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종의 다양한 국이 주 메뉴, 매일 끓여 신선…맞벌이 부부 ‘유혹’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국을 즐기잖아요. 식사에 국이 빠지면 왠지 허전하게 느껴지고요.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아침에는 바빠서 국을 끓여 먹을 시간도 없잖아요. 이런 분들에게 국을 배달하면 장사가 잘되리라 생각했죠.”경기도 고양시 일산구에서 국배달 전문점인 ‘데일리국’ 일산지사장을 맡고 있는 김철수 사장(43). 일산에서 10년 동안 쌀장사를 하다가 ‘미래가 없다’는 이유로 그만두고 올해 초 국 배달 사업을 시작했다.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창업아이템을 찾던 중 국 배달 전문점이 지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뛰어들었던 것.특히 창업 전 김사장은 가족에게 먼저 맛을 보고 평가하도록 했고, 세 딸과 아내는 이구동성으로 ‘맛있다’고 했다.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김사장은 쌀가게를 처분하고 남은 돈으로 곧바로 창업했다.창업 석달 만에 회원 150여 가구로 불어나처음 한 달 동안은 국 배달 사업을 알리는 것에 주력했다. 국을 배달시켜 먹는다는 것을 생소하게 느끼는 주부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전단지 광고를 통해 맛도 좋고, 메뉴도 다양하고, 특히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렸다.또한 직접 소비자를 만날 생각으로 아파트에서 무료시식회도 열었다. 호응은 높은 편이었다. 국을 사먹는 것에 거부감을 갖던 주부들도 의외로 맛있자 즉석에서 주문하는 사례도 있었다.“슈퍼에서 파는 인스턴트 국은 오래 보관할 목적으로 고압살균을 하죠. 따라서 영양소가 파괴될뿐더러 맛도 떨어집니다. 하지만 ‘데일리국’은 당일 조리된 국거리를 팩에 담아 배달해주기 때문에 맛, 영양 모두 좋습니다. 재료도 신선하고 화학조미료나 방부제도 넣지 않습니다.”각 가정에 매일 배달하는 만큼 싫증나지 않도록 메뉴를 다양화한 점도 소비자의 마음을 끌었다. 우렁된장찌개, 북어국, 순두부찌개 등 80여 종의 메뉴로 식단을 짰다.미리 식단표를 배부한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회원은 식단표를 보고 맛이 없을 것 같은 메뉴에 대해선 미리 우렁된장찌개, 사골우거지국 등으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4인분 국의 경우 매달 8만6,000원을 받는다. 2인분은 6만8,000원이다. 한 달에 20회분(토ㆍ일요일은 제외)을 배달해주고 있으며, 소요시간은 하루 4시간 정도다.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150여 회원가구를 모집할 정도로 잘되고 있지만 회원가구를 500여 곳으로 늘리기 전까지는 홍보를 계속할 생각이다.입소문이 중요한 만큼 일단 회원으로 가입한 가구를 관리하는 일에도 신경 쓴다. 낮에 회원의 집을 방문해 입맛에 맞느냐고 묻기도 하며, 기존 메뉴 외에 따로 원하는 국이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들의 평을 종합해 본사에 전달, 메뉴선정에 반영되도록 힘쓴다.출근준비로 바쁜 맞벌이 부부가 주고객지금까지 주로 찾는 고객은 아침식사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가 많았다. 아직은 그 수가 적지만 연로한 부모를 위해 자식들이 대신 회원에 가입, 부모님 집에 배달시키기도 한다. 직접 재료를 사서 해먹는 것보다 오히려 저렴하기 때문에 이를 꼼꼼히 따져본 주부의 가입률도 높은 편이다.“오히려 저희 어머님이 가장 좋아하세요. 저희도 맞벌이라 어머니가 아침밥을 차려주시곤 했는데 뭘 끓여먹을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기뻐하시죠.”김사장은 말그대로 소자본으로 창업을 했다. 최초 투자비용은 본사보증금 500만원이 전부였다. 점포가 필요치 않아 인테리어비도 들지 않았고, 집기를 구입할 필요도 없었다. 장사를 했기 때문에 배달할 때 사용할 차는 미리 갖고 있었던 점도 초기투자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월회원가구 150여 곳으로 한달 평균매출은 1,300만원 정도. 마진율은 40%로 약 500만원이 수익으로 남는다. 여기서 본사에 브랜드사용료, 지역독점권료 등으로 매달 35만원이 나가고 홍보비, 차량유지비 등으로 65만원이 들어 한달 순이익은 400만원 선. 본사보증금은 본사와 계약을 해지할 때 돌려받을 수 있다.“몇 년 전만 해도 김치 사먹는 것을 안 좋게 보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잖아요. 매일 어떤 국을 해먹을까 하는 것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맛도 좋기 때문에 앞으로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 확신합니다.” (02-3661-4787)일본 창업통신/ 별난 이사대행 서비스이사 후 1년 동안 가구재배치 도와줘최근 일본의 이사대행업계에서는 변화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단순히 이삿짐을 날라주는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이사에 관한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찾아내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다. 특히 업체마다 색다른 애프터서비스가 눈길을 끈다.재단법인 국토지리협회가 발행하는 ‘주민 기본 대장 인구요람’ 자료에 따르면 2000년 현재 연간 전입·전출자의 수는 총 12만명에 달한다. 4인 가족을 1세대로 보면 연간 이사 수요를 3만 가구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에 기업체 등의 빈번한 이사까지 포함하면 이사업계 시장규모는 이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최근 일본의 이사대행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통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점 둘째, 소비자들의 니즈를 감안한 특화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점 셋째, 가족과 집은 남겨둔 채 가장이나 자녀 한 사람만 이사하는 일명 ‘비 연고지 발령자’ 확보에 주력한다는 점이다.이 가운데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견적서비스는 이미 일반화돼 있다. 이사시 필요한 절차들, 예를 들어 전입·전출신고 등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일정과 함께 알려준다. 특히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통해 발주하는 경우에는 할인혜택을 추가로 제공한다.이런 공통된 서비스 이외에 각 업체들이 자랑하는 특화된 서비스들은 훨씬 더 다양하다. 이사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된 가구나 가전제품 등 대형 쓰레기를 대신 처리해주는가 하면 이사 후 일정 기간 대형 가구를 재배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핵가족화로 큰 짐을 나를 가족이 없는 가정이 많다는 점에 착안, 직원을 파견해 무료로 가구재배치를 도와주는 것이다. 또 원스톱서비스의 일환으로 이사시 처리해야 하는 각종 수속을 대행해주는 곳도 있다.아트이사센터라는 업체는 이사 후 1년 동안 실내가구를 재배치할 경우 직원을 무료로 파견해줘 소비자 사이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또 여자 혼자 이사하는 경우에는 여직원을 파견한다는 ‘레이디스 팩’이란 상품을 내놓아 화제를 끌기도 했다.이 밖에도 메이테츠(名鐵)라는 업체는 이사가 끝나면 이삿짐 상자를 회수해가고, 또 반대로 이사를 앞두고 상자가 필요한 고객들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어떤 업종보다도 소비자들의 입소문 효과가 높은 게 이사대행업이다. 어느 업체가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포착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김태은 트렌드재팬(www.trendjapan.co.k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