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가입자 증가 기대난 속 대체수입원으로 개발...무한경쟁 돌입
“말도 마십시오. 한동안 사내에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었습니다.”지난 9월 뒤늦게 ‘컬러링’으로 대표되는 통화연결음(Ring Back Tone)서비스에 뛰어든 KTF의 마케팅기획팀 관계자는 고객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부가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하지 못한 데 대해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털어놓았다.통화연결음이란 전화를 건 상대방이 통화상대와 연결되기 전까지 “뚜루룩~” 하는 신호음 대신 음악이나 코믹멘트 등이 흘러나오는 이동통신사들의 휴대전화 부가서비스다.휴대전화 가입자가 지난 3월 3,0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9월 말 기준으로 3,200여만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이제 이동통신사들은 통화연결음과 같은 부가서비스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당분간 휴대전화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부가서비스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통화연결음의 선발주자는 SK텔레콤의 ‘컬러링’. 지난 3월 시범서비스를 실시한 뒤 10월6일 현재 337만 가입자를 자랑하고 있다. 연말까지 500만 가입자를 끌어들일 수 있으리라는 게 회사측의 예상이다.아깝게 ‘선발업체’의 명예를 놓친 LG텔레콤의 통화연결음서비스는 ‘필링’(FeelRing)이다. 지난 7월 시범서비스 이후 8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간 이 서비스의 가입자는 10월 초 현재 5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 LG텔레콤에 통화연결음서비스에 대한 제안이 들어왔지만 이 서비스의 효과를 반신반의하다 결국 SK텔레콤보다 한발 늦은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늦은 지난 9월에 통화연결음서비스를 시작한 KTF의 속앓이는 말할 것도 없다. 졸지에 SK텔레콤보다 반년이나 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셈이 된 KTF 역시 이와 유사한 ‘아이링서비스’를 지난 1월에 시행한 적이 있다.콘텐츠 공급자(CP)인 기세정보통신의 제안으로 통화가 연결되기 전까지 광고를 들려주는 아이링서비스를 시도했지만 시스템의 완벽한 구축 없이 시행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며 2개월 만에 중도하차했다.이런 아픈 사연을 갖고 있는 KTF인 만큼 나머지 두 업체와는 다소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고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본격적인 심판을 기다리고 있고 있다.KTF가 이번에 내놓은 ‘투링’(2RING)서비스는 ‘링투유’와 ‘링투미’로 나뉜다. 링투유는 컬러링이나 필링과 동일한 서비스. 하지만 ‘링투미’는 KTF가 타사와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부가서비스다. 자신의 전화로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 때 전화를 받는 상대방이 연결음서비스를 신청했든 안했든 상관없이 자신이 설정한 음악이나 정보를 들을 수 있다.링투유가 남에게 들려주기 위한 ‘타자지향적 서비스’라면 링투미는 자신이 음악이나 멘트를 듣는 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자신을 위한 서비스’라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통화연결음시장에서 선제공격권을 놓친 KTF는 대신 ‘캐치콜’이라는 또 다른 부가서비스로 승부를 뒤집어 보겠다는 계획이다. 8월 중순부터 시범서비스를, 그리고 10월부터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캐치콜은 고객의 전화가 꺼져 있거나 수신불능지역에 있는 경우 걸려온 전화를 통화가 가능한 시점에 문자서비스로 전달해주는 서비스다.KTF측은 이 서비스를 위해 1년여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10월 현재 가입자가 예상보다 많은 70만명을 돌파해 연말까지 100만명 돌파를 예상한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SK텔레콤과 LG텔레콤 역시 이와 유사한 서비스를 연말 안에 시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이제 이들 3사의 경쟁의 무대는 ‘캐치콜’로 대표되는 이 새로운 서비스로 옮겨 가고 있다.이런 이통사들의 경쟁은 크고 작은 CP의 생존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개 이통사들이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CP들이 가져온 아이디어의 채택여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이처럼 이동통신사들의 부가서비스를 놓고 뛰고 있는 CP들은 그 수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 한 예로 최근 KTF가 통화연결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찾아온 CP는 약 20개에 달했다.무선인터넷의 생활서비스가 차세대 전략그럼 이동통신업체들의 다음 격전지는 어디가 될까.업계에서는 이제 부가서비스의 확장단계인 무선인터넷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는 것만이 수익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를 목적으로 하는 부가서비스만으로 수익을 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각 이동통신사에서는 무선인터넷을 담당하는 부서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특히 무선인터넷 자체가 앞으로 유선인터넷의 발전행로를 그대로 따르리라는 기대도 크다. 일본의 경우 무선인터넷이 유선인터넷의 자리를 대체하는 서비스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유선과 무선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함께 발전해나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를 겨냥해 지난 10월8일 유무선 통합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www.nate.com)을 오픈하기도 했다.이진우 SK텔레콤 무선포털사업본부 커머스사업팀 부장은 “요즘 무선인터넷 콘텐츠 중 하나인 복권만 보더라도 월 평균 30억원어치 팔려나가고 있다”며 “무선인터넷서비스의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는 단말기가 보급되는 내년 하반기면 무선인터넷이 이동통신사의 수익구조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부장은 “외국에서도 부가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컬러링이나 게임 등이 이런 서비스의 전부라면 무선인터넷사업은 희망이 없는 게 아니겠느냐”며 “생활 관련 콘텐츠 개발만이 살길“이라고 덧붙였다.따라서 이통사뿐만 아니라 CP들도 이제 ‘라이프스타일’ 지향의 서비스개발을 위해 무척 분주한 모습이다. SK텔레콤과 현재 ‘폰페이지’ 사업을 진행 중인 웹에이전시 adn의 경우 휴대전화에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저작도구 ‘미라지’를 11월 베타버전 출시에 이어 12월 초에 정식으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음성통화의 포화상태에서 거대공룡 이동통신사들은 생존을 위해 무선인터넷사업을 포함한 부가서비스 경쟁으로 주력사업을 변화시켜 나갈 수밖에 없다. 특히 부가서비스는 기술력보다 아이디어 경쟁으로 승부가 가려지게 된다.이런 점을 간파한 이동통신업체들은 현재 준비 중인 새로운 부가서비스의 내용을 밝히기를 꺼려했다. 다만 LG텔레콤의 경우 음성서비스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을 뿐이다.이동통신회사들과 CP업체들은 휴대전화가 앞으로 한국경제를 이끄는 주요 수단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이들의 부가서비스 경쟁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