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 시장 600억원 규모, 테이크 아웃 전문점도 '문전성시'
“혼자 사는 친구들끼리 모임이 있거든요. 가끔 퇴근길에 쇠고기와 닭고기가 같이 들어 있는 ‘해피패밀리’를 사 갖고 가는데 오늘은 저희 집에서 모이는 날이라 이것저것 많이 샀습니다.”테이크아웃, 즉 포장요리 전문점 ‘푸이익스프레스’ 서울 압구정점에서 만난 회사원 노민영씨(31)는 포장한 음식을 한아름 품에 안은 채 혼자 살고 있는 인근의 아파트로 발걸음을 재촉했다.싱글족들이 ‘우아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테이크아웃 음식점과 간편식품들이 봇물을 이루며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씨가 자주 들른다는 푸이익스프레스의 경우 지난 99년 말 처음 등장한 미국식 중국요리 전문점이다.현재 5개 지역에 매장이 있고 서울 압구정점의 경우 하루매출이 110만~12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은 싱글족의 바람을 타고 그 종류와 수가 급속히 늘고 있는 상태.커피 정도나 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테이크아웃이 중국음식뿐만 아니라 비빔밥, 샐러드 등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테이크아웃이 솔로족의 점심이나 저녁을 책임진다면 이들의 아침을 여는 것은 단연 식품회사의 ‘간편식품’이다.제일제당에서 지난 96년에 개발한 ‘햇반’은 흰쌀밥 한 가지로 출발했지만 현재 곡물밥 등 4가지로 다양해지고 카레, 자장 등을 함께 넣은 복합밥도 5가지나 등장했다.지난 5월에 농심에서 출시한 햅쌀밥 역시 같은 개념의 제품. 이 회사의 복합밥은 쇠고기, 추어탕, 미역국 3가지가 함께 출시됐다. 특히 ‘남자음식’이라고 생각했던 추어탕이 여성소비자에게도 인기가 높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귀띔이다. 가정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제품을 간단히 즐긴다는 점이 싱글족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7~8월 매출목표를 40억원으로 잡고 있다는 이 회사는 출시 첫해인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각오다. 이 두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즉석밥의 시장규모는 약 6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오뚜기의 경우 간편식품 중에서도 국과 탕의 종류가 다양한 편이다. 사골곰탕, 꼬리곰탕, 육개장은 1인분으로 포장해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99년 출시한 이 제품은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와 비교해 45.9%의 매출성장을 보였다. 또 지난해 여름부터는 간편국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급속냉동건조한 제품으로 물을 붓고 끓일 수 있는 이들 간편국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98.2%나 올랐다.최근에는 레토르트 식품으로 출시되는 죽제품들도 그 종류가 무척 다양해지고 있다. 별다른 조리과정 없이 먹을 수 있다는 동원F&B의 죽제품은 총 7가지의 종류로 구성돼 있다.지난 92년에 출시된 참치죽을 시작으로 전복죽, 닭표고버섯죽까지 나와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고 올해 죽제품만 15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회사 관계자는 “싱글족이 늘면서 간편식의 선호도가 크게 늘고 있다”며 “‘한 끼 식사’의 제품 컨셉을 잘 살려서 소비자의 요구(Needs)에 맞는 신제품 개발에 지속적인 노력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하지만 아직은 독신자들이 간편식으로 이탈리아식이나 분식 등을 다양하게 즐기기는 어려울 것 같다. 오뚜기의 파스타에소스 제품은 파스타와 소스가 함께 들어 있어 간편하게 파스타를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출시됐지만 현재는 판매부진으로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시장이 팽창하면서 다양한 상품이 선보이고 있지만 ‘화려한 솔로’들의 ‘고급화된 입맛’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