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클린품 설계 전문화, 틈새시장 공략 '성공'...ㅇ로 매출목표 620억원

‘반도체 공장’ 하면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는 우주복 같은 무균복으로 중무장한 연구원들이 작은 칩 같은 것에 몰두해 있는 풍경이다. 이들이 마치 우주선 안인 듯 움직이는 곳이 바로 클린룸인데, 반도체를 비롯해 제약회사나 전자부품 등의 공장에는 어김없이 있다. 휴먼텍코리아는 클린룸 설계와 감리 시공 전문업체.98년 삼성엔지니어링에서 분사해 만들어진 종업원지주회사다. 설계, 구매, 공사설계, 공사, 감리 등으로 요약되는 이 회사의 업무 중에서 설계 부문이 핵심 기술에 해당한다.지난해 IT설비 투자 시장 불황에도 이 회사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매출액은 36%가 증가했고, 순이익은 275%가 늘어나 18억3,9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25% 증가해 622억1,000만원, 순이익도 57% 증가해 28억8,600만원이 될 것이라는 게 등록주간사인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추정이다.흔히 반도체 클린룸 관련업체로 신성이엔지, 한양이엔지 등이 언급된다. 하지만 이들은 장비업체이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 정작 이 회사가 경쟁입찰에 응했을 때 자주 만나게 되는 맞수는 대기업계열 건설회사들이나 대우엔지니어링, 일반 건축설계사무소 등이라고 한다.휴먼텍코리아와 비슷하게 클린룸 설계에 전문화한 업체로는 삼호종합설계가 유일하다. 하지만 이 회사는 삼성그룹 계열사 일만 맡게 되어 있어 경쟁할 일은 거의 없다.비슷한 회사가 없는 것은 대형엔지니어링사의 한 사업부 성격을 갖고 있으면서 휴먼텍코리아처럼 전문업체로 독립한 유형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들은 그대로 대형엔지니어링사에 포함돼 있거나 건설회사의 한 부문으로 편입됐다.이 회사는 규모가 큰 공사는 대형건설사나 엔지니어링사의 차지일 것으로 보고, 100억원 내외 규모의 공사를 주요목표로 삼는다. 일종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이 회사 정영근 사장은 “예전에는 중소기업들이 클린룸 전문회사에 공사를 주지 않고, 일반 건축사무소에 맡겼다. 하지만 일반적인 건물과 복잡한 생산설비를 담아낼 수 있는 건축은 다르다. 이제는 중소기업들도 점점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예전에는 클린룸을 설치하지 않았던 업체들도 새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식품업체인 풀무원, 남양유업 등과 바이오 관련 업체들도 클린룸의 설치를 늘릴 것으로 이 회사는 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중장기적 시각에서 본 이야기다.이 회사의 주력인 클린룸은 반도체, 전자 분야의 설비투자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반도체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데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에 반도체 설비 투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 회사도 단기 전망은 밝다고 하기는 어렵다. 정사장은 “흔히 반도체 경기는 ‘월드컵 열리는 해에 바닥을 치고 올림픽 열릴 때면 정점’인 4년 주기라고들 한다”면서 “이제 바닥을 찍었으니 앞으로 좋아지지 않겠는가”라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휴먼텍코리아는 우량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일로 여긴다. 일단 설계를 해주면 기술 및 정보유출 등의 우려가 있어 한 번 거래한 회사와 계속 거래하기 때문이다. 분사할 무렵에는 매출이 삼성엔지니어링에 100% 의존하고 있는 협력사였다.이것이 2001년에는 23.6%까지 감소했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코닝 등 삼성 계열사 외에 그동안 발굴한 고정고객은 페어차일드 코리아, 대덕GSD 등이 있다. 올해 수주한 공사로는 매일뉴질랜드치즈공장, 인터불고 공장 신축, 태산 LCD연구소 신축, 풀무원 음성공장 신축 등 모두 650억원 규모다. 올 예상매출 62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이 회사 기획팀 김홍기 과장은 말했다.종업원지주회사로, 정영근 대표이사를 비롯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5.41%에 불과하고, 직원지분율이 46.45%다. 경영은 직원들이 각자 보유한 주식의 30%를 출자, 종업원주주조합을 설립해 의결권을 대표이사에게 위임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신규사업이라면 해외영업과 나노 클린룸 등.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고, 기존 핵심기술의 연장선상에 있다.이 회사의 주가는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상황 등과 맞물려 10월2일 현재 1,800원으로 시초가 3,100원(등록 8월13일)에 비해 1,300원이 하락했다.애널리스트 시각 / 전문성 비해 주가 저평가 상태휴먼텍코리아는 클린룸 설계 및 시공관리 전문기업. 최근 산업의 고도화 및 정밀화에 따라 반도체 및 LCD, 바이오, 환경, 전자부품 등 각종 산업분야에서 청정도가 높은 작업환경을 필요로 하고 있어 클린룸의 설계 및 감리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국내에는 신성이엔지, 삼우이엠씨, 성도이엔지 등 클린룸 관련 기업들이 다수 있지만 대부분 시공과 관련된 장비 및 재료생산업체들이며 휴먼텍코리아는 클린룸 설계 및 시공, 감리수행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설계업체로 그 위상을 확립하고 있다.휴먼텍코리아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06억5,000만원으로 2001년 매출액의 62% 수준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3억원, 순이익은 9억원을 기록하는 등 반도체 경기 부진에 따라 전반적으로 설비투자가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휴먼텍코리아의 매출에서 클린룸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고 있으며 올 들어 국내 및 동남아 반도체 및 LCD, 전자부품 관련 업체들의 신규 공장건설이 증가하고 있어 이 회사의 클린룸사업부문의 매출은 향후 2~3년간 연 20% 내외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휴먼텍코리아가 클린룸에 주력한 설계 및 시공업체이고 매출 및 수익구조가 건설업종과 유사하므로 건설업종의 주가지표와 비교한 동사의 현 주가 수준은 저평가된 상태로 판단된다. 차진호·현대증권 애널리스트CEO 인터뷰 / 정영근 사장“설계비 제대로 쳐주어야”정영근 사장(57)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26년간 엔지니어링사에서 근무한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시절 본부장 부사장으로 있다가 회사가 분리되면서 휴먼텍코리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클린룸 설계, 시공, 감리라는 것이 건설과 IT기술 양쪽에 걸쳐 있는 것으로 보여 특이합니다.그래서 어려운 점도 많습니다. 가장 문제는 설계비를 제대로 쳐주지 않는 것입니다. 많은 반도체회사들이 외국에서 엄청난 돈을 주고 베이직 디자인을 사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국내에 맡겨 공장설계를 할 때와 외국사에서 비싸게 사올 때 태도가 전혀 다릅니다. 국내에서는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설계비를 턱없이 깎아내리려고 하는 관행에 익숙한 것입니다.반도체 경기가 계속 불황인데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한데 타격이 있지 않겠습니까.반도체 클린룸 매출비중이 차츰 줄어들어 올해는 5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대신 LCD, 정밀, 바이오, 제약, 식품 관련 업종에서 클린룸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앞으로 경기가 호전되지 않겠는가하고 낙관합니다.중국시장에는 어떻게 접근할 계획입니까.직접 영업하는 것보다 국내 업체가 현지법인을 만들어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할 때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인허가, 자재수급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경험 없이 추진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우리는 이미 태산LCD의 소주공장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 업체들의 중국으로의 공장 이전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약력 : 45년 경남 산청생. 67년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 76년 코리아엔지니어링 차장. 87년 삼성엔지니어링 국내사업담당 이사. 97년 삼성엔지니어링 기술본부장 부사장. 98년 휴먼텍코리아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