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미 주가하락 - 달러 약세 - 미 주가하락 - 달러 급락의 악순환이 일어난다면?달러 약세의 원인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미국 주가하락을 큰 요인으로 본다. 그렇다면 국내 주식시장 역시 낙관하기 어려울 것이다.달러 약세가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서로 다르다.이에 관해 가장 눈에 띄는 의견을 밝힌 이는 홍콩 모건스탠리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다.그는 “환율이 아시아 증시를 움직인다”고 명확히 지적했다. 여기에서 아시아 증시란 한국을 포함해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을 지칭한다.시에는 6월26일 낸 보고서에서 최근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증시는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역상관관계를 지적했다.(표 참조)외국인들의 시장에 대한 신뢰나 세계 유동성이 아시아 증시의 주요 변수였던 과거에, 환율과 증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던 것과는 상반되는 현상이라는 것.시에는 환율과 증시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이제 경제성장률 전망이 증시의 주요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시아 경제권은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증가의 효과가 감소된다.중앙은행이 환율전망치를 제시하면 이는 수출성장률을 결정짓고 따라서 명목 GDP성장률이 영향을 받아 결국엔 증시에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증시는 환율에 의해 좌우되는데, 최근의 달러 약세는 아시아 경제권과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결론이다.하지만 현대증권의 이상재 이코노미스트의 의견은 다르다. “환율은 수출 기업의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환율이 증시에 중요한 변수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 “증시 전체로 보면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원자재 수입 기업이나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의 수익상승이 서로 완충작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삼성증권 허진욱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 투자될 것인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달러 약세의 원인은 완전히 상반된 해석이 모두 가능하다.만약 달러 약세가 미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면 미국에 투자한 자금이 동요할 것이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타 지역에 투자한 자금도 회수할 것이므로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할 우려가 있고, 역시 우리나라 증시에도 좋을 것이 없다.하지만 만약 달러 약세가 미국 경기회복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상황은 정반대가 된다. 삼성증권 허이코노미스트는 “결국은 달러 약세의 속도가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