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 극장용 애니메이션계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최초로 오스카 수상 부문으로 신설된 최우수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품상이 드림웍스의 <슈렉 designtimesp=22683>에 돌아가면서, 미국 애니메이션계는 명가 디즈니와 드림웍스의 이두체제로 돌아서는 것으로 보였다.그러나 올 여름 <아나스타샤 designtimesp=22686>와 <타이탄 A.E. designtimesp=22687>로 애니메이션업계에 뛰어들었다가 실패의 쓴맛을 혹독하게 경험해야 했던 20세기폭스가 칠전팔기의 의지로 성공시킨 <아이스 에이지 designtimesp=22688>가 대단한 흥행성공을 올리면서 미국 애니메이션계는 이제 삼두체제의 도래를 목전에 두고 있다.20세기폭스의 효자 작품3D 애니메이션 영화인 <아이스 에이지 designtimesp=22693>는 재정적으로나 스튜디오의 위상문제에 있어서 20세기 폭스의 꺾인 자존심을 다시 살려준 효자 같은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2만년 전 인간과 동물이 함께 세상을 지배하고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빙하의 시대, 아이스 에이지.인간의 최대 적수인 검치 호랑이와 인간종족 사이에서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운명적인 전쟁이 벌어진다. 검치 호랑이인 디에고는 인간에 대한 복수의 제물로 아기 로산을 공격한다. 로산의 엄마는 디에고의 추격을 피해 필사적으로 도주하지만 결국 엄마는 로산을 안고 폭포수 아래로 뛰어들고, 강 속에서 겨우 로산을 살린 엄마는 강가를 지나던 시드와 매니에게 가까스로 아이를 맡기고 강 속으로 사라져간다.아이를 맡게 된 매니와 시드 일행은 아기를 인간에게 돌려주기 위해 여행을 시작하게 되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엉뚱한 길과 기상천외한 위기상황뿐이다.후발주자로서 디즈니를 강하게 의식한 듯한 전작들과 유사하게 폭스는 그동안 관객들을 매료시켜온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매력포인트들을 <아이스 에이지 designtimesp=22700>를 통해 벤치마킹하는 데 성공한다.3D 애니메이션이 가지고 있는 생생한 현실감과 화려한 색감, 드라마 뺨칠 정도로 탄탄한 이야기와 감칠맛나는 대사들, 그리고 다소 황당하고 엽기적이지만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캐릭터라는 애니메이션 성공의 삼박자가 가장 알맞은 비율로 배합돼 있는 것. 사고뭉치에 멍청하기 그지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다람쥐 스크랫이나 송곳니 호랑이 디에고, 나무늘보 시드 등은 <토이 스토리 designtimesp=22703>나 <슈렉 designtimesp=22704>의 캐릭터보다 훨씬 생동감 넘치고 뚜렷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여기에 미국 애니메이션을 지배하는 가족화합의 메시지가 화룡정점으로 대미를 장식하는 <아이스 에이지 designtimesp=22707>는 마치 미국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성공하기 위한 전략 매뉴얼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