟’(HOT SPOT)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사용자는 이 핫스팟에 들어가면 동일한 ID로 전국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조기주 KT 부장은 “핫스팟을 전국에 확대하고 있으며 앞으로 해외로밍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는 올해 1만개소 이상의 핫스팟 장소에 무선접속장치인 AP(Access Point)를 10만여 개 설치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약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올 2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KT는 “6월 초까지 전국 7,000개의 핫스팟을 확보했다”며 “이제 집에서 쓰던 초고속인터넷을 들고 다닐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AP는 일종의 안테나. 노트북이나 PDA에서 송출된 인터넷 신호를 송수신한다. 무선랜의 장점은 대용량의 데이터 전송능력. 최대 초당 11MB의 데이터를 송수신한다.KT는 “전세계적으로 무선랜 기술을 활용해 이와 같이 대규모로 공중무선랜사업을 안정적으로 제공한 사례가 없다”고 독보적인 기술임을 강조했다.이와 유사한 무선랜 방식으로 KT에 맞서고 있는 하나로통신 ‘하나포스 애니웨이’는 지능망서비스와 VoIP(음성데이터통합) 기술을 적용한 음성통화기능을 구현할 예정이다.즉 노트북과 PDA를 이용해 음성 및 데이터통신이 가능한 무선 기반의 서비스를 연내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80여 개 시를 포함해 전국 100개 시도를 서비스지역으로 확보했다. 주택과 빌딩에서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현재 광화문역, 메리어트 호텔, 롯데리아, 버거킹 등에 핫스팟을 조성했다. 이 회사는 연말까지 핫스팟을 1만5,000여 개로 확대할 계획이다.다양한 요금제도·선택상품이동성을 가미한 서비스 특성상 판매상품도 다양하다. 그만큼 소비자 선택이 넓다는 뜻이기도 하다.KT는 ▲AP가 설치된 핫스팟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네스팟베이직 상품 ▲구내에 AP를 설치해 사용하는 네스팟프리미엄 상품 ▲호텔 등에 AP를 설치해 사업주의 부가사업이 가능한 네스팟비즈니스 상품을 출시하고 정액제, 기본료+종량제의 이부요금제, 종량제 등 3종류 요금제도를 확정했다.하나로통신도 ▲AP가 설치된 사업장에서 이용하는 제휴형 ▲이동이나 외출이 많은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동형 ▲가정과 집 밖에서도 무선랜을 사용할 수 있는 가정형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형 ▲외국인처럼 한시적 사용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일시형 등 5가지 상품을 출시했다. 하나로통신의 이용요금(정액제)의 경우 3만5,000~6만원이다.양사의 가입자는 현 약 2만명. 핫스팟의 확대와 함께 가입자도 늘어날 전망이다.이에 비해 SKT는 유무선 통합시대에 대비한 전략무기로 ‘네이트’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SKT의 무선인터넷의 특징은 CDMA 2000이라는 무선데이터 통신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서비스 방식만 다르지 사용자들이 받는 서비스는 궁극적으로 인터넷이라는 점에 수렴한다.장소를 가리지 않는 초고속 무선인터넷KT와 하나로통신은 유선인터넷사업인 메가포스 하나포스와 마찬가지로 ‘초고속’을 강조하고 있다.예컨대 월드컵 현장에서 사진기자들은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즉시 전송했다. KT가 월드컵 구장에 AP를 설치해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핫스팟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아직 서비스 가능지역이 수십 곳에 불과하고 초기 사용자 가입 단계지만 시장의 폭발은 시간문제. AP 설치지역이 늘어나면 가입자수도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정보검색과 e메일 활용도가 높은 대학 구내, 패스트푸드점 등은 벌써부터 무선랜 지역으로 각광받고 있다. 노트북 사용자들이 이 지역을 찾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무선랜의 사용은 의외로 간단하고 속도도 만족스럽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무선랜 사용테스트에 나선 노트북 사용자는 ‘핫스팟’ 서비스지역인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 역사 내 만남의 광장에서 노트북PC로 접속해 보았다.“노트북을 켜고 무선랜카드의 고유번호인 맥어드레스(Mac address)로 1~2초 만에 자동으로 사용자인증과 동시에 접속을 완료했다. 그다음은 사무실에서 유선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과 동일하다. 인스턴트 메신저인 MSN 메신저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다”고 설명했다.프로그램 다운로드 속도도 사무실에서 랜을 사용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하나로통신의 하나포스애니웨이에 접속하면 PDA로도 무선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 검색은 물론 e메일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이동전화기반의 인터넷 네이트아직 무선랜 서비스는 노트북과 PDA 단말기로 제한된 것이 사실. 이에 비해 SKT의 무선인터넷은 접속기기가 다양하고 콘텐츠가 차별화된 편이다. PC와 PDA는 물론 휴대전화, 차량장착 단말기(VMT) 등 다양한 단말기로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이동전화 서비스 업체만이 할 수 있는 장점이다.CDMA 방식에 기반을 둔 네이트 서비스는 유선과 무선 인터넷상 네이트닷컴과 차량장착 단말기(VMT)를 통해 제공되는 네이트 드라이브, PDA를 통한 네이트 PDA로 구분된다.특히 네이트의 장점은 휴대전화를 이용하기 때문에 인터넷과 음성통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SKT 정만원 상무는 “11월부터 PDA를 통한 네이트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휴대전화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네이트 서비스에는 무선인터넷 접속기능을 비롯해 이동전화 기능이 내장돼 있어 하나의 단말기로도 데이터서비스와 무선통화가 가능하게 돼 2대의 단말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휴대전화를 이용한 무선인터넷은 접속이 용이해 이미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또 편리성이나 콘텐츠 면에서 KT나 하나로통신을 앞선 모습이다. PDA를 포함하여 증권, 금융, 서비스 시장은 10만여 명, 200억원대(서비스만)에 이르고 있다.그러나 최종 사용자 측면에선 무선인터넷서비스라는 동일한 서비스를 놓고 KT, 하나로통신 등의 초고속 인터넷과 경합을 벌이는 모양이다.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아직까지 이들 무선랜과 CDMA 서비스가 경쟁한다기보다 무선데이터통신 시장 자체를 키우는 보완재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용어설명▶ 무선랜(근거리 통신망) : 특정 장소에 기지국 역할을 하는 무선접속장치(AP)를 설치하고 2.4GHz대역의 주파수를 사용, 무선랜카드가 장착된 노트북이나 PDA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AP(Access Point) : 컴퓨터에 달려 있는 무선랜카드와 연결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안테나 겸 접속장치. 일종의 무선허브다.▶ 핫스팟 : 실외 AP가 설치돼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