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증시 안정 . 수요기반 보강이 선결과제...국면반전, 다소 시간 걸릴 가능성 높아

미국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감이 얕아지고 있고, 기업실적에 대해서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라크와의 전쟁 가능성이 한층 높아져 있고, 이로 인한 국제유가의 불안한 움직임과 더불어 소비심리마저 급속하게 냉각되는 등 거시변수의 불안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주요 지수가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미국증시로 유입되는 해외투자자금과 미국 내 뮤추얼펀드 자금 역시 유출되고 있다.국내 증시의 사정도 미국증시와 유사하다. 전세계 주식시장이 동반침체를 겪는 상황에서 미국경기 불안에 대한 우려가 국내 경기의 불안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고객예탁금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주식형 수익증권 자금유입도 부진하다. 그리고 외국인투자가의 주식투자자금이 3개월 연속 유출돼 국내 증시의 수요기반도 강화되지 못하고 있다.추가자금 유입돼야 숨통 트여일각에서는 미국 주식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아시아시장이 피난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 증시의 움직임은 미국시장에 철저하게 연동되며 동반약세를 기록하고 있어 피난처 역할론에 대한 무게는 둔화된 듯하다.이는 자금시장의 동향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미국 뮤추얼펀드 자금 중 아시아로 유입되는 자금의 순유출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대만 증시에서도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으며 자금이탈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아시아 증시도 미국 증시의 약세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세계 증시 동반약세의 표면에는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분위기가 고조돼 있는 것이 자리잡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주식이 투자자산으로서 지닌 매력이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 결국 매수기반의 약화로 나타나게 되며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동안에도 추가적인 자금유입이 전제되지 못할 경우 시장의 하락세는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최근 코스닥시장의 부진 이유가 수요측면의 부진 이외에도 자국의 펀드환매에 대응하기 위한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공세가 지속된 영향도 크다. 외국인투자가들은 9월에 코스닥시장에서 1,000억원 가까이 주식을 매도했다.외국인투자가들이 선호한 종목군이 KTF, 국민카드, LG홈쇼핑 등 지수관련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이들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한 외국인투자가의 ‘몸집 줄이기’ 전략은 코스닥지수의 반등을 제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더구나 9월 중순에는 홈쇼핑관련주에 대해서도 매도우위를 기록해 단기적으로 외국인투자가들은 코스닥시장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코스닥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단기적인 과매도 국면 진입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그러나 현시점에서 코스닥시장의 과매도 국면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미국증시 안정에 따른 거래소시장의 안정이 선행되고, 수요기반이 보강되는 국면이 나타나야 할 것이므로 일정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