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영현장서 다양한 활동"...현대 . LG "평범한 주부로 안방내조" 대조
재벌가의 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재벌가의 아들들이 대부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활동하고 있는 반면, 딸들은 가풍에 따라 활동이 천차만별이다.이 같은 현상은 대표적인 재벌가인 삼성가와 LG가를 비교하면 단적으로 드러난다. 삼성가를 일군 이병철 선대회장은 5명의 딸을 뒀다. 장녀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5녀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국내 자산순위 30위 안에 드는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반면 LG가의 구자경 회장의 두 딸(장녀 훤미씨와 차녀 미정씨)은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다. LG가는 유교적이고 보수적인 기풍이 강하기 때문이다.이런 두 집안의 가풍은 2세들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대권을 승계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세 딸 중 장녀(이부진 호텔신라 부장)와 차녀(이서현 제일모직 부장)는 경영일선에서 활발히 뛰고 있다.그러나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두 딸은 아직 어리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경영에 참여할 일은 전혀 없다는 것이 그룹측의 전언이다.삼성/경영일선에서 왕성한 활동삼성가의 가풍은 아들, 딸을 가리지 않고 능력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주요 재벌가들이 고수하고 있는 장자상속의 원칙도 오래전에 폐기됐다. 이병철 선대회장이 3남인 이건희 회장을 후계자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딸들에게도 비교적 자유롭게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장녀 인희씨와 5녀 명희씨는 이선대회장이 적극 밀어준 경우다. 인희씨(74)는 한솔그룹(고문)을, 명희씨(59)는 신세계그룹(회장)을 각각 이끌고 있다. 이선대회장은 자서전 <호암자전 designtimesp=22574>에서 “호텔신라가 설립 초기 어려움을 겪었으나 큰딸이 안살림을 챙기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밝혔다.둘째딸 명희씨에 대해서도 “패션감각이 뛰어난 점을 고려해 백화점을 맡겼다”고 술회했다.이인희 고문의 한솔그룹은 지난 91년 10월 전주제지가 삼성그룹으로부터 분리되면서 탄생했다. 한솔은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후 이고문이 실질적인 그룹회장 역할을 하며 덩치를 키웠다.이고문은 세 아들에게 금융(조동혁 부회장), 정보통신(조동만 부회장), 제지(조동길 부회장) 부문를 맡겨 분리경영을 해왔지만 최근 장남을 제치고 3남에게 그룹 회장직을 물려줬다. 능력을 중시하는 가풍을 이은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옥형, 자형 등 두 딸은 회사일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한 것.신세계그룹의 수장인 이명희 회장은 지난 65년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79년 2월 신세계백화점에 이사로 입사해 98년부터 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전문경영인제를 적극 도입해 오늘의 신세계를 일궈냈다.신세계 이회장은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아들은 정용진 부사장이다. 외동딸인 유경씨(29)도 현재 신세계 계열 조선호텔 상무로 재직 중이다. 유경씨는 전공(인테리어 미술)을 살려 호텔의 객실 인테리어와 소품을 맡고 있다. 호텔 관계자들은 “한달에 한두 번 정도 출근해 업무파악을 하고 있는 정도”라고 귀띔했다.이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대권을 물려받은 삼성그룹 이건회 회장의 딸들 또한 가풍을 이어받아 적극적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의 자녀는 1남 3녀. 외아들인 재용씨는 현재 삼성전자 상무보로 근무하면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장녀인 부진씨(32)는 호텔신라 부장으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부진 부장은 대원외국어고를 거쳐 연세대 아동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졸업 후 삼성복지재단과 삼성전자 국제경영연구소에서 잠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그러다 2001년 9월 호텔신라로 자리를 옮겼다.영어와 일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이부장은 요즘 국내 전문가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호텔전문경영인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 해외 호텔업계의 새로운 흐름을 파악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부장은 99년 8월 삼성물산에 근무하던 평사원 임우재씨와 결혼했다. 임씨는 미국 모 대학MBA 과정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차녀 서현씨(29)는 7월 초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했다. 그녀는 서울예고를 거쳐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을 졸업했다.일본 게이오대학 부설 일본어 연수과정도 수료해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녀가 입사한 제일모직 패션연구소는 20여 명의 전문가가 패션마케팅리서치, 패션기획, 상품기획 인력과 디자이너 교육 등을 주관하는 곳.서현씨는 2000년 7월 동아일보 김병관 회장 차남 재열씨와 결혼해 현재 1녀를 두고 있다. 이회장의 막내딸인 윤형씨(23)는 현재 이화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이다.이병철 선대회장의 맏손녀이자 이재현 제일제당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씨(45)는 서울대 가정학과와 하버드대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주로 미국에서 활동해 왔다. 김석기 전 중앙종금 회장과 결혼했으나 이혼했다.한때 제일제당 이사직을 맡았으나 지금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롯데. 동양. 대성/남자못지 않은 수완 발휘현재 전문경영인 못지않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재벌가 딸’들 중에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총괄 부사장(59)을 빼놓을 수 없다.64년 이대 가정과를 졸업한 신부사장은 73년 호텔롯데 이사를 거쳐 80년 롯데쇼핑 영업이사로 온 후 20년 넘게 영업상무와 상품개발, 매입 부사장을 거쳐 지난 97년부터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일처리가 분명하고 판단력을 갖춘 경영자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신부사장은 1남 2녀를 두고 있다. 두 딸도 어머니의 뒤를 이어 롯데쇼핑에 근무했거나 근무하고 있다. 언니인 장선윤씨(32)는 본점 상품매입본부 숙녀과 해외담당 과장으로 있다가 지난해 그만뒀다. 동생 정안씨(30)는 현재 롯데백화점 잠실점 잡화과 과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은 미국에 유학, 패션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동양그룹의 창업주 고 이양구 회장의 장녀인 혜경씨(50)는 일절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 반면 차녀인 화경씨(46)는 적극 참여하고 있다. 화경씨는 이화여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75년 동양제과에 구매부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조사부, 마케팅부 등 다양한 부서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2001년 9월 동양제과를 포함한 16개 계열사가 오리온그룹으로 출범하면서 베니건스, 온미디어, 메가박스 등 3개 사업체를 맡게 됐다. 이사장이 맡은 신규사업이 잇달아 성공하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의지로 경영일선에 나선 이도 있다. 바로 김성주 성주인터내셔날 사장(46)이 주인공이다. ‘현금 부자’로 소문난 대성그룹 집안의 막내딸인 그녀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학길에 올랐지만 외국에서 가족 모르게 결혼식을 올리는 바람에 송금이 끊겨 빈털터리 신세가 됐다.고학으로 미국과 영국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백화점 말단직원으로 출발했다. 그녀는 몇 년 뒤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만들어 패션유통업계의 실력자로 떠오른 것. 고 김수근 대성그룹 명예회장도 “남자로 태어났으면 더 큰일을 했을 텐데…”라며 그녀의 능력을 아쉬워했다는 후문.유명 가죽 브랜드인 MCM 사업관리권 분쟁으로 오빠인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법정소송까지 가는 소동을 겪기도 했다.현대. LG/유교적 가풍,안방내조 열심그러나 LG와 현대가는 유별날 정도로 딸들의 경영참여를 차단하고 있다.LG그룹의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은 6남 4녀를, 장남 구자경 명예회장은 4남 2녀를 뒀다.LG의 아들들이 대부분 경영에 참여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딸, 며느리들은 ‘안방내조’에 만족하는 처지다. 일절 사무실에 발을 들이지 않을뿐더러 사회·문화활동 등 바깥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다.워낙 보수적인 가풍이 강해 ‘집안어른이 외국에 다녀와도 여자는 공항에 나가지 않는다’ ‘궁금한 일이 있어도 회사에 전화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있을 정도다.대신 혼맥은 화려하다(표참조). ‘좋은 집안에 시집보내는 것이 최선’이라는 가풍을 갖고 있는 듯하다.구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본무 회장은 딸만 둘을 뒀다. 장녀 연경씨는 LG애드의 지분을 17.5% 갖고 있는 최대주주다. 그러나 경영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 그룹 관계자의 주장.현대가도 LG가 못지않게 보수적이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옛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가문 중의 한 곳이다. 정전명예회장의 셋째며느리인 우경숙 현대백화점 고문(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처)이 활동하고 있을 뿐 딸들은 주부로 안방내조에 열심이다.정전명예회장의 고명딸인 경희씨(58)는 현대건설에 공채로 입사한 정희영씨(62)와 결혼했다. 두 사람의 결혼은 정전명예회장의 입김이 컸다는 후문이다. 정씨를 사윗감으로 점찍은 뒤 딸은 유학생으로, 사위후보는 도쿄법인 이사로 일본에 내보내 ‘관계’가 무르익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정씨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종합상사의 사장을 역임한 뒤 현재 처가에서 독립, 선진종합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정전명예회장은 생전에 장남인 몽필씨(사망)의 두 딸에게 상당한 애정을 기울였다. 장녀인 은희씨(31)는 이화여대 불문학과를 나왔다. 남편인 주현씨(35)는 고려대 응용통계학과 출신으로 대학시절 만나 교제하다가 지난 95년 8월에 결혼했다.주현씨는 동서산업영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차녀 유희씨(28)는 지난 98년 정전명예회장 방북 때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화여대를 수석 입학한 재원으로 99년 8월 김석원 쌍용 회장의 장남인 김지용 용평리조트 이사와 결혼했다.정전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현대 기아차 회장은 1남 3녀를 뒀다. 장남 의선씨(현대자동차 전무·32) 이외에 장녀 성이(40), 차녀 명이(38), 3녀 윤이씨(34)가 있다. 성이씨는 정형외과 전문의인 선두훈씨(선병원 이사장)와 결혼했다.명이씨는 정태영 현대 기아차 총괄구매본부장(전무)과 결혼했다. 정씨는 정강진 종로학원장의 장남이다. 윤이씨는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전무와 결혼했다. 신씨는 평범한 집안 출신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루터란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98년까지 현대모비스에 근무하다 현대하이스코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세 딸은 모두 회사일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 정몽헌 현대상선 이사와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의 자녀들은 아직 나이가 어리다.한진. 두산.코오롱/현대 LG가와 닮은꼴이 같은 분위기는 코오롱이나 한진그룹, 두산그룹 등도 마찬가지다. 코오롱은 이동찬 명예회장이 지난 70년대 한국나일론과 한국폴리에스터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숙부 이원천씨와 경영권 분쟁을 벌인 뒤 외동아들 이웅렬 회장 이외에는 집안사람들을 그룹에 얼씬도 못하게 했다.따라서 다섯 명의 딸과 사위는 모두 코오롱과 무관하다. 다섯 딸은 모두 이화여대를 졸업했다. 장녀 경숙씨(56)는 이문조 영남대 정치행정대학원장과 결혼했다. 이씨는 이효상 전 공화당 의장서리의 3남이다.차녀 상희씨(53)는 고석진 전 빠이롯드전자 회장, 3녀 혜숙씨(50)는 이동혁 고려해운 사장, 4녀 은주씨(48)는 의사인 신영철씨와 화촉을 밝혔다. 막내인 경주씨는 곽명덕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의 장남인 곽태훈씨와 결혼했으나 이혼했다.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의 장녀 현숙씨(52)는 지난 68년 당시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근무하던 이태희 한진그룹 법률고문과 결혼했다. 두산그룹 고 박두병 초대회장은 6남 1녀를 뒀다.6남 1녀의 슬하에 딸이 3명뿐일 정도로 딸이 귀한 집안이다. 역시 두산의 딸들도 경영과는 무관하게 지내고 있다. 이 밖에 고 최종현 회장의 외동딸인 기원씨(38)도 바깥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눈치다.최전회장은 신입사원 연수기간 중에 “여러분 중 한 사람에게 딸을 시집보낼 생각이 있으니 한 번 도전해보라”고 말하곤 했다. 기원씨와 결혼한 이는 김준일 전 SK&C 전무(43)다.김전무는 최태원 SK(주)회장이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90년 귀국한 뒤 선경마그네틱 기획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경영정보시스템 구축관계로 김준일 전무와 첫 인연을 맺었고 나중에 여동생을 소개해준 것. 두 사람은 교제 3개월 만에 전격 결혼을 선언했다.김전무는 이후 SK텔레콤 인수를 위해 세웠던 대한텔레콤 상무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혼, 현재 벤처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그에 대해 “성격이 소탈하고 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기억했다.기원씨는 현재 SK그룹이 출자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이사장 최태원 회장)에 관여하고 있다.돋보기 재벌가 혼맥한 다리 건너면 ‘모두가 사돈’재벌가의 혼맥은 한 마디로 ‘한 다리 건너면 모두가 사돈’이다. 이들의 혼맥도는 곧 ‘한국 상류사회’의 족보로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한 예로 ‘모든 혼맥은 LG로 통한다’는 LG가를 보자.지난 57년 구자학 (주)아워홈 회장이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 숙희씨와 결혼, 삼성가와 사돈이 됐다. 또 구회장의 차녀 명진씨가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4남인 정호씨(메리츠증권 부회장)와 결혼, 사돈을 맺었다.대림과 두산그룹과도 인연을 맺었다. 구자경 명예회장 동생인 자혜씨가 이재준 대림그룹 회장 막내동생인 이재연 LG카드 회장과 결혼했다. 또 구철회 창업고문의 4녀인 선희씨는 박용훈 두산건설 부회장과 한식구가 됐다.현대와 금호그룹과도 사돈관계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인 일선씨(삼미특수강 전무)와 구자엽 LG건설 부사장의 장녀 은희씨와 96년 결혼했다. 또 2000년 LG화재 구자훈 사장의 막내딸 문정씨가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인 재영씨와 화촉을 밝혔다.삼성은 이재용 상무보가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세령씨와 결혼, 주요 그룹과 연결고리를 갖게 된다. 대상그룹은 해태그룹, 금호그룹과 사돈관계이며 금호그룹은 대우그룹과 연결돼 있다.현대가는 대부분 평범한 집안과 사돈관계를 맺었지만 그래도 LG, 쌍용, 삼표산업, 전방 등과 사돈관계에 있다. SK는 최종건 창업주의 4녀 예정씨가 이후락 전 중앙정부장의 아들 동욱씨와 결혼했고, 최태원 SK(주)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소영씨와 화촉을 밝혔다.최근에는 자유롭게 배우자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평범한 집안과 통혼하는 일은 드물다. 연애를 해도 ‘끼리끼리’ 하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어울려온 이들이 평범한 집안 사람들과 접할 기회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미술관 운영 재벌가 여성들경영 멀리하고 미술관 운영 통해 사회활동 갈증해소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재벌가 여성들은 미술관 운영을 통해 사회활동의 갈증을 해소하는 경우가 많다.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호암미술관장(57)은 전시기획과 컬렉션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4,000여 점의 미술품을 수집했던 고 이병철 선대회장의 뒤를 이은 홍관장은 서울대 미대출신. 게다가 시아버지로부터 고미술까지 배워 심미안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고 최종현 SK회장의 부인인 고 박계희 여사가 꾸려오던 워커힐미술관은 ‘아트센터 나비’로 재탄생했다. 2000년 말 워커힐호텔에 있던 미술관을 철수한 후 서울 종로구 SK본사 사옥 4층에 문을 열었다.최태원 SK(주) 회장의 부인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소영씨(41)가 아트센터 나비의 관장. 순수미술 부문보다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작품을 지원한다.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딸이자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의 부인인 김선정씨(37)는 서울 아트선재센터와 경주선재미술관의 부관장직을 맡고 있다. 선재미술관을 운영하던 어머니 정희자씨의 뒤를 이은 것.이화여대 서양화과와 미국 크랜브룩 미술대학 서양화과 대학원을 졸업한 김씨는 활발히 스폰서를 찾아다니며 젊은 작가들을 지원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미술 교육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박성용 금호산업 명예회장의 여동생인 박강자 금호미술관 관장(61)은 금호컬렉션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89년 금호갤러리(현 금호미술관)의 관장으로 취임한 박관장은 본인이 직접 작품을 면밀히 검토한 뒤 소장 대상작품으로 선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문순씨(48)는 성곡미술관의 관장. ‘한국적인 현대미술 정립을 위해 젊은 작가를 양성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미술관을 운영한다.미술계에서는 대기업 관련 미술관들이 국내 미술계의 훌륭한 인프라로 작용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