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의 하락은 재고경기 이후에 회복이 지연되는 경기순환적 문제로 보면 충분히 반영됐다는 견해를 본란에서 세 차례에 걸쳐 다른 각도로 언급한 바 있다.이제 국내 증시로 돌아와 이에 투영된 한국증시의 흐름을 전망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환율의 변화에 투영된 국내 증시와 단기적인 측면에서 주가지수 반등의 폭을 전망하고자 한다.최근 한국증시에서 가장 심각하게 우려가 제기된 부분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2/4분기에 발표된 기업실적들은 환율평가손이 크게 나타났다. 이번 환율평가손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절하 속도에 의한 것으로 헤지 전략을 제대로 하지 못한 일시적인 손실이다.즉 2/4분기에 한정된 기업이익의 손실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다만 추세적으로 채산성 악화를 극복할 수 있는 기업경쟁력 여부는 매출액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풀어야 할 중장기 숙제임에는 틀림없다.다른 측면에서 해석하면 달러화의 약세는 경상수지 적자 축소를 통한 성장 등 기존의 미국경제불균형을 해소하고 여타 국가들에 저물가ㆍ저금리를 유도해 소비를 유지시켜 주는 긍정적인 면을 갖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대미수출물량 감소에 대한 우려를 갖게 하고, 내수와 수출의 균형성장에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불안일 것이다.우리나라의 각국 수출비중 변화를 보면 2000년 대비 현재 미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비중은 감소하고 중국 등 기타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중동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즉 수출시장의 다변화가 진행 중이다. 미국과 일본 의존도 중심에서 서서히 탈피하고 있다는 좋은 조짐이다. 그래프(왼쪽)에서 보듯 엔화와 동반하락할 때는 수출에 문제가 크지 않았고 달러 약세기에 이머징마켓 주가지수에 긍정적이었다.또한 달러가치 하락기(80년대 이후)에 수출기업은 매출액 대비 순익률이 증가추세를 보였다는 것은 좋은 사례다.유가 상승세, 주가반등에 영향 미칠 수 있어결국 달러약세에 따른 우리의 수출경기 위축을 평가하는 인식의 차이는 있지만 과도하게 주가에 반영된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내수측면에서 보면 소비증가 속도는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증가율 둔화가 소비위축을 의미하지 않고 있다. 내수주를 반등의 주도주로 논하는 것은 어렵지만 내수주를 이번 반등의 대열에서 배제할 필요가 없다.최근 수급의 문제도 단초를 찾아가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투자가들이 4조8,000억원어치 순매도를 보여 국내 수요위축과 더불어 수급불균형을 보였다.그러나 최근 1조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과 1조9,000억원 규모의 KT 한도 확대 등으로 수급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있고 단기적으로는 수급우위를 보이는 국면 역시 예상되고 있다.연초 이후 외국인의 매도는 ‘셀코리아’(Sell Korea) 차원이 아닌 미국시장과 연계된 매매라는 점과 이머징마켓펀드 내 한국시장 비중이 낮은 수준이어서 비중 조절 차원에서 보면 일시적인 매수세 유입 및 최소한의 균형은 기대된다.다만 최근 유가 상승세는 근본적인 공급부족 상태에서 겨울철이 다가오고 있어 일시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전쟁 불안심리와 맞물려 반등의 크기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