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현크레오로앤루나 대표영화 ‘엽기적인 그녀’를 만든 곽재용 감독의 신작 ‘클래식’이 내년 초 개봉을 목표로 지난 9월부터 한창 촬영 중이다. 주인공은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등 요즘 ‘뜨는’ 젊은 배우들.하지만 주인공들의 시공간을 뛰어넘은 사랑을 그릴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주연이 있다. 이들의 인연을 연결해 줄 신비스러운 목걸이가 바로 그것. 단순한 소품이 아닌 영화 내내 스크린을 장식할 이 목걸이 디자인은 최우현 크레오로앤루나 대표(40)가 맡았다.최대표는 홍익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귀금속공예를 전공하고 이탈리아에서 귀금속공예를 공부한 정통 귀금속공예가다.“외국 영화를 보면 영화가 끝나 자막이 올라갈 때 티파니 같은 유명 보석업체명이 적혀 있곤 하잖아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의상디자이너 이름은 있어도 보석디자이너 이름은 없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 일을 개척하려고 합니다.”최대표는 이번 일이 보석의 대중화에도 보탬이 되리라 믿고 있다. 값비싼 보석이 박힌 예물류와 싸구려 모조품으로 양분되는 우리나라 장신구시장에서 우수한 품질의 대중적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게 그녀의 경영철학이다.특히 그녀는 이러한 철학을 담은 장신구에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고 싶어 한다. 지난 봄 2002한ㆍ일월드컵 기념상품으로 반지, 목걸이, 넥타이핀 등 20여종의 다양한 품목들을 선보였던 게 바로 그런 예다. 이것들 중 목걸이는 월드컵 기간 내내 ‘김남일 목걸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요즘 그녀는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지경이다. 지난 8월에는 월드컵의 의미가 잊혀지는 게 싫어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의 사인이 든 월드컵 4강 기념 트로피를 내놓았다. 판매수익의 10%는 유소년축구 후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또 9월에는 제5회 전국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수상하며 무역센터(COEX)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지난 92년부터 시작한 대학 강의는 이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일과다.“보석도 옷처럼 코디하는 방법이 따로 있고, 모임의 장소와 목적 등에 따라 맞는 것이 따로 있죠. 이런 상식을 전하는 차원에서도 강의는 계속할 생각입니다.”하지만 이런 그녀가 처음부터 왕성한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최고급 장신구를 만들던 디자이너였지만 중가 브랜드 사업이라는 모험을 과감히 단행한 것이다.“우리나라에서 귀금속이 패션의 의미를 지니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년 전이죠. 그러니 개척자 정신이 필요합니다. 참, 홍콩 귀금속박람회에 참가했다가 어제 돌아온 거 아세요?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저희 프랜차이즈점을 내자는 문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 귀금속의 수출판로를 찾는 것도 그리 먼 일은 아닌 것 같던데요?”한국보석산업에 대한 최대표의 밝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