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순이익 규모 세계 1위 불구, 미 증시 약세 . TFT-LCD시장에 대한 우려로 하락

미국 주식시장의 약세와 함께 국내 종합주가지수는 전저점보다 더 하락했고, 시가총액 비중 1위인 삼성전자 역시 전저점을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기본적인 영업상황은 여전히 양호하다.올 상반기 영업이익 3조9,000억원에 이어 3분기 역시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은 가능할 전망이며, 가용현금 역시 6조원에 이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순이익 규모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노키아, 인텔을 제치고 전세계 1위에 이를 정도여서 가히 세계적 수준의 실적을 시현하고 있다.세계 1위인 D램과 TFT-LCD, 그리고 세계 3위인 휴대전화. 삼성전자의 현지표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세계적인 PC 경기의 위축이 D램시장에 대한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영업흑자를 시현하고 있는 업체는 대만의 난야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흑자 비결은 CPU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DDR D램에 대한 기술력과 양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러한 수익구조의 차이는 향후의 지속적인 투자여력에도 영향을 미쳐 삼성전자의 우위가 지속되는 기반이 될 것이다. 또한 휴대전화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위에서 올해 상반기에 노키아, 모토롤러에 이어 세계 3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당초 올해 출하물량이 3,900만대로 전망됐으나 호조를 보이는 수출물량의 증가로 연말까지 4,100만대 수준을 무난히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반면 브라운관을 대체하고 있는 TFT-LCD시장은 전운이 감도는 분위기다. 세계 2강인 삼성전자와 LG필립스 LCD의 5세대 라인 가동이 공급과잉을 유발할 것이라는 점 때문에 가격 약세가 지속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5세대 라인에 대한 총투자가 완료되는 내년에는 생산물량이 현재의 두배에 이르게 된다는 점이 문제다.대만의 TFT-LCD업체들 역시 생산능력 보강을 위해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나 국내 2개 업체의 생산능력 확대로 인해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아마도 96년에 있었던 한국과 대만의 상호경쟁적인 D램공장 증설과 이에 따른 가격폭락 및 사업철수의 아픔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휩싸인 듯하다.최근의 대만 TFT-LCD업체들의 주가폭락은 이러한 실정을 대변해 주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는 TFT-LCD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원가구조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금력 역시 현격한 우위에 있다는 사실이다.이미 우리는 지난 7~8년간 IT경기의 부침에 따라 대규모 투자가 유발되는 IT 장치산업에 있어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눈물을 머금고 사업을 철수하는 모습을 봐왔으며, TFT-LCD산업 역시 이러한 전철을 밟게 되리라는 점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점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자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다만 이러한 시장의 구조조정에는 모든 시장참여자들의 아픔이 동반되는 것이며, 삼성전자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상황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은 D램가격의 약세보다는 오히려 TFT-LCD시장에 대한 우려감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또한 경기의 회복 지연에 따른 실망감과 중동전쟁에 대한 우려감으로 인한 미국시장의 지속적인 약세와 이에 따른 현지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으로 인해 발생되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 또한 주요한 요인이다. 이 두 가지 요인은 당장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그러나 이러한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삼성전자를 짓누르는 악재가 될 수는 없다. 언제든지 삼성전자는 최우선 순위의 투자대상으로 자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그에 부응하는 실적을 보여 왔다. 다만 지금은 쉬어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