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낙관할 수 없지만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도 없어
<한경BUSINESS designtimesp=22647>는 국내 대형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에게 앞으로의 장세전망과 투자유망종목을 물어보았다. 장세를 낙관할 수는 없지만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더 나빠질 것 없다”… 새 기대의 출발점하반기 성장 및 이익모멘텀의 둔화가 의미 있는 주가반등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가격논리가 주가의 지지요인이 될 수 있으며, 자산가치라는 보수적 기준에서 볼 때 현 지수는 저평가된 구간으로 볼 수 있다.특히 이미 노출된 악재는 현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통상적인 주가의 하락단계가 ‘주가 고평가 및 단기 과열→ 차익실현에 의한 주가하락→ 펀더멘탈 및 모멘텀 둔화 우려→ 주식 보유비중 축소→ 수급 악순환 지속→ 주가 저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단발성 수급 악재는 위기보다 기회로 인식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따라서 중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하락위험(Down-Side Risk)보다 상승가능성(Up-Side Potential)에 무게를 둘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익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매력에도 불구하고 이익 전망치의 하향조정으로 인해 이익모멘텀은 둔화되고 있다.현대증권은 이를 주가 저평가 매력의 함정으로 보고 있다. 즉 시장 PER가 같다고 해도 이익전망이 상향조정되는 국면과 하향조정되는 국면의 이익모멘텀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상승동인이 부상하지 않는다면 저평가 매력은 단지 주가의 지지요인에 그칠 것이다.또한 하반기 성장모멘텀의 둔화 전망도 시장에 부정적이다. 주가는 결국 유동성과 성장성의 함수로 볼 수 있다. 성장성 측면에서 하반기 우리 시장을 낙관하기에는 여러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현대증권은 3분기와 4분기 명목 GDP 성장률을 각각 6.3%와 6.6%로 예상하고 있는데 6% 이상의 성장은 아시아 지역 신흥시장 중에서 한국시장의 차별적 우위를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하반기 성장은 그 강도에 있어 크게 둔화될 것이다. 주가는 성장률 절대수치가 아닌 성장률 모멘텀에 좌우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이들 부정적 요인은 계속해서 주가반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치가 이미 충분하게 떨어졌고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다는 점은 역발상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또한 외국인이 그동안 상당 수준의 차익을 실현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매도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수급개선에 기여할 것이다.결국 호재와 악재가 상존하는 현 시장 구도로 인해 지수는 제한적 범위 내에서 등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분기 주식시장은 2003년 경기기대치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낙관적 기대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투자자들에게는 업종별로 균형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것을 권하고 싶다. 즉 경기민감주, IT 대표주, 금융주, 성장소비주에 대한 적절한 편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률 관리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 LG마이크론, 호남석유화학, 대한항공, 국민은행, LG홈쇼핑 등이 유망해 보인다.박윤수 LG증권 리서치센터장“대세상승 기대 어려워, 보수적 자세 유지”LG증권에서 조사한 이익모멘텀을 살펴보면 이미 기업이익의 증가속도는 지난 5월 이후 둔화되기 시작했다. 또한 하반기 중 그 조정속도와 폭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 전반적으로 주가는 약세권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3/4분기의 마지막 달인 9월에는 몇 가지 호재성 재료들을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첫째, 미국 증시의 기술적 반등을 예상해볼 수 있으며 둘째, 계절적 요인이나 단기수급불균형으로 인한 D램가격 급등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그러나 현 상황에서 보면 이런 경우라 해도 전고점(940선)을 상향돌파하는 강세장이 출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이렇게 보는 이유는 90년대 이후 나타난 두 차례의 경험적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익모멘텀이 급격하게 둔화된 경우 주가조정기간이 적어도 2분기 이상 지속됐으며, 단기반등도 직전고점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결론적으로 9월 중 기술적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대세 상승전환으로 판단하는 데는 주의를 요하며, 이익모멘텀이 증가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윤두영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감정적으로 팔지 말고 기다리는 자세 필요”주식시장은 미국시장 불안이라는 대외악재에 시달리면서 점점 실물현상과의 괴리를 더해 가면서 방향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투자판단의 기준을 잡지 못하고 있는 일반투자자들은 무력감에 빠지면서 점차 시장을 떠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태에서 단기 시장을 전망하긴 어렵다. 시장의 중장기 방향에 영향을 줄 변수를 평가해 보자.우선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세계 경기의 흐름이다. 최근 경기동향을 살펴보면 이미 상황은 악화될 만큼 악화돼 있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기대치보다 훨씬 못한 수준에서 결정됐으며 3분기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기업실적 측면에서 본다면 다소 낫지만 결국 경제의 큰 흐름을 따라간다고 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계속해서 기업실적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있으며 실제도 미국기업들의 이익률도 낮아지고 있다.수급도 그리 만만한 상황은 아니다.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는 기대하기 힘들어 보이며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자금여력이 넉넉지 못하다. 결국 당분간 주가의 큰 폭의 주가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주가의 선행적 성격은 감안해야 할 것이다.주식시장에서 현재 가격은 존재하지 않는다. 항상 미래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돼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이미 주가는 앞서 언급한 내용을 상당부분 반영하고 있다.하지만 현 종합주가지수 선에서 너무 비관론에 빠진다면 향후 주가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 수 있다. 사실 종합주가지수 700선에서 추가로 큰 폭의 하락을 예상한다는 것도 논리적으로 보면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만약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지금은 매도에 나설 때는 아닌 듯하다. 자칫 바닥에 팔고 꼭지에 사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현재 시장 일부에서는 세계 경기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국시장을 극단적으로 어둡게 보는 시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를 펴기에는 시기상으로 이를 뿐만 아니라 아직은 논리도 약해 보인다. 미국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확신을 갖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미국 경기를 극단적으로 어둡게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는 더욱 찾기 힘들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