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아시아시장 확대, 롤스로이스 등 브랜드 다양화...올해 사상 처음 1백만대 판매목표
특별취재팀= 이창희 기자(취재)·김진상 자동차전문가·황선민 기자(사진)독일 자동차산업의 양대산맥이라 할 수 있는 BMW그룹은 지난해 90만5,657대(미니 브랜드 포함)의 자동차를 팔아 335억1,200만유로의 매출(자동차 부문)을 올렸다. 이를 원화로 환산했을 때 자동차 한 대당 평균판매액은 4,400여 만원에 이른다. BMW가 추구하는 ‘고급차메이커’ 전략을 그대로 보여주는 수치다.이와 함께 BMW는 지난해 18억6,600만유로(약 2조2,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 또한 BMW가 왜 고급차메이커를 고집하는가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21세기에도 이 같은 BMW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하임 밀버그 BMW그룹 회장이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한 해였다”고 평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헬무트 판케 BMW AG회장은 지난 7월 올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우리는 올해 처음으로 자동차 생산 및 판매에서 모두 100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BMW의 고급차 확장 전선에 이상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치는 얘기여서 관심이 쏠렸다.실제 BMW의 올 상반기 중 판매실적은 미니(MINI) 브랜드를 포함해 48만1,330대로 전년 동기(45만9,835대)보다 4.7%가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주력 차종 이외의 차종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는 것이다.올 상반기 중 주력 차종인 3시리즈는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29만9,561대가 팔린 반면, SUV인 X5는 상반기 중 무려 38.6%가 상승한 4만9,338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고급차의 대명사인 7시리즈도 후속모델인 뉴7시리즈의 등장으로 회사의 예상을 깨고 14%가 증가한 2만3,766대가 판매됐다.BMW의 고급차 확장 전략은 시장확대와 차종 추가 투입으로 요약된다. 시장확대와 관련, 아시아시장에 대한 판매를 대폭 늘리기로 한 점이 눈에 띈다.루더 페이션 수석부사장(아시아ㆍ태평양ㆍ아프리카ㆍ동유럽영업담당)은 “앞으로 BMW그룹 총판매의 20%를 아시아에서 올릴 계획”이라며 밝혔다.(관련 인터뷰 40~41쪽)지난해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에서 팔린 BMW 판매대수는 8만3,800대로 총판매의 8.8%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두 배 이상이 넘는 18만대 이상 팔겠다는 얘기다.BMW의 3대 주요시장은 자국 시장인 독일(24만5,000대)을 비롯해 북미(22만5,000대), 유럽(30만8,000대·독일 제외)이다. 이들 지역에 비하면 아시아는 상대적으로 판매 열세 지역인 셈이다. BMW가 아시아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다른 자동차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또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블록화에 대비한 것이기도 하다. 자동차전문가들은 앞으로 중국이 1,000만대 이상의 메이저급 자동차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따라서 시장점유율 1%만 차지해도 10만대의 자동차를 팔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BMW는 중국 등 아시아시장을 타깃으로 태국 공장을 설립했다. 현재는 연간 4,000대 규모의 차를 생산해 현지 판매하고 일부를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BMW는 지난 7월29일 3시리즈만 생산해 온 태국 공장에 1,500만유로를 투입, 내년부터 아시아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뉴7시리즈를 생산, 판매하겠다고 밝혔다.이는 태국 공장을 향후 연간생산 10만대 이상의 완전한 조립공장으로 키워나가기 위한 2단계 전략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페이션 부사장은 “태국 공장을 한국 등 아시아 10개국에 수출하는 전략기지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이와 함께 BMW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자동차회사인 브릴리언스와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BMW는 고급화의 확산을 위해 자동차 종류 및 브랜드를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소형차 부문의 ‘MINI’ 브랜드를 투입한 데 이어 올해 세계적인 명차 ‘롤스로이스’의 인수작업을 끝내고 내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중대형급 이상의 한정된 부문에서 고급차 열풍을 이끌어 온 BMW는 다양한 세그먼트와 브랜드로 고급차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또한 준중형급 1시리즈를 2004년께 선보이고 기존 X5 형태의 개념을 적용한 소형 SUV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스포티한 최고급형 쿠페 6시리즈도 2004년께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BMW는 160억유로를 투자할 계획인데 이 경우 자동차 판매는 2006년에 지금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페이션 부사장은 “BMW는 다른 자동차메이커들과 달리 자동차를 교통수단이 아닌 제3의 공간, 즉 집ㆍ사무실이 아닌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이를 전파한다는 개념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고 말해 BMW의 21세기 생존전략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