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40억원 매출 올려 … 미국·중국 등 해외진출도 모색

최근 3개월내 코스닥시장에 신규등록한 주식들 가운데 이모션은 단연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12일 종가 2만3,750원을 기준으로 8월20일 등록 당시 공모가인 8,000원과 비교하면 수익률이 197%에 달한다. 등록 직후 나타날 수 있는 주가 거품을 감안한다 해도 독보적인 수치인 것만은 사실. 뭘하는 회사일까.이모션은 “당신의 e비즈니스 파트너를 지향한다”고 밝힌다. 쉽게 말하면 IBM 또는 HP 같은 회사의 e비즈니스 사업부나 2~3년 전 전성기를 누렸던 e비즈니스 컨설팅사(딜리리움 등)들과 비슷하다. 난립하는 영세 웹에이전시나 홈페이지 제작대행사들과 비교해서는 규모와 기술력 측면에서 다르고, 안철수연구소나 이네트 같은 회사들과는 특정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지 않고 솔루션 판매와 프로젝트에 따라 발생하는 컨설팅수수료를 결합하는 사업모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고 보면 사업내용이 별로 화려하지도 극적이지도 않다.“SI시장이 크다, 요즘 ERP가 잘된다, CRM이 인기다 하지만 IT시장에서 제일 크고 흔한 건 홈페이지입니다. 결국은 그 프로젝트 총괄자가 규모 면에서 확장성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 회사 정주형 사장의 말이다. 회사 방향을 이렇게 결정한 데는 배경이 있다. 97년 정식으로 회사를 설립했고, 99년부터 비즈니스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97~98년 생활은 이랬다. 낮에는 CD롬 멀티미디어 제작대행 등으로 돈을 벌었고, 밤에는 솔루션 개발에 몰두했다. 정사장은 98년에는 만든 ‘CGI 빌더’라는 솔루션 패키지를 들고 라스베이거스 컴덱스에 직접 나가 보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낮에 한 일은 항상 남는데, 밤에 한 것은 늘 손해더라.’ 이런 경험이 현재 이모션의 사업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다.지난해 처음 매출 100억원을 넘었다. 2001년 주요 프로젝트는 넷츠고(18억5,000만원), 신한금융지주(10억원). 올해 상반기에는 KTF(12억4,000만원), 이데일리(4억원), 배움닷컴(3억2,000만원) 등 40억원 매출을 올렸다. 매출에는 컨설팅수수료,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솔루션 판매비용, 하드웨어 유통대행까지 모두 포함된다.하반기에 대형 프로젝트로는 26억원짜리 국민은행 계약이 있다. 금융사, 이동통신사, 대기업 등으로 고객을 고르는 것 또한 시장에 순응한다는 이 회사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이 회사의 장기전략에는 미국, 중국 등 해외시장 진출이 포함돼 있다. 아이기프트재팬(일본), 이모션이서비스(미국) 등 거점으로 삼을 해외 자회사도 이미 있다. 앞선 IT 벤처들이 많은 수업료를 지불한 끝에 해외시장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었기 때문에 결코 서두르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 전략은 해외시장에서는 현지 대형 웹에이전트의 하청사로 시장에 참여를 시작해 영역을 넓혀 나간다는 것이다.애널리스트 시각수익성 양호 … 신사업리스크가 성장성 좌우이모션은 지난해 이후 많은 벤처들이 지속되는 IT경기 위축으로 매출감소 및 수익성악화에 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이 회사의 강점은 경쟁업체 대비 뛰어난 디자인능력, 솔루션제공능력, 가격경쟁력, 풍부한 사이트 구축경험에 따른 노하우, 그리고 경영진의 패기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웹에이전시보다 확장된 영역의 사업을 수행할 수 있어 국내 유수의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한 수익성악화의 우려감을 상당부분 상쇄시켜 준다.그러나 이모션의 사업영역 자체가 해외진출에는 한계가 있다. 향후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가가치가 높은 신규사업에 진출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리스크는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위상도 달라질 수 있다. 최근의 주가 강세는 웹에이전시로서는 유일하게 코스닥시장에 등록되었다는 희소성과 등록 초기에 발생하는 등록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삼성증권 박재석 팀장CEO 탐구 정주형 사장시장에 순응하는 보수적 CEOCEO들을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가와 시장에 순응하는 기업가로 분류할 수 있다면 이모션 정주형 사장은 단연 후자에 속한다. 그런데 이렇게 보수적인 CEO의 나이가 29세로 코스닥 등록기업 CEO 중 최연소다. 정사장을 보고 있자니 기자의 뇌리에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 안철수사장과 네오위즈 나성균사장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전자는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으며 후자는 시장에서 돈 되는 맥을 찾아내는 데 귀재임을 입증했다.정사장은 나이는 어리지만 벤처 1세대와 비슷한 이력을 갖고 있다. 어릴 적부터 컴퓨터 마니아였고, 학창시절에는 CD롬 제작대행 등의 소규모 자영업을 했는데, 이게 오늘날 회사의 전신이다. 이모션이 개발한 솔루션은 CMS(콘텐츠 매니지먼트 시스템)가 대표적이다. 그는 “킬러앱(부지불식간에 그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입하도록 결심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야금야금 잠식하자는 게 전략”이라고 밝혔다.약력 :1973년 부산출생. 부산고 졸. 서울대 산업디자인과 졸. 이모션 대표이사 사장(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