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35시간 근로제 확산에도 품질 . 생산성 영향없어...국제감각 갖춘 인재발굴 . 육성 주력
미셀 데 버빌르노자동차 인사담당 부회장르노자동차의 인사정책에 변화가 일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www.renault.com)에 직원채용과 관련, ‘나이제한은 없지만 영어 유창자(토익 750점 이상)를 우대한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각국별 2년 이상 여행자 내지 거주자 등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내용이다.이 같은 변화는 르노가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셀 데 버빌 르노자동차 인사담당 부회장(56)은 “5년 전의 르노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르노의 노사관계도 탄탄대로다. 서로 쌍방향 대화채널을 갖고 있는데다 수시로 대화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기자는 먼저 버빌 부회장에게 노사관계를 잘 이끌 수 있는 비결부터 물어봤다.노사관계를 원만하게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노사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상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함께 일하고(Work Together), 유연성을 통한 성과를 중요시하며, 사회적 대화(Social Dialogue)를 통한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회사는 경영차원에서 노조에 양보하기도 한다. 사회적 대화란 1대1 대화가 아닌 전 조직원간 다채널 대화를 의미한다. 회사가 내부적인 일들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전 조직원에게 알려주는 것도 이런 사회적 대화 범주에 속한다.이를 통해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의문점을 모두 풀 수 있는 것이다. 르노그룹은 각국 공장에서 사측과 노조간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즉각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노사대화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국가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유니언 조직이 복잡하다. 크게 5개나 돼 이들간의 경쟁이 심하다. 하지만 노사는 그룹 및 지역협의회 등을 통해 정기적인 대화를 나눈다.협의회를 통해 노사가 만나면 사측은 회사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각종 재무제표와 생산계획 등 극비 문서를 제외하곤 모두 공개한다. 물론 이는 대외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자료들이다. 이렇게 회사의 모든 내용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사회적 대화다.노사관계의 모범적인 공장이라 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면.(어느 하나만 꼬집어 말하는 게) 미묘한 문제인데 아르헨티나의 예를 들 수 있다. 문을 닫기 직전인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지만 대화를 통해 힘든 고비를 넘기고 이제는 모범적인 공장으로 성장했다.르노는 최근 스트라이크(파업) 경험이 있는가.스트라이크에 대한 정의는 나라마다 다를 것이다. 직원 6,000명 중 400명이 참가하는 스트라이크도 있을 것이고, 2시간 동안 벌이는 스트라이크도 있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2~3일간 벌이는 내셔널스트라이크도 있다.지난 3년간 르노자동차의 어느 공장에서도 내셔널 스트라이크는 없었다. 르노는 임금수준이 산업평균보다 높기 때문에 임금에 관한 한 종업들이 만족하고 있다. 다만 95년에 한 차례 내셔널스트라이크 겪은 적이 있다.법정근로시간인 주35시간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가.이는 프랑스 정부가 노동자를 위해 정한 법정근로시간이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회사가 원하면 잔업을 할 수 있다. 잔업은 입사연도가 오래될수록 많이 할 수 있다. 르노는 5년 전에 처음으로 주3부제를 통한 35시간 근로제를 도입했고 3년 전에 전 공장으로 확산, 지금은 전체 작업장에서 이뤄지고 있다.하지만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데 따른 ‘생산성과 품질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문제였다. 아울러 휴무일이 너무 많아 공휴일도 쟁점이 됐었다. 그러면서 높은 생산성을 유지해야 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화이트칼라는 주35시간 근로제가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생산직 근로자는 다르다. 하지만 지금은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시간단축에 따른 임금조정도 관건이었는데 임금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자들의 임금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르노가 지향하는 인사정책의 목표는 무엇인가.그룹차원에서 세 가지 인사전략을 갖고 있다. 먼저 능력 있는(Attractive) 사람을 뽑고 이들을 지켜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생산직 근로자를 채용할 때는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임금수준 및 작업환경에 만족하는 사람을 선별하는 데 각별히 신경을 쓴다. 그래야만 공장가동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한다.둘째, 필요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육성시키는 일이다. 기획, 설계, 제조, 판매 등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직원들을 계속 교육시킨다.셋째, 각 나라별로 현지인을 적극 채용하는 등 국제감각을 갖춘 인재를 많이 확보한다. 르노는 5년 전 유럽 자동차메이커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닛산 및 삼성자동차 인수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했다.따라서 다양한 국제적인 인재들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각국 공장별로 현지적응을 위해 그 나라의 문화 등을 교육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