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기 단기간에 몰락 가능성 '희박'...낙폭 과대주 . 소재주 . 내수 관련주 관심 가져볼 만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신관 1층 로비에는 황소가 곰을 뿔로 치받는 조형물이 놓여 있다. 강세장을 상징하는 황소가 약세장을 의미하는 곰을 쓰러뜨림으로써 항상 강세장이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하다.반면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나 뉴욕증권거래소 앞의 소와 곰은 서로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항상 강세장일 수 없다는 명확한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강세장과 약세장이 번갈아 오는 것이 현실이라면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한경BUSINESS designtimesp=22651>는 최근의 약세장 분위기에서 향후 주식시장을 좌우할 변수들을 분석하고, 유망한 업종을 골라보았다.기술적 분석지난 7월3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6.09포인트 하락한 717.89로 마감함으로써 월봉차트상 음봉, 즉 시초가보다 종가가 낮은 현상이 지난 4월 이후 4개월 연속 출현했다. 기술적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본격적인 조정장세의 시작’과 ‘단기반등을 모색하는 국면’이라는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있다.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우리 시장에서 뚜렷한 상승모멘텀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음봉이 연속 4개월 출현한 만큼 당분간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증권 김승식 증권조사팀장은 “4개월 연속 음봉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장기추세선인 12개월 이동평균선이 아직 꺾이지 않았다”면서 “단기반등을 시도할 시기가 다가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88년 이후 지금까지 4개월 연속 음봉이 출현한 것은 모두 8차례. 그중 장기적 고점 부근에서 발생한 것은 이번을 포함해 세 번 있었다.지난 94년 11월부터 95년 2월까지 4개월 연속 음봉이 발생한 이후 2∼3개월의 추가하락이 있은 후 21%가 상승하는 반등국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3년간 장기하락추세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또 2000년 1월부터 4월까지 연속 4개월 음봉이 출현한 이후 2개월간 38%가 상승하는 급반등국면이 있었다. 그러나 역시 이후 장기하락추세가 1년 4개월간 진행된 일이 있다.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개월 연속 음봉 출현으로 인해 중기적으로 반등국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주가가 완전히 상승추세로 반전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미국경기최근 미국의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 소수이기는 하지만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국내에서도 일부 전문가들이 몇 가지 이유를 들어 미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한화투신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붕괴할 경우 전세계가 위험한 만큼 미국 경제가 쉽게 몰락할 리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디플레 유발 요인들에 대해 생각해둘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홍팀장이 지적하는 디플레요인을 살펴보면 크게 ▲중국의 약진 ▲낮은 산업생산 가동률 ▲낮은 저축률 ▲주식시장 약세에 따른 역자산효과 등이다. 즉 낮은 임금을 발판으로 한 디플레이션 수출국가인 중국이 계속 저가상품과 서비스를 미국에 공급할 경우 물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져 디플레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또한 지난 10년간 경기호황 국면에서 과잉투자된 IT, 통신장비, 반도체 업종 등이 이제는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현재 이들 업종의 생산능력은 2,500% 이상 증가했으나 가동률은 64%에 머물고 있다.일반적으로 손익분기점을 가늠하는 가동률이 77%, 경기전환 시기를 나타내는 가동률이 75%라고 보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경기가 침체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우려도 가능한 수준이다.여기에다 0%에 가까운 미국 국민들의 저축률도 디플레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홍 팀장은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이 약세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구매력이 감퇴하는 역자산효과도 우려된다고 홍팀장은 덧붙였다.물론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기가 단기간에 몰락할 가능성은 낮다. 김한준한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우 주택수요가 계속되고 있으므로 부동산 경기가 경기상승세를 유지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환율최근 일시적으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원화의 강세추세는 무너지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이 자국 경제의 부양을 위해 최근의 달러 약세를 조장 내지 방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국내 주요기관들은 올 연말 환율을 1,200원 선, 평균환율은 1,250원 전후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평균환율이 1,250원 선만 유지된다면 지난해 평균환율 1,291원을 기준으로 연간 3∼4% 절상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이 정도 수준의 원화절상이라면 국내 기업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게 삼성증권 김승식 팀장의 분석이다. 또한 원화가 계속 강세를 보인다면 주식시장도 덩달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미국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가가 오른 나라들은 아시아와 유럽 등 통화강세 지역국이었다.산업생산산업생산동향과 수출증가율 등의 지표를 수시로 점검해 봐야 한다. 한국경제의 펀드멘털을 가늠할 수 있는 각종 지표들의 추이를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7월30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월드컵과 지방선거 등의 영향으로 6월 중 생산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설비투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또 올 상반기(1∼6월) 여행수지는 사상 최대의 적자를 보였으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이었다. 올 하반기에는 이들 수치와 함께 물가상승률, 미국 경제성장률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유망종목최근의 국내외 경제상황을 반영해 삼성, LG, 대우 등 국내 주요증권사들은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8~9월에는 소재주와 내수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미국 경제의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IT 등 기술주보다 업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소재주나 전기·가스·항공 등 환율수혜주 및 음식료·유통 등 내수주를 투자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투자전략을 짤 것을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