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급 애널리스트 대거 영입 '위력 발휘' ... 베스트 애널리스트 7명 배출 '기염'
‘Local Market에서의 1등.’박윤수 리서치센터장의 사무실에 걸려 있는 액자에 새겨진 ‘LG투자증권의 목표’다. 물론 리서치센터에만 주문하는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리서치센터는 그 길을 착실하게 밟아오고 있다.지난 2000년 11등이었던 LG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는 이번 2002년 상반기 조사에서는 3위에 올랐고, 베스트 애널리스트 7명을 배출하는 경이로운 실적을 올렸다. 증권업계에서는 LG가 다음 조사에서 1등 리서치센터로 뽑히는 데 손색이 없는 진용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특히 개인 부문 2위권에 여러 명의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들이 포진하고 있어 인적자원이 풍부한 편이다.LG의 리서치센터가 짧은 기간에 이처럼 도약한 것은 서경석 대표이사의 의지가 강했다는 점과 전임 센터장 김주형 상무(현 법인영업본부장)의 시스템 구축작업이 효과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지난 2000년 김상무가 리서치센터장을 맡을 때만 해도 LG의 리서치센터는 대우증권식, 그러니까 업종담당자가 해당 기업을 탐방해 리포트를 작성하는 식의 조사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단계였다.김상무는 LG에 앞서 이미 조직개편을 시작한 삼성이나 현대증권처럼 해외투자가들까지 상대할 수 있는 규모와 수준으로 키워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삼성이나 현대는 외국 증권사에서 일하고 있던 애널리스트나 스트래티지스트를 영입, 센터장에 앉히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리서치센터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였기 때문이다.‘신선한 피’ 수혈, 자극제 역할김상무는 2000년 4월 부임하자마자 1, 2팀으로 흩어져 있던 기업분석팀을 한 팀으로 통합했고, 전 애널리스트들에게 “성과를 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켰다. 이때부터 괸 물처럼 가라앉아 있던 리서치센터의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김상무는 수시로 애널리스트들과 만나 이들이 원하는 게 뭔지 직접 들었고, 기업탐방과 분석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그러나 기존 직원들만으로는 분위기 진작에 한계를 느낀 김상무는 외부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를 영입했다. 김상무는 “1등은 이렇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기존 멤버들이 자극받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이때 영입된 사람들이 <한경BUSINESS designtimesp=22571>의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뽑혔던 운수창고의 송재학 과장(대신증권), 통신업종의 노근창 과장(신영증권), 도소매업종의 박진 과장(현대투신증권) 등이다.김상무는 “스카우트는 타이밍도 중요하다”며 “영입파들에게 높은 연봉을 보장했다기보다 ‘LG에 들어오면 성장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준 게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송과장은 “예전에 있던 회사와 달리 리서치 지원이 잘되는 편”이라며 “시너지효과가 뭔지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송과장과 함께 영입된 박과장은 “예전 직장에서보다 설명회에 나가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며 “몸은 힘들지만 만족도는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고 밝혔다.영입파들이 LG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은 기존의 애널리스트들이 이번 조사에서 1위에 다수 올라선 데에서도 잘 드러난다. 특히 그동안 삼성증권의 김경중 연구원에 가려져 있었던 철강업종의 이은영 연구원이 1위에 랭크된 것은 LG증권의 팀워크가 발현된 좋은 사례다.이과장은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철강업종이라는 중공업을 담당해 평소에도 펀드매니저들에게 인기가 좋았던데다 올 상반기에 LG의 ‘해보자’는 분위기 덕에 이번 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올릴 수 있었다.사실 LG증권이 연구원 출신 이코노미스트인 김주형 상무를 리서치센터 헤드로 발탁한 것부터 파격적인 일이었다. 보통 스트래티지스트나 애널리스트 출신 인사에게 리서치센터를 맡기는 증권업계의 관행을 생각하면 당시 경영진이 김상무에게 뭔가 새로운 결과물을 기대했다고 볼 수 있다.지난 2001년부터 LG투자증권의 선장을 맡은 서경석 사장 역시 애널리스트보다 펀드매니저 생활을 오래 한 박윤수 상무를 김상무 후임으로 영입, ‘리서치센터 강화는 장기목표’란 점을 내외에 천명했다.서사장은 박상무에게 부임 후 첫 면담에서 “1등 리서치센터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리서치센터가 제 역할을 해주면 법인영업은 물론 투자은행 부문의 실적까지 호전되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지난 6월부터 리서치센터의 키를 잡은 박윤수 상무는 김상무가 구축해 놓은 리서치센터의 시스템을 확대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리서치센터의 3대축인 ‘기업분석팀-투자전략팀-금융시장팀’의 구조는 살리되 투자전략팀의 기능을 강화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박상무는 “전임자인 김상무가 해놓은 일들이 워낙 많아 후임자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리서치센터 내 각팀들의 역량을 결집해 올 하반기에는 더욱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박상무가 구상하고 있는 개혁 조치의 핵심은 ‘Buy Side의 만족 극대화’로 요약할 수 있다. 박상무 자신이 10여 년 동안 펀드매니저로 일했던 만큼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목표를 잡은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삼성증권의 리서치센터 헤드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증권업계는 박상무를 더욱 주시하고 있다.열정적인 센터장이 영입되면서 상승분위기를 타고 있는 LG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가 연말에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해볼 만하다.Interview 박윤수 리서치센터장“막연한 전망 아닌 분명한숫자로 색깔 드러낼것”“단기든 중장기든 리서치센터 고유의 전략을 도출해 드러내야 할 시점입니다.”지난 6월1일부터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맡아 연일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박윤수 상무(43)는 “단기시황팀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투자전략팀을 확대해 LG리서치센터의 얼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기업분석팀은 250여 개 기업을 커버하면서 개별기업에 대한 실적 및 재무상태에 대한 점검에 주력, 매도와 매수 포인트와 적정주가를 산출한다면 투자전략팀은 이름에 걸맞은 전략생산부서로 만들겠다는 설명이다.박상무는 “기업분석팀에서 아무리 좋은 기업을 뽑아낸들 매도와 매수시점을 놓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매매시점 외에도 시장상황에 알맞은 테마를 도출해내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94년부터 2000년까지 푸르덴셜 아시아지역본부의 수석펀드매니저를 맡아 명성을 날리던 박상무는 지난 6월 LG로 오기 직전까지 잠깐 살로먼스미스바니에서 리서치본부장을 맡은 것 외에는 줄곧 펀드매니저(Buy Side) 생활을 했다. 그런 만큼 애널리스트들의 강점과 약점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박상무는 부임한 이후 애널리스트들이 어떤 식으로 펀드매니저들을 만나서 설득해야 하는지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소위 ‘갑’의 위치에서 느꼈던 요구들을 ‘을’의 위치에서 구성원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리서치센터의 회의분위기는 뜨겁다.박상무가 회의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발언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토론이 적절하게 이뤄지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사전 조율된 의견이나 안건을 확인하던 자리에 불과했던 회의를 실질적인 토론장으로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박상무는 “개인별로 일주일에 최소한 한두 개 정도는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리포트를 내놓으라는 요구한다”면서 “리서치센터의 존재 이유는 시황에 맞는 이론을 도출해내는 것이지 족집게처럼 시장을 맞히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박상무는 이와 함께 금융시장팀이 환율이나 유가 등 국제시장의 중요한 원자재 가격 변동과 추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발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금융시장팀에서 시장의 베이스가 되는 변수들에 대한 대응이 빠를수록 리서치센터 전체의 명성이 높아진다는 생각에서다.“전략가들은 막연하게 전망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정확한 근거에 따라 분명한 숫자로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지요.” 박상무가 리서치센터 안팎의 사람들에게 던져주는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미래 모습이다.약력: 1959년생.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대학원 졸업(85). LG경제연구원 연구원(86), LG투자자문 국제팀장(91), 쥬피터투자자문 펀드매니저(94), 푸르덴셜 아시아지역본부장(2000), 살로먼스미스바니 리서치본부장(2002),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현재)©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